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줄이고 에너지 군살 빼고… 신성장동력 ‘시동’

2016.01.16 07:34


[동아일보] [토요판 커버스토리]
[‘1경4000조 원’ 新에너지 혁명]

지난해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 협정’이 타결되면서 에너지 사용량이 큰 기존 굴뚝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 정부가 내놓은 ‘2030년 온실가스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고강도 에너지 다이어트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파리 협약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는 기업들도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이 탄소에너지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우선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의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한편으로는 에너지 효율화 기술을 앞세운 기업들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탈(脫)탄소’와 ‘에너지 절감’이라는 두 개의 축이 국내 에너지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성장하는 ‘탄소 제로’ 산업

15일 한국에너지공단의 ‘2014년 신재생에너지 산업통계’에 따르면 2014년 신재생에너지 업체는 모두 485곳에 이른다. 같은 해 이들의 총매출액은 10조1282억 원이었고, 이 중 3조2218억 원어치를 수출했다. 고용 인원은 1만5707명, 투자액은 8738억 원이었다.

신재생에너지원별로 살펴보면 태양광산업이 가장 비중이 크다. 135곳으로 전체 신재생에너지업체의 28%를 차지하는 태양광업체들은 전체 매출액의 63%, 수출액의 79%를 차지한다.

‘초저유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업계에는 싸늘한 바람이 불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13일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 증설에 53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이번 투자로 2018년 상반기(1∼6월)까지 경북 구미공장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8개에서 14개로 늘리게 됐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2월 한화솔라원과 통합하면서 세계 1위 태양광 셀 생산업체로 올라섰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2위 전력회사 넥스트에라에 단일 건으로는 사상 최대인 1.5GW(기가와트)의 태양광 모듈 공급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5월에는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에 각각 1.5GW의 셀 공장과 500MW(메가와트)의 모듈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한 지역 고용 창출 효과만 1200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대표적 태양광업체인 OCI는 지난해 3분기 35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적자폭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아직 집계가 끝나진 않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인 공정효율 개선 작업으로 폴리실리콘 제조원가를 크게 낮춘 덕분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도 점차 증가


2014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보급량은 1154만 TOE(석유환산 t)로 전년의 988만 TOE보다 166만 TOE(16.8%) 늘어났다. 전체 1차 에너지 보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3.5%에서 2014년 4.1%로 증가했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 신재생에너지원은 바이오(81.1%), 연료전지(62.9%), 태양광(58.9%)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설치가 쉬운 태양광발전소는 서울이나 인근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화큐셀 자회사인 한화큐셀코리아와 OCI는 2014년 6월 경기 남양주시 고산로 강북아리수정수센터에 5.6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함께 지었다. 정수장, 나대지, 건물 위 등 약 6만 m²의 유휴 공간에 300W(와트)급 태양광 패널 1만8000여 장이 설치됐다. 서울 강북지역의 9개 구, 경기 구리시, 남양주시 등에 거주하는 600만 명의 급수를 책임지던 강북아리수정수센터가 대규모 전력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을 이용한 ‘에너지 자립섬’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남 진도군 가사도를 태양광 및 풍력발전을 이용하는 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들었고 울릉도에서도 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는 충남 홍성군 죽도에서, KT는 인천 옹진군 덕적도에서 각각 같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남도가 최근 “2025년까지 도내 섬 50곳을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에너지 자립섬 사업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 다이어트’에서 찾는 사업 기회

LG화학은 총 150억 원을 들여 2014년 6월 전북 익산 석유화학공장에 22.7MW 규모의 전력저장장치(ESS) 설비를 완공했다.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ESS 설비로는 가장 큰 규모다. LG화학은 비슷한 시기 충북 오창공장에도 60억 원을 들여 6.7MW 규모의 ESS 설비를 놓았다.

ESS 설비는 한마디로 전기가 풍족할 때 저장해 두었다가 모자랄 때 꺼내 쓰는 개념이다. 낮에만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발전소 옆에 설치해 두면 낮에 ESS를 충전했다가 밤에 이 전기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활용방안으로는 전기요금이 쌀 때 ESS를 충전했다가 요금이 비쌀 때 쓸 수도 있다. 실제 익산공장과 오창공장은 전기요금이 가장 싼 오후 11시∼이튿날 오전 9시(동계 기준)에 한국전력으로부터 전기를 받아 ESS를 충전한다. 여기에 저장된 전기는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5∼8시에 석유화학공장으로 공급한다. LG화학은 두 공장의 ESS 설비를 통해 연간 약 13억 원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태 LG화학 익산공장 부장은 “당장의 요금 절감 효과도 중요하지만 ESS의 유용함을 고객들에게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소개했다.

ESS 설비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생산된 전력을 재활용하는 것은 전력 생산 단계에서 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 등 ‘저탄소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2차 전지) 시장은 2013년 4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2700억 원으로 3배로 늘어났다. 2018년에는 시장 규모가 4조6000억 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펼쳐질 ‘탈탄소’ 시대의 주역으로 전기자동차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 도요타, 미국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이미 전기차 분야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2011년 100만 대가 팔린 전기차는 2020년이면 1000만 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은 LG화학과 삼성SDI라는 국내 2차 전지 ‘쌍두마차’에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2011년만 하더라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AESC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LG화학이 2013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1위에 오르고, 삼성SDI도 빠른 추격전을 펼치면서 현재는 한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일본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2월 글로벌 ‘톱3’ 자동차부품회사인 마그나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팩 사업을 인수했다. 울산에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4개를 가동 중인 상황에서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시안(西安)에서도 1개 라인이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3조 원을 추가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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