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페스트균 ‘바이오 테러’ 꼼짝 마

2015.11.17 18:00

국내 연구진이 탄저균, 페스트균, 천연두 바이러스 등 ‘바이오 테러’에 쓰일 수 있는 고위험성 병원체를 한번에 검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최종훈 한양대 생명나노공학과 교수팀은 병원체를 만나면 빛을 내는 물질을 만들었다고 17일 밝혔다. 이 물질은 둥근 모양의 단백질 나노입자인 ‘아포페리틴’에 빛을 내는 형광물질과 특정 병원체를 잡을 수 있는 항체를 붙인 구조다.

 

한양대 연구팀의 모습. 왼쪽이 서영민 박사과정 학생, 오른쪽이 김지은 박사과정 학생으로 이번 논문의 공동 1저자고 가운데가 연구를 진행한 최종훈 교수다.  - 한양대  제공
한양대 서영민 박사과정 학생(왼쪽)과 김지은 박사과정 학생(오른쪽)이 이번 논문의 공동 제1 저자로 연구를 진행했다. 가운데는 연구를 총괄 지휘한 최종훈 교수. - 한양대  제공

 

이 물질을 바이오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페스트균과 천연두 바이러스 등 고위험성 병원체 시료에 넣자 아포페리틴 입자와 병원체가 결합해 형광을 냈다.

 

또 연구팀은 병원체와 결합한 아포페리틴만 골라내기 위해서 자석을 활용했다. 먼저 작은 자석 구슬에 병원체를 인식할 수 있는 항체를 붙여 아포페리틴-병원체 결합물을 잡아냈다. 병원체를 사이에 두고 자석 구슬과 아포페리틴 나노입자가 붙어 세 물질이 마치 샌드위치처럼 결합하는 식이다.

 

그리고 시료 밖에서 다른 자석을 갖다대자 자석 구슬이 붙어있는 아포페리틴-병원체 결합물만 골라 모을 수 있었다. 아포페리틴 입자에 병원체마다 서로 다른 파장의 형광 물질을 넣어주자 두 종류의 병원체를 한 번에 검출할 수도 있었다.

 

이 시스템은 검출 감도가 기존 병원체 검출법 보다 최대 20배 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병원체를 검출하려면 병원체에 결합하는 항체로 병원체를 잡은 뒤 다시 다른 항체로 병원체를 염색하는 ‘효소면역측정법’을 많이 써 왔다. 이 방식은 감도가 낮아 병원균이 저농도일 때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한 번에 한 가지 병원체만 검출하는 데 그쳤다.

 

최 교수는 “현재 기술에서 검출하기 어려운 낮은 농도의 병원체를 판별한다는 점에서 보건 분야의 필수 기반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 지난달 14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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