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어촌편2] 참바다 유해진이 잡고 싶은 돌돔의 정체

2015.10.23 18:00

 지난주 방송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참바다 유해진이 돌돔 낚시에 도전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낚알못(낚시를 알지 못하는)인 저라도 돌돔 낚시가 어렵다는 것은 압니다. 왜냐면, 돌돔은 비싸거든요.

 

검은 세로줄 7개가 또렷하게 보이는 돌돔. 그러나 성별과 환경에 따라 줄무늬가 없을 수도 있다. - E-190(W) 제공
검은 세로줄 7개가 또렷하게 보이는 돌돔. 그러나 성별과 환경에 따라 줄무늬가 없을 수도 있다. - E-190(W) 제공
○ 부르는 게 값, 귀한 몸 ‘돌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4대 돔’이 있습니다. 참돔, 벵에돔, 감성돔 그리고 돌돔입니다. 이들 이름 모두에 있는 ‘돔’은 가시지느러미를 뜻하는 말로, 돔을 가진 물고기를 도미라고 부릅니다. 생물학적 분류에 따르면 농어목 도미과 생물을 일컫는 말인데, 일부 가시지느러미를 가진 다른 친척 생물도 돔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바로 벵에돔과 돌돔이 도미가 아닌데도 돔으로 부르는 대표생물입니다. 벵에돔은 농어목 황줄깜정이과, 돌돔은 농어목 돌돔과거든요.

 

그 중에서도 오늘은 돌돔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삼시세끼 어촌편 2에서 바로 오늘 참바다 유해진의 돌돔 낚시 도전기가 펼쳐질 테니까요.

 

돌돔은 몸에 세로줄이 7개 나있는, 바위 틈새에서 사는 물고기입니다. 몸에 줄이 나서 줄돔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 청돔, 물톳, 갓돔, 벤찌라고 부릅니다. 어린 돌돔은 아홉동가리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우리가 보는 돌돔은 보통 손바닥 만한, 어린 돌돔입니다. 큰 돌돔은 낚시를 하는 분들을 제외하면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양식장에서 키운 돌돔은 대부분 보통 20~25cm, 약 200~300g에서 출하합니다.

 

하지만 자연에서 사는 돌돔은 훨씬 큽니다. 몸길이가 40cm가 될 정도로 자라지요. 수온 24~28℃ 정도를 좋아하는 아열대성 물고기로, 우리나라 남해 유역에서 살아갑니다. 여름이 되면 중부지방까지 올라왔다가 겨울이 되면 거문도나 제주도 같은 남쪽으로 내려가지요. 사는 범위는 수심 10~20m되는 바다 바닥입니다. 좋아하는 먹이들이 바닥에 있기 때문인데, 이 돌돔이 먹는 먹이 종류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돌돔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돌돔이 좋아하는 먹이는 전복이나 성게, 굴과 같은 해양 생물입니다. 새부리를 닮은 주둥이로 단단한 껍질을 깨뜨린 뒤, 알맹이만 쏙 빼먹습니다. 비싼 전복나 성게를 끼니로 먹다니! 이 때문에 사람들은 우스갯 소리로 돌돔 한 마리 무게를 1kg 늘리기 위해 먹이를 5000만 원 어치 먹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워낙에 좋은 것만 먹고 사는 덕에 사람이 돌돔을 먹을 때 버리는 부위도 없습니다. 살은 회를 떠 먹고, 껍질은 더운 물에 데쳐서 기름장에 찍어 먹습니다. 내장도 버리지 않습니다. 간은 회로 먹고, 쓸개는 소주에 담궈 먹는답니다. 남은 부분은? 당연히 탕으로 끓이지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고급 횟감이지만 유럽에서는 귀찮은 생선으로 취급한다. 전복이나 굴 같은 비싼 해산물을 잡아먹는 식성 때문이다. - Kawahara Keiga(W) 제공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고급 횟감이지만 유럽에서는 귀찮은 생선으로 취급한다. 전복이나 굴 같은 비싼 해산물을 잡아먹는 식성 때문이다. - Kawahara Keiga(W) 제공

○ 여름에는 돌돔을 잡는 이유는?

 

참바다 유해진의 낚시 도전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삼시세끼 어촌편 1에서는 감성돔 낚시에 도전했었지요. 이번에는 돌돔입니다. 대상어가 바뀐데는 만재도라는 장소와 여름이라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암석으로 된 섬인 만재도는 돌돔 낚시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특히 여름은 돌돔이 많이 잡히는 시기기도 합니다. 암컷 돌돔이 바로 이 시기에 바위 틈에 산란을 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수심 10~20m 깊이 바닥에 붙어사는 돌돔이 사람 가까이에 오는 시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갯바위에 붙어서 낚시를 해도 돌돔을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삼시세끼 어촌편2를 촬영한 여름에 잡기 딱 좋은 생선인 셈이지요.

 

하지만 돌돔을 먹기에는 요즘이 좋습니다. 낚시를 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우선 가격이 싸집니다. 양식장에서 이른 봄에 태어난 어린 돌돔을 요즘 출하하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돌돔이 살 수 있는 수온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던 대로 돌돔은 24~28℃의 수온을 좋아하는 아열대성 물고기입니다. 수온이 13℃로 내려가면 먹이를 먹지 않고, 8℃이하에는 살 수 없습니다. 즉, 우리나라 겨울 바다에서 돌돔은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자연에서 사는 돌돔이야 좋아하는 수온을 찾아가며 움직이지만 양식장은 불가능합니다. 즉 수온이 떨어지기 전에 양식장에 있는 돌돔을 시장에 내놔야 하는 것이지요.  

 

또 오래 키울 수록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돌돔은 바이러스에 취약한 어류입니다. 특히 돔류에 잘 감염되는 이리도 바이러스가 양식장에 들어온 순간 집단 폐사가 일어납니다. 이리도 바이러스는 수온이 20~30℃일 때 활발하므로, 돌돔이 좋아하는 수온과 딱 들어 맞습니다. 즉, 양식장 위치를 옮겨서 겨울을 잘 보낸다고 하더라도 뒤이어 다가오는 여름을 무사히 보내기 어려운 것이지요. 그래서 양식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수온이 올라가는 이른 5월에 치어를 양식장에서 풀어서 키운 뒤 수온이 완전히 떨어지기 직전인 11~12월에 시장에 내 보냅니다.

 

자연산을 고집하지 않는다면(자연산은 1kg에 15만 원이 넘을 때도 있습니다. 보통은 ‘자연산 돌돔: 시가’라고 써있는 메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슬슬 돌돔이 시장에 나올 시기니 먹으러 떠나는 것도 좋겠습니다. 주로 남해에서 양식을 하고 있으니 가을 바람을 쐬러 나가는 것도 좋겠지요.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돌돔 회 한 점을 입에 딱, 넣는 것을 상상만 해도 즐거워집니다. 참고로 크기가 작은 돌돔은 뼈채 썰어서 먹습니다. 뼈를 바르고 회를 치면 먹을 것이 얼마 나오지도 않거든요.

 

이 글을 쓰면서 생긴 문제는 매번 회가 먹고 싶어진다는 겁니다. 고추냉이 섞은 간장이나 참기름 섞은 쌈장을 살짝 찍어 먹는 쫄깃한 회,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네요. 

 

도움=국립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 황형규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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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제공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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