2015년을 빛낸 과학기술 뉴스를 찾아라

2016.01.04 16:49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발행한 <SEMA 함께 행복 同幸> 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1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무장괴한들이 총기 테러를 일으켰고 4월 네팔에서는 모멘트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해 8천 명이 사망했다. 5월에는 우리나라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발병해 36명이 사망했고 유럽 곳곳은 중동 지역의 분쟁과 경제난을 피해 몰려든 난민으로 충돌이 빚어졌다.

세계가 사건사고에 시달리는 동안 과학기술계에서는 어떤 일들이 관심을 받았을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지난 24일 '2015년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발표했다. 1차로 179건, 2차로 294건의 뉴스를 확보하고 3차례의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친 후 34개의 최종후보를 공개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3천249명의 투표로 확정지었다.

 

 

<2015년 10대 과학기술 뉴스>

제 목 구 분
메르스(MERS) 사태, 국가 방역체계 재정비 시급 과학기술 뉴스
온도 · 습도 · 촉감까지 느끼는 스마트 인공피부 개발 연구성과
한국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 해외 기술수출 달성 과학기술 뉴스
열을 전기로 바꾸는 고효율 신소재 개발 연구성과
국내 기업, 자유롭게 휘어지는 배터리 개발 연구성과
베일에 싸인 세포의 비밀 RNAㆍ마이크로RNA로 규명 연구성과
무한 재사용 가능한 그래핀 연료전지 촉매 개발 연구성과
핀테크 금융 혁신, 전자화폐 시대 개막 과학기술 뉴스
고강도의 가벼운 친환경 철강신소재 개발 연구성과
스마트(SMART) 원자로, 해외 수출 첫 걸음 과학기술 뉴스

 


기쁨과 슬픔 엇갈린 과학기술계 소식들
10개의 뉴스 중에서 4건은 과학기술 소식, 6건은 연구개발 성과다. 과학기술 소식 중 첫째는 '메르스 사태'다. 메르스(MERS)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약자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증을 가리킨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중동을 방문한 68세 남성이 고열에 시달리며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5월 20일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7월 5일까지 총 186명이 감염 확진되었다.

7월 28일 종식 선언이 이루어지기까지 격리 조치된 사람만 1만 6천693명에 달했지만, 지금까지 38명이 목숨을 잃어 19.35%의 사망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자체로는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했지만, 정부와 의료기관이 초기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삽시간에 전국적인 유행으로 번져나갔다. 평소 듣지 못한 낯선 질병 명칭으로 인해 사회적 공포도 커졌고 의료보건 체계에 대한 불신과 비난도 높아졌다. 보건당국이 공식적으로 종식 선언을 한 것은 12월 23일이다.

둘째 소식은 '신약 라이센스 수출'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약 개발에 매진해온 국내 대형 제약사 한미약품이 주인공이다. 지난 3월에는 미국의 일라이릴리사와 6억9천만 달러의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맺었고 7월에는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에게서 7억3천만 달러의 계약서를 따냈다. 11월에는 프랑스의 사노피-아벤티스와 39억 유로 계약을 맺었고 벨기에의 얀센과는 9억1천500만 달러 수출 계약을 이뤄냈다. 신약 라이선스 수출액만 총 6조 원을 넘는다.

한미약품은 지난 15년 동안 총 9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연구개발비로 쏟아 부었다. 덕분에 다양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었고 폐암 환자를 위한 내성표적 신약과 당뇨 치료에 유용한 바이오신약이 수출 효자 노릇을 했다. 신약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가 탄생하자 정부는 바이오 분야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셋째 소식은 '핀테크 혁신'이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첨단 IT기술과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로 주목 받고 있다. 개인별 스마트폰 보급률은 급상승하는 한편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기존 금융업의 신뢰도가 낮아지는 바람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핀테크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결제 기능은 미국의 '애플페이'와 우리나라의 '삼성페이'가 대표적이다. 삼성페이는 9월에 국내와 미국에서 정식으로 출범했으며 현재 가입자 100만 명, 일일 결제 건수 10만 건, 일일 결제액 20억 원으로 성장했다. 삼성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하는 애플페이와는 달리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능까지 탑재해 기존 플라스틱 신용카드의 인프라도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11월에는 케이티(KT)와 카카오가 합작한 케이뱅크가 국내 첫 인터넷은행 허가를 받는 등 핀테크의 확산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상황이다.

넷째는 '스마트 원전 수출'이다. 9월 2일 사우디아라비아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이 스마트 원전 건설을 위한 상세설계 협약을 체결했다. 스마트(SMART) 원전은 대형 상용 원자로의 10분의 1 규모인 중소형 원자로를 이용한다. 배관을 외부로 연결하지 않고 모든 시스템을 하나의 용기 안에 탑재시켜 사고 가능성을 차단하고 경제성을 높인 것이 장점이다.

우리나라와 사우디는 앞으로 3년 동안 상세설계 연구개발에 1억3천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2기 이상의 스마트 원자로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는 설계와 설치 사업을 총괄하는 동시에 사우디의 연구 인력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임무도 맡았다. 처음으로 소형 상용 원전을 해외에 수출했다는 의미를 넘어서 지역난방, 해수담수화, 산업용 열 제공 등 다양한 분야로 원자력 활용 범위를 넓힐 기회를 얻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의 기술력 널리 알린 연구 성과들
연구성과 중 첫째는 '스마트 인공피부 개발'이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연구진은 사람 피부처럼 늘어나고 온도와 습도까지 느끼는 스마트 인공피부를 선보였다. 온도, 압력, 변형의 정도를 감지하는 센서는 초박막 폴리이미드(PI) 박막과 실리콘 단결정 나노리본(SiNR)으로 만들었고 습도 센서는 금(Au) 나노리본으로 제작했다. 사람의 손처럼 체온을 가지도록 실리콘 고무 속에 발열체도 집어넣었다. 피부가 50% 늘어나도 센서가 정상 작동할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며 쥐의 말초신경을 이용한 실험에서는 인공피부에서 감지된 촉각 신호가 뇌까지 성공적으로 전달되기도 했다.

둘째 연구성과는 '열전 소재 효율 극대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 강원대학교, 성균관대학교 공동연구진은 사람의 체온을 전기로 바꾸는 열전 소재의 효율을 선진국 수준보다 2배 가량 높이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제조 과정에서 생성된 열은 별다른 재활용 없이 대부분 버려지곤 했다. 열전 소재를 이용하면 에너지의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경제적으로도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열전 소재는 대량생산이 가능해서 조만간 산업현장에서 제 몫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연구성과는 '플렉서블 배터리 개발'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입고신고 차고 쓰는 컴퓨터라 불리며 매년 수많은 신제품이 등장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시계 형태에 스마트폰의 기능을 넣은 스마트워치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얼마나 얇고 강력하며 유연한 배터리를 만드는지가 경쟁의 관건이 되고 있다. 삼성SDI는 섬유처럼 자유자재로 휘는 초슬림 스트라이프 배터리와 스마트워치 줄에 내장시켜 작동시간을 늘려주는 손목밴드형 배터리를 선보였다. LG화학은 위아래 어느 방향이든 종이처럼 180도로 접을 수 있는 전선 형태의 와이어 배터리를 공개해 스마트워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넷째 연구성과는 'RNA의 비밀 규명'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은 RNA와 마이크로RNA(miRNA)에 관련된 대형 연구성과를 올해 3개나 발표해 화제가 되었다. 초기 배아 단계는 수정란의 마이크로DNA가 합성되기 전인데 연구진은 모체의 난자 속 RNA가 단백질 발현을 대신 담당하는 기전을 밝혀냈다. 마이크로RNA에 탄생하는 과정에서 드로셔 단백질의 역할을 명확하게 밝혀낸 것도 주목을 받았다. DNA의 유전정보를 복사해 단백질을 생성하는 전령RNA(mRNA)가 임무를 마치고 분해되는 과정을 '꼬리서열 분석법'으로 밝혀낸 것도 큰 성과로 평가받았다.

다섯째 연구성과는 '재사용 그래핀 연료전지 촉매 개발'이다. 그래핀(graphene)은 탄소 원자들이 6각형 벌집구조로 배열된 원자막으로서 전류 수송 능력이 구리의 150배, 강도가 강철의 200배, 투명도도 일반 금속보다 98% 이상 높아 꿈의 나노 소재라 불린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은 그래핀의 가장자리에 준금속인 안티몬(Sb)을 삽입해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그래핀 결정을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산소환원용 촉매의 특성을 반복적으로 발휘할 수 있어 '죽지 않는 연료전지'라 불린다. 제작비도 기존 백금 촉매의 1% 수준이라서 경제적 가치도 우수하다.

 

 



여섯째 연구성과는 '초경량 고강도 철강 신소재 개발'이다. 티타늄처럼 튼튼하면서도 가볍고 쉽게 변형시킬 수 있는 철강 신소재는 자동차와 항공기의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고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포스텍 철강대학원 연구진은 금속 간 화합물을 수천만 분의 1m 크기로 만들어 합금에 결합함으로써 기존의 저비중강 소재보다 강도를 50%나 늘렸다. 연성도 좋아서 티타늄보다 2배 이상 잘 늘어나지만, 제조비용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과총이 선정한 2015년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살펴보았다. 올해 우리나라는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발전의 속도와 노력을 늦추지 않았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한 전국의 과학기술인들도 언젠가 환한 웃음으로 연구성과를 발표하게 되길 바란다. 내년에도 대한민국 파이팅이다.

 

 

 


임동욱 사이언스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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