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열매에서 ‘똥냄새’가 나는 이유

2015.10.06 14:06

단풍철인가봐요. 국가대표 가로수인 은행나무 잎이 노란색으로 변하기 시작했어요. 곧 붉은색, 갈색 등 다양한 단풍잎을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필자가 가을을 깨닫게 된 것은 노란 은행잎때문이 아니라, 은행의 구린내 때문입니다.

 

필자의 집 앞에는 거의 30년된 은행나무가 있는데, 은행 열매때문에 집앞은 거의 화장실처럼 냄새가 납니다. 바람이 불면 후두둑 떨어지는 은행 열매에 자동차에 흠집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떨어지며, 거기에 구린 냄새까지 풍깁니다.

 

은행 나무에 구린내만 없다면 정말 좋을 텐데요. 과학매체이다보니 이맘때면 "은행 열매에서는 왜 구린내가 나나요?"라는 문의가 들어옵니다. 그래서 과거에 보도한 은행나무 기사를 뒤져 봤습니다.

 

은행나무 열매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난다. - pixabay 제공
은행나무 열매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난다. - pixabay 제공

○은행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이유

 

은행나무가 암수가 따로 있다는 것은 아시죠? 은행 열매는 암나무에서만 열리는데요. 고약한 냄새는 암나무에 열리는 은행의 겉껍질에서 납니다. 겉껍질의 과육질에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nkgoic acid)’이 함유돼 있기 때문라고 합니다. 이 냄새와 더불어 은행 열매를 만지면 피부가 가려워 인간 외에 다른 동물은 은행열매에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인간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말 안해도 아시겠죠?) 은행나무를 산중에서 보기 힘들고 사람이 사는 곳 근처에만 번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하네요.


[KISTI의 과학향기]은행에서 구린내 나는 이유

○그럼에도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쓰는 까닭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쓴 까닭은 무엇일까요. 가로수로서 적합하기 때문이겠죠.

 

가로수로 선정이 되려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하네요. 공기를 정화해야하고, 공해와 병충해에도 강해야하고, 빨리 자라야 하고, 추위와 더위에도 살아남아야하고, 태풍에도 뽑히지 않아야하고, 여름에 그늘도 만들어줘야합니다. 게다가 미관상 예쁘기도 해야합니다. 까다롭죠?

 

은행나무는 소나무 등에 비해서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좋고, 버드나무처럼 꽃가루가 날리지 않으며, 병충해에 강하고 미관에도 좋기 때문에 전국 가로수의 20%, 도시 가로수의 40%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서울시 가로수로 은행나무가 뜨는 까닭

 

은행나무는 대표적인 가로수다. - pixabay 제공
은행나무는 대표적인 가로수다. - pixabay 제공

○은행나무 수나무만 심으면 될텐데?

 

그렇다면 고약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 수은행나무만 심으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게 구별이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어린 나무일때는 외관상으로 암수 구분이 안된다고 합니다. 약 15년 가량되면 모양이 달라져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DNA 검사로 수나무만 찾는 방법을 이미 개발했습니다. 어린 은행나무의 DNA에서 수나무에만 있는 물질 ‘SCAR-GBM’을 찾아 은행나무의 성별을 감별하는 것입니다.

 

이미 가로수로 자란 나무의 성별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아예 나무를 새로 심는 수 밖에요. 그렇지만 이게 다 돈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한 그루를 교체하는데 200~300만원씩 든다고 하네요. 서울만 해도 가로수의 약 10% 가량인 3만여 그루가 은행나무 암나무라고 하니, 교체 비용이 어머어마해요.

 

결국 세금을 들여서 해야하는데, 냄새 좀 난다고 세금을 펑펑 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조금씩 은행나무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꾸어 가겠다고 합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냄새좀 나더라도 참고 당분간 살아야 겠습니다. 혹시 압니까? 자꾸 맡다보면 친근해질지. ㅠㅠ


[어린이과학동아]가로수에도 ‘명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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