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환자 ‘응팔’ 정봉이가 요즘 발병했다면? 심장재활 통해 마라톤 완주했을지도

2016.01.25 10:30


[동아일보] 최근 심장재활 치료 활발

“오빠 미쳤어? 뛰면 어떡해? 쓰러지고 싶어서 그래?”

최근 종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여주인공 덕선(혜리)은 심장병 환자인 정봉(안재홍)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자칫 심장에 무리가 갈 것을 염려해서다. 이런 탓인지 정봉은 주로 집 안에서 머무는 인물로 그려진다. 정봉은 지병인 심장병 탓에 탑건의 꿈도 접었다.

드라마 속 정봉처럼 그동안 심장병 환자들은 ‘뛰지 말고 가만히 집에만 있어라’를 미덕으로 삼아야 했다. 가령 1990년대까지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는 퇴원 후 6개월 동안 운동을 금지하기도 했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심장수술 뒤 다양한 방식의 심장재활을 통해 심장 기능을 끌어올리는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다. 한 번 손상된 심장은 다시 좋아지기 힘들다는 인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심장재활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예를 들어 스텐트 시술 2주 후부터는 ‘5분 걷기 후 3분 휴식’을 3, 4세트씩 진행하고, 3개월 후부터는 강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종영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나에게 가장 맞는 운동 강도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심장재활 프로그램의 효과는 이미 학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은 심장(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2375명을 대상으로 6년 동안 심장재활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재활을 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47%가량 감소했다. 심부전 환자가 심장재활을 적절히 수행하면 입원 기간을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 캐나다에서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 7명이 심장재활을 통해 보스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심장재활 운동을 한 환자들은 우울증 발생 비율이 40%가량 감소했다.

물론 심장재활은 전문의의 진단 아래 진행돼야 한다. 자칫 자신의 신체 기능보다 강한 운동을 하다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숨이 많이 차거나, 가슴 통증이 생기거나,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운동을 중지해야 한다. 성지동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드라마 속 정봉이가 요즘 발병했다면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운동 처방을 받고 다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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