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노벨 생리의학상, 왜 그들이 받았나]年 2억 명에게 희망, ‘기적의 약’ 개발

2015년 10월 05일 23:00
노벨상 제공
노벨위원회 제공

※ 편집자 주

동아사이언스는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5~7일,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발표와 동시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보도자료를 번역해 공개합니다. 노벨위원회는 이 보도자료를 통해 수상자 선정 배경과 의미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어 원문보기>

 

 

<<2015 노벨 생리의학상은 인류를 괴롭혀 온 기생충 감염, 말라리아의 치료제를 개발한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수상했습니다. 기생충에 의해 감염되는 ‘사상충증’, ‘림프사상충’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한 아일랜드의 과학자인 윌리엄 캠벨 명예연구원,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 명예교수, 그리고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한 중국의 투 유유 주임교수가 영광의 수상자가 됐습니다.>>


기생충에 의한 질병은 1000년 넘게 인류를 괴롭혀 온 세계 주요 질병입니다. 특히 기생충에 의한 감염은 빈곤국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류의 건강과 복지 개선에 큰 장애물로 작용해 왔습니다. 이번 노벨상의 영광은 치명적인 기생충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윌리엄 캠벨 연구원과 오무라 사토시 교수는 ‘사상충증’이나 ‘림프사상충’ 그리고 다른 기생충 감염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인 ‘아버멕틴(Avermectin)’을 개발했습니다. 투 교수는 말라리아 환자의 사망률을 현저하게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약물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개발했습니다.

 

두 약물은 매년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2015 노벨생리의학상은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사상충증, 림프사상충, 그리고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한 것. 지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주 감염국으로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음을 알 수 있다. - 노벨상위원회 제공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사상충증, 림프사상충, 그리고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지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주 감염국으로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음을 알 수 있다. - 노벨위원회 제공

● 치명적 질병을 야기하는 기생충

 

인류는 생물학적으로 복잡한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비단 인류뿐 아니라 덩치가 큰 동물들, 다른 유기체에게 기생충은 치명적입니다.

 

의학적으로 기생충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 가량을 괴롭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남아프리카, 남미 지역에 이 질병들이 집중돼 있습니다.

 

사상충증과 림프절사상충은 이름이 함의하듯 기생충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입니다. 사상충은 눈의 각막에서 만성적인 염증을 야기해 궁극적으로는 눈이 멀게 하는 질병입니다. 림프절 사상충은 1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 질병으로 평생 만성종창, 상피병, 음낭수종 등을 야기하고, 정신과적 문제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인류를 계속해서 괴롭혀 온 질병입니다. 모기로 인해 발생하는 이 질병은 적혈구에 단일세포 기생충이 침투해 열을 야기하고, 심각한 경우에는 뇌에 손상을 입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도 합니다. 34억 명의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노출돼 있고, 매년 45만 명의 사람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취약한 질병입니다.

 

● 박테리아가 식물, 그리고 진귀한(novel) 감염 치료제가 되기까지

 

오무라 사토시 교수는 일본의 미생물학자로 유용한 천연 물질을 분리해내는 전문가입니다. 특히 그의 연구팀은 ‘스테렙토마이세스’ 속(屬)의 박테리아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속의 박테리아는 토양에서 살고, 항생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속에 포함되는 ‘스테렙토마이신’을 개발한 셀만 왁스먼은 1952년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오무라 교수는 독특한 대규모 토양 배양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일본의 토양들을 수거해 그 속에서 스테렙토마이세스 속의 박테리아를 추출하고, 이를 실험실 수준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러 개의 배양물 중에서 그는 향후 항생제 후보물질로 사용할 수 있는 50개의 유망한 배양물을 뽑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림1> 2015 노벨생리의학상은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사상충증, 림프사상충, 그리고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한 것. 지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주 감염국으로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음을 알 수 있다. - 노벨상위원회 제공
오무라 사토시 교수는 스테렙토마이세스 속의 새로운 박테리아를 발견해 생물체에 약물 성분으로 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일본의 토양 생물에서 미생물을 추출하고, 이를 실험실 수준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스테렙토마이세스의 다양한 배양물의 특성을 정리해 향후 약물로 사용할 수 있는 50개의 배양물을 추렸다. 그 중 ‘스테렙토마이세스 아베르미틸리스’ 성분이 ‘아버멕틴’의 주 성분이다. - 노벨위원회 제공
 
캠벨 교수는 오무라 교수팀이 선택한 스테렙토마이세스 배양물들 중에서 가장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박테리아를 골라냈다. 이는
캠벨 교수는 오무라 교수팀이 선택한 스테렙토마이세스 배양물들 중에서 가장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박테리아를 골라냈다. 이는 '아버멕틴'으로 향후 정제돼 '이버멕틴' 이라는 약물로 개발됐다. 이버멕틴은 사상충증, 림프절사상충 등 기생충 질환에 시달리는 인류와 동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 노벨위원회 제공

캠벨 연구원은 스트렙토마이세스 속에서 추출한 성분이 가축의 기생충에 대항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아버멕틴은 이후 추가적인 화학 가공을 거쳐 ‘이버멕틴’이라 불리는 더 효과적인 화합물을 만드는 데 쓰였습니다.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에게 임상시험한 결과 이버멕틴은 기생충의 유충인 마이크로필라리아를 효과적으로 박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무라 교수와 캠벨 연구원이 함께 이룬 연구 성과는 새로운 기생충병에 매우 효과적인 약물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 전엔 말라리아 치료를 위해 클로로퀸 또는 퀴닌이 쓰였지만 제대로 효과를 보진 못했습니다. 1960년대까지 말라리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실패했고, 그 결과 말라리아 발병은 점점 늘어 기승을 부리게 됐습니다.

 

투 교수는 고대 문학에 나오는 전통 약물들은 연구하다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했다. 개똥쑥에 흥미를 갖게 된 투 교수는 정제 과정을 거쳐
투 교수는 고대 의학 서적에 나오는 전통 약물들을 연구하다가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했다. 개똥쑥에 흥미를 갖게 된 투 교수는 정제 과정을 거쳐 아르테미시닌이라는 인체에 작용하는 약물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는 효과적인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 노벨위원회 제공

그 시기 중국의 투 교수는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전통 약초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투 교수가 말라리아에 감염된 동물을 대상으로 대규모 약초 시험을 한 결과, 개똥쑥(Artemisia annua)이라 불리는 국화과 식물의 추출물이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시험 결과는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투 교수는 고대 의학 서적을 읽으면서 개똥쑥에서 성공적으로 반응체를 추출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아르테미시닌이라고 불리는 물질을 최초로 선보인 사람이 됩니다.

 

아르테미시닌은 말라리아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말라리아 발병 초기 단계부터 기생충을 빠르게 박멸해 말라리아 예방약으로 대표되는 아르테미시닌은 치명적인 말라리아를 막는 전례 없는 효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 전 인류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아버멕틴과 아르테미시닌


아버멕틴과 아르테미시닌의 발견은 기생충병 치료의 판도를 바꿔놨습니다. 오늘날 아버멕틴에서 만들어진 이버멕틴은 기생충에 의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이버멕틴은 다양한 기생충에 효과적인 동시에 부작용이 적으며 전 세계 어디서든 쉽게 구해 쓸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빈곤한 지역의 강에 사는 파리 기생충을 통해 감염되는 열대 피부병인 사상충증과 림프관사상충을 앓던 수백 만 명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 이버멕틴의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치료제의 개발로 인류는 기생충병을 벼랑 끝까지 내모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이는 인류의 의학 역사가 이뤄낸 위대한 위업 중 하나가 됐습니다.

 

말라리아는 1년에 2억 명 가량의 사람들을 감염시킵니다. 아르테미시닌 역시 말라리아가 들끓는 지역에서 사용됐습니다. 이버멕틴과 아르테미시닌의 병행 치료를 진행한 결과 말라리아 환자의 사망률이 전체적으로 20%, 어린아이의 사망률은 30% 가량 감소했습니다. 아프리카만 봐도 1년에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셈입니다.

 

아버멕틴과 아르테미시닌의 발견은 치명적인 기생충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 치료에 혁명을 이뤘습니다. 캠벨 연구원, 오무라 교수, 투 교수는 기존 기생충병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변형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발견으로 인류가 얻은 혜택과 전 세계적인 영향력은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합니다.

 

▼ 2015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투 유유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왼쪽부터), 오무라 사토시 일본 기타사토대 특별영예교수, 윌리엄 캠벨 미국 뉴저지 주 매디슨 드루대 교수 - 노벨위원회 제공
투 유유 교수, 오무라 사토시 교수, 윌리엄 캠벨 연구원(왼쪽부터 순서대로). - 노벨위원회 제공

윌리엄 캠벨 (William C. Campbel)
윌리엄 캠벨은 1930년 아일랜드 라멘튼에서 태어났다. 아일랜드의 트리니티대에서 1952년 학사를 마친 후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1957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년까지 미국의 제약회사인 머크에서 연구원으로 종사했다. 캠벨은 현재 미국 드류대 명예연구원이다. 

 

오무라 사토시 (Omura Satoshi)
오무라 사토시는 1935년 일본 야마나시 현에서 태어났다. 1968년 일본 도쿄대에서 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70년 일본 도쿄공과대에서 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5년부터 1971년까지 일본 키타사토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뒤, 현재는 동대학에서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투 유유 (Tu Youyou)
투 유유는 1930년 중국에서 태어났다. 1955년 중국 베이징의대 약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1965년부터 1978년까지 중국 전통의학아카데미 조교수, 1979년부터 1984년까지 부교수, 이어 1985년부터 정교수를 역임했다. 2000년 이후 중국 전통의학 아카데미의 주임교수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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