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태양계 행성, 진짜 있을까

2016.01.21 18:00
9번째 태양계 행성의 상상도. - 칼텍 제공
9번째 태양계 행성의 상상도. 저 멀리 반짝이는 태양이 보인다. - 칼텍 제공
미국 과학자들이 명왕성을 대체할 9번째 태양계 행성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타임’과 ‘포브스’ 등 외신이 20일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새로운 태양계 행성의 실존 여부를 확신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다.
 
● 외곽 소천체의 움직임으로 추정한 9번째 태양계 행성
 
마이클 브라운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팀은 명왕성 바깥에 거대 행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 온라인판 20일자에 발표했다. 태양계 외곽을 둘러싼 ‘카이퍼 벨트’ 주변에 있는 소천체의 움직임을 수리 모델로 시뮬레이션해 얻은 결과다.
 
브라운 교수는 “일본의 스바루 망원경으로 관찰한 결과, 카이퍼 벨트에 있는 소천체 6개가 같은 각도로 타원형 궤도를 그리고 있었다”며 “이런 현상이 우연히 발견될 확률은 0.007%에 불과하다”며 9번째 태양계 행성의 존재를 확신했다. 그는 명왕성의 태양계 행성 지위를 박탈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연구팀은 9번째 태양계 행성이 존재해야만 소천체 6개의 움직임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구보다 큰 9번째 태양계 행성의 중력 때문에 이들 소천체가 일정한 규칙성을 띠면서 움직이게 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9번째 태양계 행성으로 불리는 ‘행성 X’의 크기는 지구의 약 10배에 이른다. 연구팀은 행성 X가 해왕성(지구의 17배)보다는 작지만 해왕성처럼 중심이 암석으로 이뤄져 있으며 두꺼운 대기층과 옅은 가스층으로 뒤덮여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칼텍 연구진은 이전까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으로 제시된 다른 후보들과 달리, 9번째 태양계 행성으로 추정되는 ‘행성 X’는 수성, 금성 등 태양계 행성들과 같은 평면 위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 칼텍 제공
미국 칼텍 연구진은 이전까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으로 제시된 다른 후보들과 달리, 9번째 태양계 행성으로 추정되는 ‘행성 X’는 수성, 금성 등 태양계 행성들과 같은 평면 위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 칼텍 제공
● 직접적인 관측 결과 없이 태양계 행성으로 확신하긴 어려워
 
그러나 엘렌 스토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수석연구원은 21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행성 X가 명왕성보다도 먼 궤도로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돌려면 2만 년 이상이 걸리는데, 이처럼 광범위한 천체의 움직임을 두고 직접적인 관측 결과 없이 태양계 행성이라고 확신할 순 없다”며 “태양계 행성이 맞는지 확인하려면 관측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물체감시센터 선임연구원도 “주변 소천체의 움직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한 결과이기 때문에 행성 X의 실존 여부를 확신하기엔 이르다”며 “수성과 금성 등 태양계 행성들은 우연히 발견된 이후 분석한 계산 결과와 관측 결과가 일치하고 우리가 정의한 태양계 행성의 조건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태양계 행성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운 교수는 20일 미국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이 행성을 찾는 데 착수했다”며 “늦어도 5년 안에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행성 X가 어느 위치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지 추정하고 실제 관측 결과를 토대로 행성의 궤도를 결정한 뒤, 이 궤도 주변의 모든 천체들이 이 행성의 영향을 받는지 여부까지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한다”며 “태양계 행성으로 인정받기까지는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NASA 제공
NASA 제공
● 5000여개 후보 행성 찾았지만 태양계 가까이선 슈퍼-지구 발견한 적 없어
 
그동안 태양계 가까이에서 행성 X와 비슷한 크기의 ‘슈퍼-지구(Super-Earth)’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넘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슈퍼-지구는 질량이 지구보다 크고 해왕성보다는 작은 행성을 말한다. 
 
스토판 연구원은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으로 태양계에서 가까운 지점부터 우리은하 내 5000개가 넘는 후보 행성을 관측해왔다”며 “적당한 시점에 적당한 장소에 있어야만 행성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태양계 가까이에서 슈퍼-지구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9번째 행성이 존재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성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 가운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슈퍼-지구 행성은 39광년 떨어진 ‘GJ 1132b’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공동 연구팀이 발견해 지난해 11월 ‘네이처’에 발표한 행성이다.
 
다만 최 연구원은 “외곽 천체의 움직임을 통해 주위에 질량이 큰 천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선 연구 가치가 높다”며 “천체를 연구하는 학자들 모두에게 힌트를 줬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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