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 새정연 탈당] 정치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들

2015.12.14 17:16

지난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행보가 이달 13일 결정됐습니다. 탈당을 공식 선언한 것인데요. 안 전 대표는 ‘다시, 두려움을 안고 광야에 서서’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는 각오와 결단으로 호소한 끝에 혈혈단신으로 나선다며 탈당을 결행한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관계자들이 실시간 검색어로 떠오르고 야권을 비롯한 정계가 들썩이고 있는데요. 대다수 국민들은 이러한 이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이번 사태를 통해 평소 정치판 속에 숨어있는 과학적인 요소들을 살펴봤습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내 현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포커스뉴스 제공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내 현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포커스뉴스 제공

● 사회적인 성공과 정치력의 상관관계

 

안철수 의원은 국내 IT벤처업계의 성공한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서 인정받으며 정치인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를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의 사회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신뢰를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정치가로서 기대했던 모습과 달라 실망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흔히 말하는 ‘정치력’은 사업이나 직장에서의 능력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정치력과 업무능력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연구결과, 뛰어난 정치력은 직장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력이 뛰어날 경우 사회생활을 요령 있게 헤쳐 나갈 수 있겠지만만 지나칠 경우 도리어 믿음을 잃게 된다는 것이죠.

 

덴마크 코펜하겐대 심리학과 잉고제터 교수 연구팀은 먼저 정치력에 대한 논문 분석을 통해 정치적으로 능수능란한 면이 동료들로부터 의혹을 산다고 밝혔습니다.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면 업무 능력을 발휘할 자신감도 상실하게 되죠. 그리고 정치력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자기중심적이고 잔인한 마키아벨리적인 악행을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뛰어난 정치력을 가진 이들은 동료뿐 아니라 상사들의 평가 또한 나빴습니다. 연구팀은 수습사원 178명의 참가자에게 자신의 정치력에 대한 점수를 매기도록 한 뒤, 그들의 상사들로부터 이들의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점수를 받았죠. 그 결과 자신에 대한 정치력 점수 5점 만점에서 3.5점까지는 상사의 업무수행능력 점수가 비례했지만, 그 이상 높은 점수에서는 오히려 상사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포커스뉴스 제공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포커스뉴스 제공

 ● 진보냐 보수냐, 뇌가 결정해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하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안철수는 ‘중도’의 길로, 문재인은 ‘진보’의 길로 가라”고 말했습니다. 기준을 어떻게 갖고 보느냐에 따라 진보에서 보수까지의 스펙트럼에서 한 사람의 정치인, 또는 한 사람의 유권자의 정치성향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큰 틀에서는 진보냐 보수냐를 구분할 수 있겠죠.

 

영국 엑스터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정치성향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뇌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남성 35명과 여성 47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투표한 정당에 따라 보수와 진보를 분류한 뒤, 몇 가지 실험상황에서 뇌를 스캔해 비교해봤습니다.

 

그중에서 참가자들이 도박을 할 때 이들의 뇌가 다르게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보수적인 사람들은 보상이나 불안, 위험을 무릅쓰는 결정을 하는 것과 관련된 뇌의 영역이 활성화됐습니다. 이에 비해 진보적인 사람들은 감정과 체내의 신체 신호와 관련된 부분이 활성화됐죠. 

 

또 다른 연구에서 미국 네브라스카-링컨대학교 마이클 도드 심리학 교수 연구팀은 눈동자의 반응 속도와 움직임으로 정치 성향을 파악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72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프롬프터를 통해 눈동자 반응 실험을 했는데요.

 

그 결과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은 눈동자의 반응 속도가 느렸고 진보 성향의 사람은 반응 속도가 빠르게 반응했습니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지 않고 자신과 관계없는 일에 무관심한 반면, 진보적인 사람들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고 반응도 빠른 것이죠.

 

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연찬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포커스뉴스 제공
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연찬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포커스뉴스 제공

 

● 네거티브 정치공세가 먹히는 이유

 

이번 일로 문재인 의원을 비롯해 야당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이 틈을 타서 여당과 반대 측 입장에서 공격과 비난이 일고 있는데요. 서로 심하게  비방하는 것을 네거티브 정치공세라고 하죠. 네거티브 정치공세는 특히 선거철을 앞두고 빈번히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러한 네거티브 정치가 유권자들에게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해당 후보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알아보게 만들어 부동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미국 웨슬리언대 정치학과 에리카 파울러 교수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네가티브 정치 캠페인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최근 미국 대선의 정치 광고에서는 70%가 타 후보의 부정적인 면을 들춰내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네가티브 정치가 확대되는 이유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해로운 정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감정적 존재인데요. 연구진은 상대편 후보를 비방하는 부정적인 메시지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유권자의 마음 속을 뚫고 들어가 각인된다고 설명합니다.

 

여야 지도부가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확정 등 논의를 위한 회동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문재인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 포커스뉴스 제공
여야 지도부가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확정 등 논의를 위한 회동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문재인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 포커스뉴스 제공

 

● 지지하는 정치인 사진 볼때, 얼굴 밝아져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정세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정치민주연합과 안 의원, 그리고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소폭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럴 때 여러분은 누구를 응원하겠습니까?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얼굴을 볼 때, 실제 얼굴보다 더 밝은 낯으로 바라본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는데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을 3단계로 보정한 예시. - 미국 시카고대 유진 카루소 교수팀 제공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을 3단계로 보정한 예시. - 미국 시카고대 유진 카루소 교수팀 제공

미국 시카고대 사회심리학 유진 카루소 교수는 정치적 신념에 따라 혼혈인 선거후보의 얼굴빛을 어떻게 느끼는지 알아보기 위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사진을 원래 피부 사진, 밝게 만든 사진, 어둡게 보정한 3장의 사진을 참가자들에게 제시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밝히고 셋 중 가장 오바마 대통령의 이미지와 가까운 사진을 골랐죠.

 

그 결과 진보적인 사람들은 대다수 밝게 나온 사진을 골랐습니다. 반면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가장 어둡게 나온 사진을 골랐습니다. 이러한 결과에는 밝은 것이 긍정적이고 어두운 것이 부정적이라는 문화적 인식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데요. 인간의 정치적 충성도가 물리적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죠.

 

평소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하고 혐오의 정서가 깊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인간의 정치적 성향과 충성도에 대한 연구 결과들은 국민들의 정치 참여와 소통에 대한 또다른 희망을 열어두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 출처 및 참고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59546776_Employees%27_Political_Skill_and_Job_Performance_An_Inverted_U-Shaped_Relation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0/12/101209074403.htm
http://digitalcommons.iwu.edu/cgi/viewcontent.cgi?article=1193&context=respublica
http://news.sciencemag.org/brain-behavior/2009/11/skin-color-eye-beholder



※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육아 전담 주부로서 동네 놀이터와 가까운 유원지를 발로 뛰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세간의 관심사를 과학으로 엮어서 소개하려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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