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유전자’ 대물림 국내 가족 첫 추적 조사

2016.01.22 07:00

서울아산병원 이재홍 교수(왼쪽)와 노지훈 교수. -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이재홍 교수(왼쪽)와 노지훈 교수. - 서울아산병원 제공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나 부모와 비슷한 나이에 100% 알츠하이머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일반 알츠하이머 환자와는 다르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이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 자녀 둘 중 한 명꼴로 이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의미에서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로 불린다.
 

2008년 미국 워싱턴대는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 네트워크’를 꾸려 6개국 14개 기관과 국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이들은 알츠하이머 유전자 3개(APP, PSEN1, PSEN2)를 밝혀냈으며, 60~70세에 증상이 나타나는 일반 알츠하이머와 달리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의 경우 40~50세에 비교적 일찍 발병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 증상이 나타나기 20여 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에 변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서울아산병원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재홍 신경과 교수는 “유전으로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는 전체 알츠하이머 환자의 1% 정도”라며 “2013년부터 국내에서 사전 조사를 실시해 16가족이 이 병을 앓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상뇌(왼쪽)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우측) - 미국국립보건원(NIH) 제공
정상뇌(왼쪽)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우측) - 미국국립보건원(NIH) 제공

국제 프로젝트를 통해 지금까지 확인된 환자는 세계적으로 437명이다. 노지훈 신경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수와 비교해 보면 20가족 이상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는 극소수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조사를 진행하면 후천적으로 알츠하이머를 앓는 수많은 환자의 발병 과정을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산병원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가족의 자녀를 대상으로 2년마다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을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 전후 인지 기능, 혈액, 뇌 척수액 등의 변화를 추적할 계획이다. 여기서 확인된 변화의 지표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일차적인 바이오 마커가 된다.
 

3상(단계) 임상시험(시장 출시 전 단계)에 돌입한 ‘간테네루맙’ ‘솔라네주맙’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2종의 효능도 확인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면 환자들에게 동의를 얻어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국내에는 본인이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 교수는 “집안 대대로 알츠하이머를 앓는 가족이 있다면 유전자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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