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소년’ 송유근 논문 철회

2015.11.26 07:00
미국천문학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논문 철회 이유를 밝혔다. - 미국천문학회 홈페이지 캡처 제공
미국천문학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논문 철회 이유를 밝혔다. - 미국천문학회 홈페이지 캡처 제공

 

‘천재 소년’ 송유근 군(17)이 미국천문학회에서 발행하는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한 논문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국내 최연소 박사학위 취득 기록도 무산되게 됐다.
 

미국천문학회는 24일(현지 시간) 자체 홈페이지에서 “2002년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송 군의 지도교수)의 발표 자료(proceeding)와 2015년 송 군이 쓴 논문이 대부분 겹친다”며 “천체물리학저널 다음 호에 논문 철회 공지가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해당 자료를 2002년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에서 학술대회 발표 자료를 묶어 만든 책인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에 발표했다. 송 군의 2015년 논문은 이 발표 자료를 토대로 새로운 내용을 도출하는 과정을 실었다.
 

미국천문학회는 송 군의 논문이 2002년 박 연구위원의 발표 자료와 매우 유사한데도 논문에서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선 비시니악 천체물리학저널 편집장은 “이달 14일 논문 표절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심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를 진행했다”며 “2002년 발표 자료와 2015년 논문 교신저자가 박 연구위원으로 동일한 만큼 이번 경우는 ‘자기 표절(self-plagiarism)’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디시인사이드, 클리앙 등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처음 표절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박 연구위원은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논문 제목에 ‘재논의한다(revisited)’를 명기했다”고 밝히며 표절 의혹을 한 차례 부인했다. 21일에는 “발표 자료는 논문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표절 논란에 강하게 반박했다.

송유근 학생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이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논문 원본을 들어 보이며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 전승민 기자 제공
송유근 학생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이 25일 대전 UST 본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논문 원본을 펴 보이며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 대전=전승민 기자

송 군의 논문이 철회됨에 따라 최연소 박사학위 취득도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박갑동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학생처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전문성과 진실성,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관인 UST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이라며 “송 군의 졸업 요건이 UST 학칙을 충족하지 못하는 만큼 송 군의 박사학위 취득은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UST 학위 취득 요건에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저널에 제1저자로 논문 1편 이상 게재’가 포함돼 있다. 박 처장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구성해 이 사안을 심층 검토하고 적절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박 연구위원은 “내 불찰로 공부를 열심히 한 송 군에게 미안하다”면서도 “이번 논문에 발표된 새로운 방정식이 새롭고 우월한 내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송 군이 다른 논문도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 좋은 논문을 쓸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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