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부산 이전은 새로운 재도약의 호기

2015.12.29 11:47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발행한 <SEMA 함께 행복 同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KIOST) 캠퍼스를 부산시민과 국민에게 개방하여 해양과학공원(ocean science park)으로 육성하려 합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양 자원을 이용한 연구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므로 관련 연구 기관이 바다와 인접해 있어야 함은 모두가 염원했던 과제 중 하나였다. KIOST는 이 염원을 담아 2017년까지 부산으로 이전한다. 홍기훈 원장은 KIOST 부산 이전을 단순히 기관 위치 변경을 뛰어 넘어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Q.해양과학기술원이 곧 부산의 혁신도시로 이전합니다. 이전을 앞두고 해양과학기술원도 분주할 텐데요, 이전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부산의 KIOST 부지는 항구 안에 위치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KIOST는 아시다시피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하여 해양의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씽크 탱크입니다.

△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도시 인프라의 안전 대책, △ 해안 침식 방지, △ 오염 해역 복원, △ 해안도시의 하수, 폐기물 처리기술, △ 지속 가능한 해양생물자원 개발, △ 해저 광물자원 개발, △ 국가 해역 방어 등을 위한 신규 소프트웨어·장비 개발 등은 바다 관찰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끌어냅니다. 그러므로 연구실에서 늘 바다를 응시할 수 있다는 점은 무엇보다 큰 장점입니다.
또한, 연구선을 정박시키는 부두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죠. 부서지는 파도를 보고 바람·조류·해저지형을 수학적 모형으로 만들고, 현장 해양 변수를 관측할 센서와 장비를 연구선을 비롯한 여러 선박을 보면서 구상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국가적 과제를 풀기 위해 동원되거나 개발한 범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스마트 해양산업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무역항 부두에 위치하는 KIOST는 자체 연구개발사업의 성과를 산업으로 내보낼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이 있습니다.


Q. 부산 이전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는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 같네요. 임기 중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소회와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KIOST의 부산 이전은 인구 4백만의 산업 도시 속 세계적인 무역항 내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KIOST의 지난 40년 역사를 통해 가장 중요한 새로운 재도약의 호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연구시설과 사무 공간을 미래 지향적으로 재배치하여 업무 효율을 향상할 기회이기도 하죠.

저희는 KIOST 캠퍼스를 부산시민과 국민에게 개방하여 해양과학공원(ocean science park)으로 육성하려 합니다. 장기적으로 해양관측 인공위성 탑재체 개발, 생물자원 개발, 조류·해상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회수 등의 활동을 통해 경제적·심미적으로 가치가 무한한 바닷가를 삶의 공간으로 조성하는 포트시티로 만들고자 합니다. 물론 이와 함께 원천기술 개발을 국가 중심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나 KIOST를 이용하도록 건물, 연구시설, 연구 사업을 개방하는 체제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Q. 주제를 바꿔서 원장님의 주 분야인 해양 환경 관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관련 연구를 오랫동안 해 오셨는데요. 한국 해양환경의 현재 상황을 진단해주시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강도로 바다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규모 12위로 평가 받는다는 것은 해운업이 활발하여 항만이 교역의 중심임을 의미합니다. 거기다 평지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산업기지는 80% 이상이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굴, 김, 어류 가두리 양식장의 하얀 부이(buoy)는 온통 바다를 뒤덮고 있습니다. 김포에서 제주·부산·목포 등지로 이동하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해양의 다양한 이점 때문에 많은 국민이 바닷가에 모여서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해양환경에 대한 스트레스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지요. 게다가 하수처리장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1976년, 인천시는 1992년, 부산시는 1988년, 목포시는 1998년, 안성시는 2003년이 돼서야 하수처리장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그 이전에는 하수를 공공수역인 하천이나 바다로 내어 보냈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도시 하천과 인접 바다는 매우 오염되었습니다.

하수처리장이 생겼다고 오염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하수 처리장에서 수중으로 처리수를 방류하고 있어 이로 인해 인근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하천 역시 결국은 바다로 흘러가기 때문에 해양 오염도는 심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닷속은 바깥에서 보이지 않아 육상 환경보다 상황 진단조차 어렵습니다.

바다는 수산물 생산지입니다. 육상 폐기물 매립장에서는 농사를 짓지 않지만, 바다에서는 오염된 곳에 농사를 짓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거기다 수중에 생물을 매달아 양식하는 수하식 양식이나 가두리에 물고기를 넣어 두고 매일 먹이를 주는 양식은 환경에 큰 부담이 됩니다. 적조와 빈 산소 상태, 그리고 여러 종류의 부유고형폐기물, 미세플라스틱, 특정 해역의 화학물질 오염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환경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반대로 수산물 생산을 증가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과제입니다.



Q. 그렇군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런던협약 가입 이후 해양폐기물과 환경보호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양환경 분야의 전망과 함께, 국제 해양환경에서 한국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어떤 정책적인 기반이 필요한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런던협약의 폐기물 관리 규범은 우선 청정 생산 공정을 도입하고, 원료물질을 대체하여 폐기물 발생을 방지하고, 해양 투기 이외의 대안이 있는 지를 검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것이 예방주의(precautionary approach)를 폐기물 관리에 도입하여 당사국 회의를 통해 개발한 선진형 폐기물 관리규범입니다. 문제는 최종 처분 장소인 해양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발견한 즉시 폐기물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서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양에서의 환경문제는 과학기술의 도움 없이는 원인을 발견할 수 없고, 또 대체 공정을 개발하거나 원료를 대체하는 작업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선박 몸체가 부식하지 않게 하고 생물이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방오 도료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2001년 방오 도료로 사용된 삼부틸주석(TBT)이 생물의 생식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게 발견되어 이에 대한 사용 금지를 국제적으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러면 대체 방오 도료를 개발해야 합니다. 해양 환경에 해로운 현상이 발견되면 즉시 대안을 마련하도록 투자해야 합니다. 그러하지 않으면 타국으로부터 생산된 물질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 도래합니다.

바다는 세계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으므로 국제성이 매우 강합니다. 환경보호는 선진국의 규제로 생각하지 말고 선제적 투자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환경 오염문제는 과학기술 투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국가적 노력이 국제 해양환경 보호 분야에서 한국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나아가 선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김상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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