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호 달 샘플에 묻은 유기물의 출처는 지구!

2015.10.29 18:20

'아폴로 미션' 수행 중 달 표면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을 들고 있는 우주인의 모습. - NASA 제공

 

1970년대 초 아폴로 16호, 17호가 달에서 가져온 토양 시료에서 유기물이 발견돼 주위를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탄소가 함유된 화합물을 뜻하는 유기물은 생명체의 재료이자 생명체가 만드는 대표적인 부산물이라는 점에서 생명체가 없는 달에서 발견된 유기물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당시 기술적 한계로 풀 수 없었던 미스터리를 최근 해결하며 결자해지했다.

 

제이미 엘리사 NASA 고다드우주항공센터 박사팀은 아폴로 미션의 달 토양 시료에서 검출된 유기물이 대부분 임무 수행을 위해 지구에서 가져간 물건 등에서 비롯된 오염 때문에 발견된 것이라고 지구 및 우주화학 전문지 ‘제오키미카 에트 코스모키미카 아크타(Geochimica et Cosmochimica Acta)’ 28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달에서 채취한 상태 그대로 특수 보관실에 밀폐 보관해둔 아폴로 16호, 17호의 토양 시료 7개에 유기물이 있는지 검사했다. 그 결과 당시와 마찬가지로 시료 전체에서 0.2~42.7ppb(1ppb는 10억분의 1)의 낮은 농도로 아미노산이 검출됐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기본 단위로 피부와 머리카락, 근육 등 생명체의 구성성분이다.

 

연구팀은 액체의 성분을 분석하는 ‘초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UHPLC)’와 입자의 질량을 측정하는 ‘비행시간질량분석기(FOT MS)’를 활용해 아미노산 분자에 포함된 탄소(C)의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했다. 탄소에는 분자량이 12인 탄소(C-12)와 중성자 1개가 더 많아 분자량이 13인 탄소(C-13)가 있는데 반응이 잘 일어나는 C-12가 생명체에서 주로 발견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생명체에 의해 생성된 아미노산 분자라면 C-12 비율이 더 높을 거라는 구상이었다.

 

분석 결과, 달 토양 시료의 탄소 동위원소 조성은 C-12의 비율이 더 높아 지구 생명체의 것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아폴로 미션 당시 지구에서 달로 옮겨간 물건이나 사람 등에 의해 토양 샘플이 오염되면서 유기물이 섞여 들어갔단 뜻이다.

 

물론 아미노산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수소 탄소 질소 등의 원소를 함유한 태양풍이나 아미노산 분자로 바뀔 수 있는 시안화수소 분자를 포함한 탐사선 로켓의 배기가스, 소행성 내부에서 생성된 아미노산이 충돌에 의해 운석으로 달에 떨어진 경우 등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제시됐다. 하지만 이들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내년에 시작되는 NASA의 소행성 샘플 반환 임무인 ‘오리시스-렉스 미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한다. 엘리사 박사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오염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외계에서 가져온 샘플에 실제로 존재할지 모를 유기물의 흔적이 지구에서 비롯한 유기물 탓에 묻혀버릴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하고 관련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료에서 동위원소 조성을 분석해 물질의 근원을 조사하는 기술은 아폴로 미션 당시엔 없었던 것”이라며 “이번 토양 시료처럼 중요한 자료를 미래까지 보존하는 일은 과거에 밝혀내지 못했던 사실을 인류가 알아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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