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이 땅속에 들어가면 말랑해진다?

2015.11.24 07:00

연구팀이 지진파 관측자료를 통해 3D모델로 재구성한 나즈카판의 침강 모습. 붉은색 화살표 방향으로 지각의 변형이 나타났다. - 영국 사우스햄튼대 제공

연구팀이 지진파 관측자료를 통해 3D모델로 재구성한 나즈카판의 침강 모습. 붉은색 화살표 방향으로 지각의 변형이 나타났다. - 사우스햄튼대 제공

 

지구 표면을 구성하는 지각은 다른 지각 아래로 내려앉는 지각 변동을 겪는 과정에서도 원래 상태를 유지한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이런 상식을 한번에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롤라인 이킨 영국 사우스햄튼대 해양지구과학부 연구원 팀은 남아메리카 대륙의 왼쪽 바다에 해당하는 ‘나즈카판’이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침강할 때 지각의 형태가 바뀌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23일 자에 발표했다.

 

나즈카 판은 동태평양의 수중산맥(해령)에서 만들어져 페루-칠레 해구를 향해 서서히 이동하다가 30도 이하로 비교적 평평하게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침강했다. 연구팀은 지진파 측정을 통해 이 과정에서 나즈카 판 내부의 암석 구조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즈카 판이 처음 형성될 때는 뜨거운 마그마가 급격히 식으면서 감람석 입자가 해령과 수직 방향으로 배열됐다. 연구팀은 지진파가 수직 방향으로 배열된 감람석과 그렇지 않은 감람석을 통과할 때 속도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1~2013년 나즈카 판을 둘러싼 22개 지진관측소에서 관측한 지진파를 분석한 결과, 해저에 위치한 나즈카 판을 통과할 때와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침강한 나즈카 판을 통과할 때 지진파의 속도가 급격히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침강된 나즈카판 내부의 감람석 배열 방향이 지각이 처음 생성될 때와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이킨 연구원은 “해양지각은 힘에 의해 늘어나거나 변형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이는 해양지각이 침강 과정에서 변형되기 힘들다는 기존 이론을 깨고 상부 맨틀에 의해 변형될 만큼 충분히 약하고 부드럽게 바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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