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과 서건창, 두산과 넥센 벤치 클리어링이 된 이유

2015.10.12 18:01

KBO 제공
KBO 제공
끝까지 가봐야 안다지만 아주 조금은, 두산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주말에 있었던 준플레이오프 이야기입니다.

 

SK 와이번즈와 일전을 치루고 올라온 넥센 히어로즈 앞에는 정규 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두산 베어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달 10일과 11일, 양일에 걸쳐 1, 2차전이 벌어졌지요. 우승을 향한 강렬한 욕구 앞에 두 팀은 치열한 승부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1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에서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던 중, 갑자기 눈이 번뜩 뜨이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양팀 선수 사이에서 시비가 붙어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까지 경기장 위로 올라오는, ‘벤치 클리어링’이었습니다.

 

수비를 하던 두산 베어스의 오재원 선수와 번트를 댄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 선수 사이가 험악해지자 선수들이 뛰어나왔습니다. 절반은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고, 나머지 절반은 상대 팀 기세에 눌리지 않기 위해 경기장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지요.

 

2012년 9월 6일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워싱턴 내셔널스 사이에서 일어난 벤치 클리어링. 덕아웃에 있는 선수까지 모두 경기장에 뛰어나와 팀 선수의 편을 들어준다.  - dbking(F) 제공
2012년 9월 6일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워싱턴 내셔널스 사이에서 일어난 벤치 클리어링. 덕아웃에 있는 선수까지 모두 경기장에 뛰어나와 팀 선수의 편을 들어준다.  - dbking(F) 제공

○ 모두가 뛰어나갈 때면, 본능적으로 함께 뛰어 나간다

 

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벤치 클리어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덕아웃(혹은 벤치)에 대기하고 있는 인원이 많은 단체 경기(야구, 아이스하키)에서 볼 수 있지요.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을 때 함께 행동하지 않으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해 벌금을 물리기도 한답니다.

 

사실 벤치 클리어링은 누군가가 뚜렷하게 잘못해서 일어나진 않습니다(정확히 말하면 경기를 보는 관객은 알기가 어렵습니다). 순간적인 감정에 욱해서 경기장으로 뛰어나갔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머리가 차갑게 식으면서 ‘그게 그렇게 화를 낼만한 일이었던가?’라며 진정이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과연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을 때 냉정하게 사태를 분석하고,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뛰어나가지 않는 선수는 보기 어렵습니다. 굳이 벌금 때문이 아니어도, 주변이 우르르 몰려 나가는데 따라 나가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마치 콘서트에서 어느 순간 관객이 모두 일어서 노래를 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집단 행동을 하게되는 이유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뇌가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잘못된 판단을 바로 잡으라고 명령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예측오차’라고 합니다. 어떤 판단을 했을 때 ‘대세’와 다르다면 뇌가 ‘네가 잘못 판단을 했을 테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신호를 보내는 거지요. 벤치 클리어링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해 보기 보단 주변을 따라 하는 것이 빠릅니다. 실제로 같은 팀 선수 편도 들어줘야 하고요.

 

☞모두가 ‘예’ 할 때 ‘아니오’ 하기 어렵다

 

과거에 벤치 클리어링이 심하게 벌어졌을 때는 중간에서 말리는 심판의 뼈가 부러지는 등 안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요즘 야구에서는 달려드는 선수가 있으면 동시에 말리는 선수가 있는 비교적 안전한(?) 벤치 클리어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신 이런 집단 행동을 통해 팀웍을 다시 한 번 공고히 다지는 계기로 만들곤 하지요. 싸운 뒤에 정든다고, 똑같은 행동에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나면 아무래도 분위기를 반전 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런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두산 베어스는 결국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갔고, 플레이오프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됩니다. 다음 경기는 13일인 화요일, 넥센의 홈구장인 목동시민야구장에서 펼쳐집니다. 두산이 1승을 마저 챙긴 뒤 플레이오프에 직행할까요, 아니면 넥센이 반격을 할까요? (개인적으론 넥센의 반격을 기대해봅니다.)

 

포스트 시즌은 투수전이 제맛이라지만, 그래도 야구의 꽃은 홈런일 테니까요. 비교적 구장이 작은 목동시민야구장이라면, 시원한 홈런이 여러 방 터지지 않을까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