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어촌편 2] 방어 or 부시리 이진욱이 낚은 월척의 정체

2015년 10월 30일 21:30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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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을 꾸준히 봐온 시청자라면 낚시가 얼마나 어려운지 어렴풋이 체감하셨을 듯 합니다. 차줌마 차승원의 요리를 돕기 위해 매일같이 낚시대를 들고 바다로 나가는 참바다 유해진도 큰 생선을 잡은 것은 지난 방송이 처음이었으니까요. 초심자가 운이 좋다는 ‘비기너즈 럭(beginnger's luck)’도 참바다 유해진의 만재도 낚시에서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랬던 그가 큼직한 우럭을 잡았으니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개인적으로 무한히 ‘회’를 외쳤지만 그 커다란 우럭은 조림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이번 주 삼시세끼 어촌편에서는 아마 그런 참바다 유해진을 좌절하게 만들 사건이 벌어진 듯 합니다. 손호준과 함께 만재도에서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온 이진욱이 ‘대어’를 낚았기 때문입니다. 네, 예고편 마지막에 낚시줄에 꿰어 푸드득! 한 그 생선 말입니다. 얕고 넓은, 짧은 식견으로 보자면 방어, 아니면 부시리로 보이네요!

 

● 방어, 부시리… 비슷하지만 다른 생선

 

넓적한 광어, 거무틔틔한 우럭, 줄무늬가 7개인 돌돔…. 명확한 특징이 있어 한 번에 ‘돌돔이다!’라고 알 수 있는 다른 생선과 달리, 방어인지 부시리인지 헷갈리는 이유는 둘이 매우 닮았기 때문입니다.

 

방어와 부시리는 둘다 농어목 전갱이과 물고기입니다. 등이 푸르고 지느러미와 옆구리에 노란 빛이 도는 것도, 크기도 닮았지요. 혹시 같은 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둘의 학명은 엄연히 다릅니다. 방어의 학명은 Seriola quinqueradiata, 부시리의 학명은 Seriola lalandi aureovittata 지요. Seriola는 방어속 물고기를 말합니다. 방어속에는 방어와 부시리를 비롯해 9종에 물고기가 있습니다만, 그 모두가 방어와 부시리처럼 서로 닮진 않았습니다. 둘이 얼마나 닮았냐면, 수산 시장에서 부시리인 줄 알고 방어를 사기도 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참고로 방어보단 부시리가 약간 더 비쌉니다.

 

등푸른 생선인 방어는 가장 작은 성체가 60cm일 정도로 큰 육식성 어류다. 푸른 등과 노란 옆줄이 특징이다.  - E-190(W) 제공
등푸른 생선인 방어는 가장 작은 성체가 60cm일 정도로 큰 육식성 어류다. 푸른 등과 노란 옆줄이 특징이다. - E-190(W) 제공

 

방어와 부시리를 구분하는 방법, 방어는 턱관절 끝이 각이 져있지만 부시리는 약간 둥글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방어와 부시리를 구분하는 방법, 방어는 턱관절 끝이 각이 져있지만(왼쪽) 부시리는 약간 둥글다(오른쪽). 

다행히 수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한 결과 방어와 부시리를 구분할 수 있는 쉽다면 쉬운(?) 방법이 잇습니다. 바로 방어나 부시리로 추정되는 후보 생선의 아가리 가장자리를 보는 것입니다. 아가리 가장자리, 턱관절 부분이 각이 진 채로 꺾여 있면 방어, 약간 둥글둥글하면 부시리입니다.

 

회를 뜬 뒤에도 구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시리는 흰살 회가, 방어는 붉은살 회가 많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흰살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부시리를 더 높게 치지만, 붉은 살을 좋아하는 일본에서 방어는 다랑어와 비슷하게 고급 생선으로 취급하곤 합니다. 참고로 일본어로 방어는 부리(ブリ)입니다. 이런 이름 때문에 부시리와 더 헷갈리기도 합니다. 부시리는 일본어로 히라마사(ヒラマサ)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히라스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 이진욱이 잡은 것은 방어일까, 부시리일까?

 

사실 전갱이는 작은 생선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 어종이지만, 방어와 부시리는 어마어마하게 큰 생선입니다. 둘다 1m 이상 자라는 육식 어종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에는 제주도에서 1m 25cm나 되는 방어를 낚았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방어와 부시리는 꾸준히 인기가 있는 어종입니다. 커다란 크기에 걸맞는 힘으로 낚시줄을 끊는 것은 예사요, 심하면 대를 부러뜨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잡고 난 뒤 성취감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방어와 부시리는 낚시를 하는 위치가 조금 다릅니다. 좋아하는 수온과 무리 지어다니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선 둘이 좋아하는 수온이 조금 다릅니다. 방어는 5~18℃, 부시리는 18~22℃의 수온을 좋아합니다. 예고편에서 부산 국제영화제(10월 1일~10일)가 끝났다고 했으니 촬영 날짜도 그 이후겠지요. 10월 우리나라 남해의 표층 수온은 약 22도 정도입니다. 수심이 깊어질 수록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물밑 수온은 22℃보다는 낮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수온만 가지고 부시리인지 방어인지 알기는 힘듭니다. 게다가 두 어종이 좋아하는 수온은 다르지만 같은 시기에 낚이는 경우도 많아 날씨만 가지고는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낚는 위치는 어떨까요? 방어는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물고기입니다. 좋아하는 수온을 따라 캄차카 반도 남쪽에서 대만 인근까지 돌아다니지요. 커다란 덩치가 무리를 짓는 습성 때문에 해안가에서는 보기가 드뭅니다. 그래서 방어 낚시는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 하는 경우가 많지요. 반면 부시리는 무리를 지어도 몇 마리만 함께 다닐 뿐입니다. 이 때문에 해안가 갯바위에서 부시리 낚시를 하는 모습을 보기가 쉽습니다. 예고편을 보면 이진욱은 배에서 낚시를 한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방어가 아닐까요? 사실 부시리는 낚시 초보자가 쉽게 낚기엔 매우 어려운 생선이라는 점에서도 전 방어에 한 표를 던집니다.

 

● 겨울에는 방어, 여름에는 부시리

 

방어와 부시리는 둘다 덩치가 큰 만큼 먹을 것도 많은 생선입니다만, 계절에 따라 먹는 방법이 다릅니다. 산란기와 관련해 몸에 지방이 꽉찬 시기에 따라 제철을 구분하기도 합니다만, 겨울 방어, 여름 부시리라는 말은 방어에 기생하는 기생충 때문에 붙여졌습니다.

 

보통 회를 먹을 때 기생충은 회의 신선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생선 기생충으로 가장 유명하며, 대부분의 바닷 물고기라면 가지고 있을 거라는 고래 회충(Anisakis)은 내장 속에 기생하다가, 생선이 죽은 뒤 살 속으로 파고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즉, 살아있는 생선을 바로 잡아 내장을 제거하면 기생충 위험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이지요. 고래회충은 인간에게는 기생활동을 하지 못하니, 익힌 다음에는 또 문제가 없고요.

 

하지만 방어에 기생하는 방어 사상충(Philometroides seriolae)은 조금 다릅니다. 방어 사상충은 처음부터 방어의 살 속에 기생합니다. 방어가 살아있는 동안에도 살 속에서 피를 빨아 먹고 사는 것이지요. 봄부터 여름까지 자란 뒤 생선의 몸을 뚫고 밖으로 나가는 성향이 있습니다. 즉 여름 방어는 기생충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회로 먹지 않는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부시리에게서는 방어 사상충이 잘 발견되지 않습니다. 고래회충이 종종 발견되긴 합니다만, 내장을 빠르게 제거하면 해결될 문제지요. 참고로 부시리는 낚시를 할 때 끝까지 힘을 줘서 도망가는 생선이라 ‘미사일’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낚시에 성공해 건져올릴 때면 곧 죽는 다는 의미기 때문에 잡자마자 바로 손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삼시세끼 어촌편, 매번 프로그램을 보고 글을 쓸 때마다 제철 회가 땡깁니다. 알싸한 소주도 한 잔 곁들여서 말이지요. 만재도는 남쪽에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곳은 강릉입니다. 지금은 도루묵과 양미리, 복어가 제철이라고 하네요. 마지막 방송이 나갈 때 쯤엔 휴가라도 써야겠습니다. 같이 가실 분 계신가요? ㅠㅠ

 

<지난 칼럼 보기>
☞ 삼시세끼 어촌편 만재도는 ○○○가 만들었다!
☞ [삼시세끼 어촌편2]차승원이 ‘물회’로 만든 우럭의 정체
☞ [삼시세끼 어촌편2] 참바다 유해진이 잡고 싶은 돌돔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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