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과학자, 알츠하이머병 치료 결실 앞둬

2015.12.10 07:00
김영수 KIST 선임연구원과(사진 왼쪽)과 김혜연 초빙연구원 - 김영수 연구원 제공
김영수 KIST 선임연구원과(사진 왼쪽)과 김혜연 초빙연구원 - 김영수 연구원 제공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은 알츠하이머병이라 생각해요. 환자 스스로 ‘희망’이 점점 약해지기 때문이죠. 치료법을 꼭 개발하고 싶었던 이유입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국내 환자는 40만 명을 넘어섰지만 치료제는 물론이고 정확한 진단법조차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속 부부 연구원이 알츠하이머병 분야에서 굵직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김영수 선임연구원(37)과 김혜연 초빙연구원(39)이 주인공.
 

두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 ‘EPPS’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10월 혈액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 진행 정도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한 데 이은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실타래처럼 응집하며 독성을 유발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 개발한 EPPS를 물에 타서 먹으면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를 독성이 없는 단량체로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에게 3개월 동안 EPPS를 먹인 결과 뇌의 해마와 대뇌 피질 부위에 있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시험 결과도 정상 쥐와 다를 바 없었다.
 

남편인 김 선임연구원은 “내년부터 진행될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3년 뒤에는 치료제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알츠하이머병 분야 연구에 뛰어든 것은 2006년. 지난해 결혼한 뒤부터는 유독 좋은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화학을 전공한 남편과 생물학을 전공한 아내가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시너지를 낸 덕분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국내 뇌 과학 분야 연구는 역사가 깊지 않아 아직 여건이 좋지 않다”며 “개발될 신약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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