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효모의 기원을 찾아서

2015.08.17 18:00

대략 150년 전까지 누구도 효모가 뭔지 몰랐다. 하지만 인류는 효모가 거기 있는 줄도 모른 채 효모에 의지해 살아왔다. 완전한 무지 아래 우리는 효모를 파트너로 삼았다. 효모가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발효과정은 기적으로 보였다.

- 아담 로저스, ‘프루프’

 

천변 산책을 하다보면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사람이 목줄을 쥐고 있지만 산책을 주도하는 건 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가다가 멈춰 서서 냄새를 맡고 오줌을 찔끔 누고 맞은편에서 개가 오면 다가가려고 생떼를 쓴다. 그러다 똥이라도 싸면 주인은 쭈그리고 앉아 처리하기 바쁘다. 이래서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나왔을까.

 

애초에 인류가 어떻게 늑대를 개로 길들이게 됐는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지만 사냥 파트너로 삼기 위해서라는 가설이 그럴듯해 보인다. 아무튼 오늘날 이런 실용적인 목적으로 개를 키우는 사람은 별로 없고 대부분 ‘반려동물’ 즉 가족의 일원으로 대하고 있다.

 

애초에 부려먹을 목적으로 길들인 동물로는 개 말고도 소, 말, 당나귀, 낙타가 떠오른다. 오늘날 대부분 지역에서 인류는 동물의 힘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그 수가 많이 줄었다. 소만이 예외적으로 개체수가 급증했는데, 개처럼 심리적 위안이 되지는 않지만 생리적 즐거움(젖과 고기)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인류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생물(동물은 아니다)이 있다. 아무리 기계화 자동화가 되도 일감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인류에게 술과 빵을 만들어준 미생물 효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근 효모는 ‘합성생물학’이라는 이상한 기술을 개발한 인류에게 자신의 게놈까지 맡긴 상태다. 그 결과 이제 효모는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아르테미신(말라리아약)과 모르핀까지도 만들어내고 있다.

 

효모의 현미경 사진. 단세포 진핵생물인 효모는 평소 무성생식(출아)으로 번식한다. - 위키피디아 제공 제공
효모의 현미경 사진. 단세포 진핵생물인 효모는 평소 무성생식(출아)으로 번식한다. - 위키피디아 제공 제공

 

어쩌면 개보다도 중요할지 모를 인류의 파트너 효모의 세계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1부는 양조를 중심으로 효모와 인류의 만남을 다루고, 2부는 최근 합성생물학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효모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한다.

 

●실체 인정받은 지 150년밖에 안 돼

 

균류(fungus)의 일종인 효모는 현재까지 1500여종이 알려져 있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효모는 그 가운데 발효를 통해 에탄올을 만드는 능력이 있는 사카로미세스속(Saccharomyces)의 미생물을 뜻한다. 단세포 진핵생물인 효모는 당연히 맨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현미경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그 존재조차 몰랐다.

 

그럼에도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효모를 이용해 술을 빚고 빵을 구웠다. 포도 같은 몇몇 과일에는 자연상태에서 껍질에 효모가 존재한다. 상처가 나거나 오래 방치된 과일에서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액체가 생긴다는 걸 발견한 인류는 이를 더 많이 만들려고 궁리하다가 양조를 발명했을 것이다. 그리고 가끔 빵 반죽을 부풀이 폭신폭신한 빵이 얻어졌다(반죽에 효모 포자가 떨어져 당분을 먹고 내놓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어느 날 한 사람(아마도 이집트인)이 이렇게 부푼 반죽을 오븐에 넣기 전에 일부 떼어내 새 반죽에 섞으면 그 반죽도 부푼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것이다.

양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거품이 일면서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난다. 효모의 영어 yeast는 ‘끓는다’는 뜻의 덴마크어에서 왔다. 맥주양조과정에서 나오는 거품. - 위키피디아 제공
양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거품이 일면서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난다. 효모의 영어 yeast는 ‘끓는다’는 뜻의 덴마크어에서 왔다. 맥주양조과정에서 나오는 거품. - 위키피디아 제공

 

효모의 영어 yeast는 네덜란드어 gist에서 나왔는데 이 말은 ‘끓는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왔다. 술이 발효될 때 거품이 부글부글 일기 때문이다. 한편 프랑스어로는 levure, 독일어로는 Hefe인데 둘 다 어원은 ‘들어 올리다’는 뜻이다. 빵 반죽을 부풀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효모의 실체는 모호했기 때문에 세계 최초의 식품안전법이라고 할 수 있는 1516년 독일의 ‘청정법률(Reinheitsgebot)’에는 맥주의 성분을 ‘보리와 호프, 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17세기 현미경을 발명한 네덜란드의 안톤 판 레이우엔훅은 막 발효가 끝난 맥주 한 방울을 관찰하다 달걀 모양의 미생물을 발견했다. 그는 그림까지 그린 보고서를 런던왕립학회에 보냈지만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렇게 한 세기 반이 지난 1837년 독일의 생리학자 테오도어 슈반은 판 레이우엔훅이 관찰한 미생물이 발효를 일으키는 주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미생물이 당분을 에탄올로 바꾼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1837년 독일의 생리학자 테오도어 슈반은 효모가 발효를 일으킨다고 제안했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효모발효는 19세기 말에야 널리 인정됐다. 슈반의 모습.  - 위키피디아 제공
1837년 독일의 생리학자 테오도어 슈반은 효모가 발효를 일으킨다고 제안했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효모발효는 19세기 말에야 널리 인정됐다. 슈반의 모습.  - 위키피디아 제공

그의 동료 프란츠 메옌은 이 미생물에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지에(Saccharomyces cerevisiae)’라는 학명을 붙였는데 사카로미세스는 당곰팡이, 세레비지에는 맥주라는 뜻이다. 사카로미세스 세레지비지에는 맥주효모 또는 빵효모라고 부르는데, 어원을 보면 맥주효모가 맞지만 혼란의 여지가 있어서(뒤에 언급한다) 빵효모로 쓰겠다.

 

그럼에도 그의 주장은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년이 지나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가 발효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나서야 사태가 바뀌기 시작했다. 파스퇴르는 1866년 ‘와인연구’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학계에서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효모가 발효를 주도하는 미생물임이 공인됐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 책이 나온 뒤에도 일부 과학자들은 발효가 여전히 순수한 화학적 과정이라고 주장했고 19세기 말에 가서야, 즉 이런 사람들이 다 죽고 나서야 논쟁이 끝났다.

 

개도 그렇지만 빵효모도 게놈이 해독된 뒤 본격적으로 인류가 길들인 과정을 재구성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참고로 빵효모의 게놈은 진핵생물로는 최초로 1996년 해독됐다. 개와는 달리 그 존재조차 몰랐지만 인류는 효모를 길들여왔다. 즉 맛과 향이 좋은 술이 나오면 그 찌꺼기를 잘 보관했다가 다음 발효를 할 때 넣어주고 안 좋은 술이 되면 버리고 통을 깨끗이 씻는 방식으로 선별을 해온 셈이다.

 

2005년 미국 워싱턴대의 유전학자 저스틴 페이는 인류에게 술과 빵을 선사한 빵효모는 도대체 어디서 왔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답을 얻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빵효모 균주 81가지를 수집해 유전자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학술지 ‘플로스 유전학’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220회 넘게 인용된 이 논문에 따르면 인류가 이용하는 빵효모는 약 12000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처음 길들여졌다. 그리고 약 3800년 전 이 가운데 일부가 오늘날 사케(일본 청주) 효모로 특화됐고 약 2700년 전 와인 효모가 특화됐다는 것. 그리고 포도밭에 있는 자연의 효모는 사실 야생이 아니라 와인양조장의 효모가 ‘탈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개로 치면 들개다).

 

그렇다면 진정한 야생 빵효모(개로 치면 늑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페이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존재하는 것 같다. 즉 균주 81종 가운데 참나무 수액 같은 야생상태에서 수집한 종류는 유전적 다양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이 균주들이 야생 효모임을 시사하는 결과다.

 

●2011년에야 라거맥주 효모의 조상 찾아

 

앞서 필자가 사카로미세스 세레지비지에를 학명의 뜻에 맞는 맥주효모보다 빵효모로 쓰겠다고 언급한 건 맥주의 종류에 따라 쓰이는 효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맥주의 대세인 라거맥주를 만드는 효모는 사카로미세스 세레지비지에가 아니다! 빵효모는 에일맥주를 만드는데 색이 짙고 향이 풍부하지만 맥주 특유의 알싸한 느낌은 덜하다.

 

효모가 발효를 일으킨다는 이론이 거의 정설이 된 1882년 덴마크 칼스버그맥주의 미생물학자 에밀 크리스티안 한센은 자사 맥주의 잡냄새 원인을 밝히는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는 당시 막 페트리접시에 미생물 콜로니를 배양하는 방법을 개발한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를 방문해 배양법을 익힌 뒤 이듬해 맥주 시료에서 효모 네 종을 분리해냈다. 그리고 각 효모로 맥주를 만들어 그 가운데 하나가 칼스버그맥주의 진짜 맛을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칼스버그는 이 균주만 사용했다.

 

1908년 한센은 이 효모에 사카로미세스 칼스버겐시스(S. carlsbergensis)라는 학명을 붙였다. 이 효모의 특징이 빵효모와 많이 달라 독특한 균주가 아니라 별개의 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즉 라거맥주는 에일맥주에 비해 저온에서 발효가 잘 되고 에스테르라는 과일향기성분을 덜 만들기 때문에 달짝지근한 맛은 덜하지만 맥주 특유의 쌉쌀한 청량감은 더 높다.

 

또 에일맥주의 효모는 발효가 끝나도 술에 떠다니는 반면(상면발효), 라거맥주의 효모들은 서로 뭉쳐 아래 가라앉는다(하면발효). 그러나 1870년 독일의 미생물학자 막스 리스가 이미 하면발효 효모에 대해 사카로미세스 파스토리아누스(S. pastorianus)라는 학명을 지었고 훗날 둘은 같은 종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칼스버겐시스는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 참고로 파스토리아누스는 파스퇴르의 라틴어식 표기다.

 

유전자분석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사카로미세스 파스토리아누스가 정말 빵효모와는 다른 종인가를 조사했고 그 결과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즉 파스토리아누스는 잡종으로 게놈 절반만이 빵효모에서 온 것. 반면 나머지 절반을 제공한 효모의 실체는 모호한 상태였다.

 

2011년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에는 파스트리아누스 게놈이 절반을 부여한 조상 효모를 찾았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놀랍게도 라거맥주가 탄생한 유럽이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의 숲에서 채집한 야생 효모였다. 이 효모의 개놈을 분석한 결과 파스트리아누스 게놈의 미지의 절반과 99% 동일했다. 사카로미세스 유바야누스(S. eubayanus)로 명명된 이 효모는 10도 내외의 저온에서도 발효를 할 수 있는 반면 맥아당은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맥아당은 맥주에 많이 들어있는 당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아르헨티나의 숲 속에 있는 야생 효모가 유럽으로 날아가 빵효모와 결합해 잡종을 만들어내게 된 걸까. 2011년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신대륙발견으로 대서양무역이 시작되면서 사카로미세스 유바야누스가 유럽으로 건너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우연히 에일맥주양조장에서 빵효모와 만나 잡종이 나왔고 이걸로 발효를 해 나온 새로운 풍미의 맥주(라거)가 입맛에 맞자 잡종 효모를 길들여 오늘날 라거맥주 우위의 시대로 이어졌다는 것.

 

그러나 하면발효 맥주에 대한 기록은 14세기에 처음 나오기 때문에 이 가설은 설득력이 약하다. 2014년 중국 연구진들은 중국과 티벳, 몽고에서도 유바야누스가 존재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따라서 파스토리아누스가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한편 효모의 게놈연구가 진행되면서 파스토리아누스도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잡종이 일어날 때 유바야누스에서 게놈 이배체(2n)와 빵효모에서 반수체(n)를 받은 ‘이질3배체(allotriploids)’인 자츠(Saaz) 타입과, 양쪽에서 이배체를 받은 ‘이질4배체(allotetraploid)’인 프로흐버그(Frohberg) 타입이 있다. 게놈의 기여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자츠 타입은 유바야누스에 더 가깝고 프로흐버그 타입은 빵효모에 더 가깝다. 1883년 한센이 칼스버그맥주에서 분리해 사카로미세스 칼스버겐시스라는 학명을 붙여준 효모가 바로 자츠 타입이다.

 

학술지 ‘분자생물학과 진화’ 8월 11일자에는 사카로미세스 유바야누스의 좀 더 정확한 게놈해독과 함께 길들여진 과정에 대한 논문이 실렸다. 이에 따르면 파스토리아누스의 자츠 타입과 프로흐버그 타입은 거의 비슷한 유바야누스와 서로 꽤 다른 빵효모 균주 사이에서 따로따로 만들어진 잡종이다.

 

●술이 향기로운 까닭은

 

인류가 늑대를 길들인 뒤 수백 가지 품종의 개를 만들어낸 것처럼 야생의 효모를 길들여 오늘날 다양한 특성의 균주를 얻었지만 효모의 본질적인 특성을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즉 에탄올 생산 효율을 높이고 내성(에탄올 농도가 올라가면 효모도 죽는다)을 키우기는 했지만 에탄올을 만드는 능력 자체는 1억여 년 전 효모가 획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탄올은 다른 미생물을 죽이는 강력한 살균제다.

 

그러나 효모가 내는 다양한 풍미(여러 휘발성물질을 만드는 능력)에는 사람의 역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다. 자연계에서 효모에게 이런 미적인 측면까지 요구하는 존재는 없을 테니까. 과연 그럴까.

 

2014년 학술지 ‘셀 리포츠’ 에는 효모가 향기 성분을 만드는 건 초파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과일껍질을 한참 두면 꼬이는 작은 파리가 바로 초파리다. 과일 표면에 사는 효모가 당분을 발효시키면서 향기성분을 내 초파리가 과일 냄새를 더 잘 맡고 찾아오기 쉽게 한다는 것. 효모는 발효과정에서 과일과 꽃향기를 내는 성분들도 만들어낸다. 즉 배 향기인 에틸아세테이트, 바나나 향기인 아이소아밀아세테이트, 꽃 향기인 페닐에틸아세테이트 등이다.

 

효모가 이런 성분을 만들 때 ATF1이라는 효소가 있어야 한다. 효소는 단백질 촉매로 세포 내에서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자들은 효모가 이 효소를 만들지 못하게 할 경우 초파리가 정말 덜 꼬이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당분이 있는 배양접시 두 개를 준비해 한쪽은 정상 효모를, 다른 한쪽은 ATF1 효소가 고장난 돌연변이 효모를 넣어 발효를 했다. 그 결과 둘 다 정상적으로 알코올 발효가 일어났지만 돌연변이 효모가 들어간 쪽은 향이 훨씬 약했다. 예상대로 양쪽에 각각 배양접시를 둔 뒤 초파리를 풀어주자 초파리들은 정상 효모가 발효시킨 쪽으로 몰려들었다.

 

효모가 발효과정에서 다양한 향기성분을 만드는 건 널리 퍼지기 위해 곤충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라는 사실이 지난해 밝혀졌다. 초파리 다리에 붙어있는 효모(녹색). - 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효모가 발효과정에서 다양한 향기성분을 만드는 건 널리 퍼지기 위해 곤충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라는 사실이 지난해 밝혀졌다. 초파리 다리에 붙어있는 효모(녹색). - 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그렇다면 왜 효모는 향기로 초파리를 불러들일까. 효모는 곰팡이의 일종이지만 포자를 만들어 이동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즉 누군가가 옮겨주지 않으면 새로운 서식처를 찾지 못한다는 말이다. 마치 꽃이 향기와 화밀을 내 꿀벌을 끌어들여 꽃가루를 몸에 묻혀 수분을 하듯이 과일 표면에 있는 효모가 향기성분을 만들어 과일을 더 향기롭게 함으로써 찾아온 초파리 몸에 묻어 새로운 서식처를 찾아가는 것이다. 실제로 과일을 찾은 초파리를 잡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다리나 더듬이에 효모가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류는 발효과정에서 에탄올을 잘 만들고 향기를 더 진하게 만들어주는 효모를 오랜 세월에 걸쳐 알게 모르게 선별해왔다. 하지만 이건 양(강도)의 문제일 뿐 인류가 애초에 에탄올과 향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미생물을 이렇게 변화시킨 건 아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합성생물학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부에서는 진정한 마이크로공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효모에 대해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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