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강하다, 잇몸질환

2015.12.29 11:00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발행한 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흔히 풍치라 부르는 치주질환은 쉽게 말하면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치은염과 치주염을 말한다. 치아 임플란트와 틀니의 주요 원인질환으로 소리 없이 병이 진행되다가 통증을 느낄 때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치아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50대 남성 2명 중 1명이 치주질환
유병률도 높다. 낯선 병명과 달리 우리나라 50대 이후 남성은 2명 중 한 명꼴로 여성은 3명 중 한 명꼴로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민건강영양조사 2013년). 연령대별로는 30대가 남자는 18.4%, 여자 10.9%를 차지했고 40대는 남자가 37.9%, 여자가 21.7%로 30대보다 약 두 배 정도 유병률이 증가했다. 50대 이상부터는 남자의 경우 전체 50% 이상을 차지하고 여성의 경우도 50대 30.9%에서 60대에 39.6%, 70대에 44.6%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

치주질환의 시작은 치석이다. 입안에는 300여 종의 세균들이 살고 있는데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세균들은 음식과 침과 함께 섞여 얇은 막의 형태로 치아에 붙는다. 이를 치아 면에 달라붙은 이끼와 비슷하다고 해서 치태라고 부른다. 치아를 제대로 닦지 않으면 치태는 그대로 굳어져 치석이 된다. 치석에는 세균이 더 잘 붙게 되는데 붙은 세균은 잇몸에서 번식해 염증을 일으킨다.

잇몸 조직은 부드러운 조직인 잇몸과 치아 뿌리, 치아 뿌리를 감싸고 지탱하는 치조골과 치아 뿌리를 덮고 있는 백악질로 이뤄져 있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치아와 잇몸 사이의 공간이 벌어지면서 틈새로 치주낭이 생기고 염증이 심해질수록 치주낭의 깊이가 깊어지면서 주변 조직인 치조골과 치주 인대까지 손상시킨다. 결국에는 치아가 잇몸 조직과 분리돼 치아를 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

 

소리 없이 침투하는 잇몸 염증
치주질환은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하는 데 치은염은 치아와 붙어 있는 부드러운 조직인 잇몸에만 염증이 생긴 경우다. 잇몸이 빨갛게 붓고 칫솔질을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며 입 냄새가 난다. 하지만 초기에 스케일링 등의 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다.

문제는 치주염이다. 염증이 심해져 치조골과 주변 조직까지 손상된 경우를 말한다. 치조골은 한번 손상되면 원상태로 회복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초기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증상은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시리고 흔들리며 음식물도 예전에 비해 많이 끼고 씹을 때 치아의 힘이 없는 느낌이 든다. 또 치아를 잡아주던 주변 조직이 손상되면서 치아가 내려앉거나 비뚤어지기도 해서 대인관계에 있어 심리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치료는 염증 정도에 따라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시술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 중 하나는 치아의 뿌리를 단단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치근활택술(root planing)이다. 치아 뿌리 표면을 매끈하게 만들어서 치태를 쉽게 제거할 수 있게 하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치석이 치아 표면에 쉽게 붙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치아와 잇몸 사이에 생긴 치주낭 깊숙한 곳의 치석을 제거가 어려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치료법 중 치은절제술은 염증으로 자라난 잇몸을 잘라내 잇몸과 자라난 잇몸 사이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음식물 찌꺼기나 치태를 막는 역할을 한다. 치은박리소파술은 치주 조직이 염증으로 깊고 넓게 파괴된 경우에 사용한다. 국소마취 후 잇몸을 절개해 치아와 잇몸을 분리한 뒤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고 치조골을 다듬거나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 밖에도 치조골이 망가진 경우 골 이식술을 통해 치조골의 재생을 유도하거나 치아 뿌리를 덮고 있는 백악질을 재생하는 수술도 있다.

문제는 이마저도 어려울 때는 안타깝게도 주변 치아로의 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치아를 뽑아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주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염증을 제거할 수 있고 치료 후에는 음식물을 씹을 정도로 호전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치료는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을 뿐 치주 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하므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세 번 이 닦기만 잘해도 치주질환 예방 가능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 후나 잠들기 전 양치질을 통해 치아에서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것. 또 양치질할 때 치실과 치간 칫솔을 이용해 치아 사이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나이가 들면 침샘기능이 떨어지면서 잇몸질환이 빨리 악화되고 세균 번식이 더욱 빨라지므로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 등 관리가 필요하다.

또 당뇨 등 내분비계 질환, 백혈병 등의 혈액질환이 있거나 고혈압약이나 면역억제제, 경구 피임약 등을 복용하는 사람은 치주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치주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근본적으로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서 치주 질환에 대한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 우리 몸은 아무리 노력해도 변한다. 40대에 접어들면 어쩔 수 없이 노안이 오고 50대가 되면 오래 썼다는 이유로 퇴행성 관절염이 온다. 다행히도 치아는 꾸준히 관리만 잘한다면 노화의 영향력을 적게 받는 곳이다. 예방법이 뻔하다는 건 그만큼 조금만 관리해도 그 효과가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광고에서 표현하는 것처럼 ‘물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기쁨을 오래도록 누리고 싶다면 귀찮더라도 칫솔질은 식후 꼭 하고, 치실도 시도해 보자. 무엇보다 치주질환은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만큼 정기적인 검진도 필수임을 잊지 말자.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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