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아직 못 끊으셨나요]“담뱃값, 일부 선진국 한국의 2배… 확실한 금연효과 위해 더 올려야”

2015.11.16 11:56

[동아일보] ‘담배규제 정책포럼’ 해외 인사 3인 인터뷰


 

《 올해 1월 담뱃값이 2000원 정도 오른 뒤 약 10개월이 지났다. 해외 전문가들이 바라본 한국 금연정책의 성적표는 어떨까. 보건복지부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흡연에 대한 전 세계 공동 대처를 위해 채택한 국제협약) 비준 10년을 맞아 12,13일 ‘담배규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동아일보는 이 포럼에 참석한 해외 전문가 3인과 인터뷰를 하고 국내 금연정책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이들은 “확실한 금연 효과를 위해 담뱃값을 더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라 루이자 다 코스타 에 시우바 세계보건기구 사무국장


―현재 한국의 담뱃값은 적정한가?


“그렇지 않다. 일부 선진국의 경우, 한국에서 인상된 금액의 2배 이상을 지불해야 담배를 살 수 있다. 한국도 앞으로 추가 인상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가격이 오르면 청소년, 빈곤층의 구매도가 떨어지기 마련이어서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비가격 정책도 중요하지 않은가?

“물론이다. 특히 담배회사의 각종 영업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담배 제조 회사는 될 수 있는 한 정부의 정책을 반대할 것이다. 그들은 담배에 가향제 첨가 금지, 경고 그림 표시 등에 대해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난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담배회사의 이 같은 비난이야말로 비난받게 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청소년 흡연 예방에 꼭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

“한국의 편의점 진열대가 흥미롭다. 청소년들이 많이 사는 껌, 사탕 등이 놓인 곳 바로 뒤에 담배가 진열되어 있다.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던 학생들이 계산대에서 담배를 보며 ‘나도 담배를 피워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만든다. 이런 홍보 방식을 용납하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다.”





앨런 조너선 베릭 싱가포르-예일대 교수


―담뱃값 인상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은데….

“금연 정책 연구에 따르면 ‘갑자기, 한 번에’ 가격을 인상하는 게 금연에 효과적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것이 세수를 늘리려는 게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경고 그림 제도를 효과적으로 시행하려면?

“끔찍한 그림에 대한 충격은 어느 순간 무감각해진다. 계속해서 같은 그림을 사용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그림을 교체해야 한다. 호주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그림은 ‘30대 청년 브라이언의 변화’였다. 건강한 브라이언의 모습과 폐암 치료를 받는 브라이언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 줌으로써 흡연의 폐해를 경고한 것이다.”

―금연을 위한 강력한 규제는?

“호주는 2018년부터 ‘타바코 프리 제너레이션(TFG)’을 실시한다. 즉, 2000년 이후 출생자에겐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다. ‘흡연은 성인이 되는 통과의례’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담배를 연령별로 제한하는 게 아니라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일괄 제한하는 것이다. 지나친 법안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것이 흡연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본다.”





마틴 로 국제금연연구센터장


―경고 그림에 붙은 단서 조항은 적절한가?

“한국은 경고 그림을 도입하면서 ‘지나치게 혐오스러워선 안 된다’는 조항을 붙였다. 정신과학적 측면에서 ‘금연’을 유도하기 위해선 흡연에 대해 ‘공포’라는 자극을 줘야 한다. 자극이 클수록 반응도 크다. 단서 조항은 그 취지에 맞지 않다.”

―담뱃값이 오른 직후 흡연율이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고 있는데….

“금연 정책은 가격 정책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담배 부담금을 올리는 동시에 금연 구역을 확대하고, 담배 제조사의 판촉 홍보를 제한하면서 대국민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금연지원 서비스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어떻게 해결하나?

“한국은 금연 상담, 행동 변화 요법, 약물 처방 등 3가지를 모두 갖춘 ‘최고 수준(gold standard)’의 지원 서비스를 갖췄다. 하지만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접근성 확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비스가 없어서가 아니라 접근 절차가 복잡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금연 지원 서비스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히 소득 수준이 떨어지는 계층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이들이 손쉽게 금연 지원 서비스를 찾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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