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명장면 속 과학]내 성격은 ‘그리핀도르’? 아니면 ’슬리데린’?

2015년 12월 25일 11:20

2001년 이맘때 개봉해 꿈과 환상을 안겨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기억하시죠? 호그와트 삼총사를 올 크리스마스때 TV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케이블TV의 채널CGV는 25일 오전 11시 50분 첫 번째 시리즈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방송하며, OCN은 크리스마스 25일 0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해리포터 전 시리즈를 방영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완결됐지만, 아직도 다양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스핀오프 편 ‘신비한 동물사전’의 예고편이 공개돼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고요. 해리포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2020년에 경기고 화성시에 생긴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마법사가 등장하는 판타지 영화이지만, 해리포터 속에 숨겨진 과학이 무엇이 있을까 살펴봤습니다.

 

해리포터 마법지팡이 vs 스타워즈 광선검.누가 이길까요? - 유튜브(https://youtu.be/9N5KyjM5v0c) 제공
해리포터 마법지팡이 vs 스타워즈 광선검.누가 이길까요? - 유튜브(https://youtu.be/9N5KyjM5v0c) 제공

●나는 그리핀도르일까 슬리데린일까?

 

해리포터는 사촌 집에서 갖은 구박을 받다가 힘들게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성하죠. 그곳에서 가장 먼저 4개의 기숙사 중 한 곳으로 배정받는 의식을 거칩니다.

 

한명씩 마법 모자를 쓰고 그리핀도르는 용기 있고 외향적인 학생, 후플푸프는 공정하고 친절한 학생, 래번클로는 영리하고 재치 있는 학생, 슬리데린은 야망 있고 약삭빠른 학생이 가게 되는데요. 만약 여러분이 말하는 모자를 쓴다면 어떤 기숙사가 정해질까요?

 

해리포터 명장면 속 과학 - giphy.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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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작가 조앤K.롤링은 팬들을 위해 ‘포터모어’ 사이트에서 가상으로 기숙사 배정을 받는 성격 테스트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플로리다대학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이를 심화해 성격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포터모어에서 기숙사 배정 테스트를 받은 132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성격을 분석했습니다. 먼저 친절성, 성실성, 개방성, 신경증적 정도를 검사한 뒤 자기도취적, 반사회적, 냉소적 성향의 3가지 어두운 면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들의 성격은 기숙사 배정 테스트를 받은 성격과 상당 부분 일치했습니다. 후플푸프로 배정받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친절도가 높았고, 슬리데린에 속한 사람들은 속임수에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그리핀도르에 배정된 사람들은 외향성과 개방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긴 했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특징이 나타나지는 않았는데요. 사람들의 성격이 4가지로 분류되기에는 복합적이기 때문이죠. 해리포터 역시 슬리데린의 성향이 다분히 있지만 결국 그리핀도르로 가서 영웅적인 면을 드러냅니다.

 

●신체 재생 마법을 쓸 수 있다면?

 

호그와트에 새롭게 나타나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가르치는 록허트 교수는 상당히 수상하죠. 그는 해리포터의 팔을 고치려다가 실수로 뼈를 없애는 마법을 쓰는데요. 해리포터의 축 늘어진 팔은 다행히 뼈 촉진제로 감쪽같이 재생됩니다. 이러한 일이 의학적으로도 가능하다면 어떨까요.

 

giphy.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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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라델피아 위스타연구소의 엘렌 히버 카츠 교수는 면역 시스템에 대한 쥐 실험에서 놀라운 신체 재생 능력을 발견했습니다. 실험에서 귀에 작은 구멍이 뚫린 MRL(Murphy Roth Large)쥐의 조직이 저절로 재생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연구진은 귀에 작은 구멍이 뚫린 MRL쥐에게 약을 투여했습니다. 한 달 정도 지나자 귀의 구멍이 사라졌죠. 연구진이 다시 구멍을 뚫은 뒤 약을 주지 않고 지켜봤더니 저절로 조직이 재생됐습니다. 나아가 심장조직과 척수 부상 후에도 흉터 없이 회복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쥐의 세포 재생 특성을 갖고 있는 p21 단백질을 조작해 다른 쥐에도 재생능력을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 적용하기에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우리 몸에 이러한 p21이나 p53과 같은 재생 단백질을 적용할 경우 인체의 안전 메커니즘을 뒤흔들어 암 발생과 같은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쥐의 귀에 뚫린 구멍 조직이 재생되는 과정. 제공 - 엘렌 히버 카츠 교수팀 제공
쥐의 귀에 뚫린 구멍 조직이 재생되는 과정. 제공 - 엘렌 히버 카츠 교수팀 제공

●뱀의 언어로 말하는 게 섬뜩한 이유

 

해리포터를 사사건건 괴롭히는 경쟁팀 슬리데린의 상징은 바로 ‘뱀’입니다. 어느 날 해리포터는 자신도 모르게 뱀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요. 이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죠. 볼드모트 또한 뱀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나 현실에서 뱀은 그 자체만으로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대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의 뱀에 대한 공포는 초기 인류부터 이어져왔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인간과 뱀이 같은 먹이를 두고 경쟁한 사이이기 때문인데요. 미국 댈러스 닐 국제연구소와 코넬대 공동 연구팀은 원시 형태의 생활 방식을 하는 필리핀 원주민 아그타 네그리토스족에게서 뱀과 사람이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이면서 같은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초기 인류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아그타족이 20세기 초반까지 뱀을 사냥해 먹었으며, 반대로 뱀으로부터 잡아먹히는 치명적인 공격을 당했다는 기록을 여럿 확인했습니다. 또한 아그타족은 사슴이나 야생돼지, 원숭이 등 작은 동물을 두고 뱀과 먹이 경쟁을 펼쳐왔습니다. 뱀의 공격을 피할 수 없었던 인류의 오랜 기억이 현재까지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법지팡이로 거는 주문 ‘오블리비아테’

 

해리포터 속 주인공들은 마법지팡이를 휘두르며 다양한 주문을 외칩니다. 그중에서 ‘오블리비아테(obliviate)’는 머글들에게 마법을 들켰을 때 그들의 기억을 씻어내는 데 사용하는 마법이죠. 때로는 잊고 싶은 괴로운 기억을 지우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인데요. 과연 기억을 지우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할까요?

 

giphy.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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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맥길 대학의 카림 네이더 행동신경과학 교수는 약물로써 외상 기억을 저해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줬습니다. 기억의 중심이 되는 단백질키나아제 M제타라는 효소의 활동을 막은 것인데요. 이 효소는 뇌의 연결 지점을 선택적으로 강화해 장기기억을 만드는 작용을 합니다.

 

미국 뉴욕주립의대 연구진은 실험에서 쥐에게 단맛이 나는 리튬물을 먹여 몸이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단백질키나아제 M제타를 차단하자, 기억을 잃고 단물을 다시 마셨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조건에서 이 효소를 활성화한 쥐들은 단물을 피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신경성 통증 등 비정상적인 기억 치료시 기억을 지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하드웨어를 포맷하는 것처럼 장기기억을 통째로 잃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영화 속 마법처럼 기억의 특정 부분을 지우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남은 과제입니다.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뮤지컬이 2016년 5월 영국 런던에서 개봉 예정입니다. 왼쪽부터 론, 헤르미온느, 해리포터 역할을 맡은 배우들. -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제공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뮤지컬이 2016년 5월 영국 런던에서 개봉 예정입니다. 왼쪽부터 론, 헤르미온느, 해리포터 역할을 맡은 배우들. -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제공

 

●볼드모트가 아닌 편견에 맞선 해리포터

 

처음 호그와트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귀엽고 어리기만 했던 해리포터가 성장을 해서 마침내 악의 세계에 맞섭니다. 해리포터가 볼드모트를 물리치고 평화를 가져올지 지켜보면서, 그보다 더 큰 업적에 눈길이 쏠리는데요. 바로 전 세계 해리포터를 접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줬다는 것입니다.

 

최근 응용사회심리학 저널에 재미있는 연구가 실렸습니다. 이탈리아 모데나 대학 외 공동 연구팀은 해리포터를 읽거나 보는 젊은이들이 이민자, 게이, 난민 등 소외집단에 대한 편견을 깨고 더 관용적인 태도를 나타낸다고 밝혔습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안에서 부모가 마법사인지 평범한 인간인지에 따라 등장인물들이 차별과 멸시를 받는 일이 종종 그려집니다. 해리포터 역시 어려서부터 이러한 편견에 맞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갑니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교훈을 얻고 타인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죠.

 

또 다른 연구에서는 버몬트 대학의 앤서니 기에르진스키 정치과학 교수가 미국의 대학생 1141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정치적 관용과 평등, 다양성과 포용력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해리포터를 접한 이들에게서 폭력이나 고문, 권위주의에 반대하며 전반적으로 정치에 대해 덜 냉소적인 태도가 나타났습니다.

 

최근 해리포터 뮤지컬에 헤르미온느 역으로 흑인 여배우가 캐스팅돼 화제가 됐는데요. 그 배경에는 헤르미온느가 소수 민족을 상징한다는 추측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완결됐지만 편견에 맞선 해리포터의 마법은 계속 되는 것 같습니다.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육아 전담 주부로서 동네 놀이터와 가까운 유원지를 발로 뛰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세간의 관심사를 과학으로 엮어서 소개하려 애쓰고 있다.

 

※참고

http://www.ew.com/article/2015/06/24/harry-potter-sorting-hat-powers

http://singularityhub.com/2010/05/11/the-incredible-regenerating-mouse

http://moviepilot.com/posts/2607595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5389114/bef

http://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why-everyone-should-read-harry-potter

http://op-talk.blogs.nytimes.com/2014/09/17/can-harry-potter-change-the-world/?_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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