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는 ‘네안데르탈인’이 전해준 ‘면역력’의 흔적

2016.01.08 02:00
농사를 짓지 않았던 네안데르탈인은 주로 고기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막스플랑크 연구소 제공
네안데르탈인 복원도 - 막스플랑크 연구소 제공

최근 수 년간 발표된 고인류학 연구에 따르면 현대인의 유전자에는 약 4만 년 전 멸종한 ‘네안데르탈 인’의 유전자가 2~6% 남아있다. 학계에선 이 현상을 현생인류의 직계 조상인 크로마뇽인(호모 사피엔스사피엔스)과 네안데르탈인(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간의 이종교배 증거로 보고 있다.
 

최근 유럽 연구진이 이러한 두 종 간의 이종교배가 현생 인류의 ‘면역 수용체’에도 영향을 줬다는 사실을 잇따라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인류유전학저널(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은  프랑스와 독일 연구진의 고대인류 면역 유전자 연구결과를 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인류진화유전학 연구실 루이스 퀸타나뮤시 책임연구원 팀은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고대 인류의 염기서열 데이터와 현생 인류의 유전체 중 선천적 면역에 관여하는 1500개 유전체의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유럽과 아시아인의 면역 유전체중 ‘TLR’이란 이름의 유전체 1, 6, 10번을 포함한 다수의 면역 유전체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 TLR 수용체는 곰팡이나 병원균이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 염증을 발생시키는 등 면역반응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퀸타나뮤시 연구원은 “종을 넘어선 유전자 이입이 인간의 선천적 면역능력의 진화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팀도 비슷한 결론을 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자넷 켈소 연구원팀은 프랑스 팀과 같은 ‘TLR 면역 수용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프랑스 팀과 마찬가지로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이종교배의 결과로 TLR 1, 6, 10번 면역 수용체의 활동이 강화돼 현생 인류의 면역력이 향상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에 더해 독일 연구진은 너무 강해진 면역력 탓에 인류가 면역질환, 즉 아토피나 천식 같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겪게 됐다고도 분석했다.

 

약 35만 년 전 유럽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과 약 8만 년 전 시베리아-아시아 지역에 등장한 데니소바인(네안데르탈인의 친척 뻘)은 현생 인류가 약 6만 년 전 유라시아 지역에 당도할 무렵 이미 환경에 대한 적응을 마친 상태였다. 기후나 음식, 병원균 등에 대한 충분한 면역을 확보하고 있었던 셈. 현생인류가 이들 종족과 이종교배를 거치면서 면역력 역시 유전됐다는 것이다.

 

켈소 연구원은 “이종교배를 통한 유전자 이입이 현생 인류의 조상이 병원균에 대항하고 새로운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도록 환경 적응력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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