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시의 비밀, 뇌에 있었네

2015.11.30 18:00

 중앙의 초록색 점에 초점을 맞추고 왼쪽의 문자와 오른쪽의 문자가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면

중앙의 초록색 점에 초점을 맞추고 왼쪽의 문자와 오른쪽의 문자가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면 주변 시야의 한계를 알 수 있다. -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눈의 초점을 사진 가운데의 초록색 점에 맞춰보자. 왼쪽에 있는 알파벳 A는 쉽게 눈에 들어온다. ‘주변시(peripheral vision)’를 통해 주변 사물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오른쪽 그림 속 문자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주변 선이 방해한 탓인데, 지금까지 망막 주변부에 시세포가 적게 분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 영국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눈 뿐만 아니라 뇌의 한계 때문에 발생한다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윌리엄 해리슨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부 연구원 팀은 주변시에 있는 사물을 인지하기 어려운 이유가 눈 외에 뇌에도 존재한다고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11월 25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아래 사진 속 왼쪽 점에 초점을 맞추게 한 뒤, 조금 떨어진 곳에 시력 측정판에서 볼 수 있는 알파벳 ‘C’ 모양의 고리 두 개를 겹쳐서 보여줬다. 그리고 작은 고리를 몇 도 회전해야 큰 고리의 홈에 맞출 수 있는지 질문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홈의 위치가 다른 더 큰 고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해리슨 연구원 팀이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준 화면. 왼쪽의 파란 점에 초점을 맞추고 오른쪽 C 모양 고리의 각도를 맞추도록 했다 - 윌리엄 해리슨 캠브리지대 연구원 제공
해리슨 연구원 팀이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준 화면. 왼쪽의 파란 점에 초점을 맞추고 오른쪽 C 모양 고리의 각도를 맞추도록 했다. -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두 고리의 각도가 비슷할 때 혼란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각도가 크게 차이 날 때에는 정확히 맞추기도 했다. 주변시로는 인접한 두 물체 사이의 차이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실험 결과를 컴퓨터 모델로 분석해 인간이 주변시를 이용해 사물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밝혀냈다. 시야가 복잡해질수록 시각의 해상도가 감소해 사물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없고, 서로 다른 사물을 인지할 때는 각 사물의 특징을 뒤바꿔 인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문제가 눈의 한계가 아니라 뇌가 시각을 받아들이는 시스템의 한계라고 분석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의 진행 상태와 남아있는 주변시의 기능을 측정하고 재활하는 데 이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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