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는 휘발유자동차를 이길 수 있을까

2015.09.29 18:00

오늘날 자동차라고 하면 휘발유를 태워 생기는 동력으로 움직이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표준’으로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내연기관 자동차는 환경문제 또는 에너지문제가 심각해질 때마다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았고, 많은 사람들은 그 ‘대안’으로 전기자동차를 거론해왔다. 전기자동차란 전기를 발생시키는 동력원 - 축전지가 대표적이고 최근엔 연료전지를 이용하기도 한다 - 을 차체에 달고 여기서 나오는 전력으로 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차를 말한다.

 

 

wikimedia.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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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연기관 자동차의 대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전기자동차는 기껏해야 수십년 전에 발명된 것이라고 인식되기 쉽다. 하지만 납축전지를 사용한 전기자동차는 독일의 벤츠가 휘발유 자동차를 발명한 1885년보다 이전인 1873년에 개발됐다. 발명왕 에디슨도 전기자동차에 큰 관심을 기울인 바 있다.

만약 전기자동차가 휘발유 자동차를 누르고 자동차 시장을 점령했다면 도시의 공기는 지금보다 한결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전기자동차는 왜 지고 말았을까? 먼저 기술적인 이유를 들 수 있다. 전기자동차는 휘발유자동차에 비해 속력을 많이 내지 못했고, 당시 축전지의 성능도 미약해 한번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도 휘발유에 비해 짧았다. 또 휘발유 자동차에 비해 차량가격이 비싸다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는 이유는 각 사업을 벌이는 기업가의 ‘비전 차이’였다. 20세기 초 휘발유의 공급부족이 이어지면서 전기자동차는 휘발유자동차를 누를 기회를 얻기도 했다. 또한 당시에는 전력공급회사들이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 전력을 소모하는 ‘전력기기’의 확산에 대단한 관심을 기울여 전기자동차는 전력회사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 사업자들은 전기자동차를 확산시킬 비전이 부족했다. 그들은 전기자동차를 기존의 마차를 대체하는 도심의 운송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와 달리 휘발유자동차 사업자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를 확장시킨다는 자동차의 가능성을 현실화하는데 적극적이었다. 만약 전기자동차 사업자들이 주유소와 같은 충전설비를 곳곳에 퍼뜨리고 포드식 대량생산을 통해 차량 가격을 낮추고, 자동점화장치의 개발이나 연비향상을 위한 기술개선노력에 힘썼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1910-20년대에 미국전기자동차협회가 설립되면서 전기자동차의 확산을 위한 켐페인이 벌이지기도 했고, 1909년에 에디슨이 납축전지보다 성능이 훨씬 향상된 니켈-철 축전지를 전기자동차용으로 내놓은 이후 성능향상 노력도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 대세는 휘발유자동차로 기울어진 상황이었고, 그후 전기자동차는 자동차의 주요무대에서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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