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을 거친 연구가 실제 플랜트로 만들어졌을 때 희열”

2016.01.05 18:00

 

대전=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제공
이윤조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이탈리아 음식이
생각날 때마다 들린다는 레스토랑. 대전=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이(May)’에서 이윤조(50) 한국화학연구원 그린화학공정본부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한사코 인터뷰를 고사했던 터라 이 연구원과의 만남이 더 귀하게 느껴졌다. 여느 이탈리안 음식점이 그렇듯 그는 “매일 오는 단골집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음식이 먹고 싶을 때면 꼭 오는 곳”이라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에서 11년째 몸 담고 있는 이 연구원과 화학연의 인연은 11년 그 이상으로 끈끈하다. 선배의 소개로 화학연에서 1년간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다른 회사로 가게 됐는데, 이전의 연이 인연이 돼 결국 화학연으로 돌아와 ‘눌러’ 앉았다.


이 연구원의 연구 분야는 물질들의 반응을 돕는 촉매. 최근에는 촉매 기술을 이용해 천연가스를 합성 석유로 만드는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하는 과제를 마쳤다. 파일럿 플랜트는 실험실 규모의 실험기기를 대형 화학공장으로 키우기 위해 거치는 중간 단계를 말한다.


이 연구원은 이 같은 대규모의 원천기술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화학연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소규모 연구실이 대부분인 대학에서는 이런 연구를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험부담이 큰 원천기술 개발 연구를 기업이 도맡아 하기도 힘들다. 화학연만이 기여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이 있다는 것이다.

 

 

이윤조 책임연구원은 "손수 개발한 원천기술이 상용화되는 모습을 지켜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대전=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제공
이윤조 책임연구원은 “손수 개발한 원천기술이 상용화되는 모습을 지켜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대전=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이 연구원의 꿈은 마징가Z 같은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였다. 그런데 정작 대학에 진학할 때가 돼 취업 걱정이 커지자 차선책으로 화학교육과를 선택했다. 화학교육과를 선택한 까닭은 과학 중에서 화학을 가장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교사가 될 뻔했다. 하지만 이대로 과학자의 꿈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다시 방향을 선회해 석·박사 과정은 교육학이 아닌 화학으로 마쳤다.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큰 덤이었다.


이 연구원은 1남 1녀를 두고 있다. 두 자녀 중 큰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 화학자가 되는 첫 걸음을 뗐다. 큰 아들이 기계공학과와 화학공학과 사이에서 갈등하기에 화학공학과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화학은 제가 가본 길이니까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데 화학이 관련되지 않은 게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결코 죽지 않을 산업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직 아들놈한테 ‘아빠 말 듣기 잘 했어’라는 말은 못 들었네요.”

 

화학교육과를 졸업한 만큼 대학 동기 중엔 교사인 친구들이 꽤 있다. 만약 대학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과학자의 길을 택했을까. 그는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과학기술은 빨리 발전하는 만큼 화학연에 몸 담고 있는 한 이 분야에서는 가장 앞서 있어야 합니다. 최신 연구 동향은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요. 학술지만 해도 한 20종을 훓어요. 그만큼 자기 시간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에게 한국화학연구원으로 7행시를 부탁했다.


국화학연구원은 가 미래의 학산업발전에 기둥이 되고자 식과 경험이 풍부한 구원들이 슬땀을 흘리며 대한 꿈을 펼치는 곳입니다.

 

이 연구원은 연구 생활 중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으로 자신이 만든 기술이 기술이전 돼 실제 플랜트로 만들어지며 상용화되는 모습을 지켜본 일을 꼽았다. 당시 생각에 잠긴 이 연구원의 눈빛은 빛났다.


“비싼 돈 들여서 연구를 왜 하냐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죠. 내 손으로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면 이전까지 쌓인 설움을 잊을 만큼 보람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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