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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숨은 ‘수학 강국’일까

2015년 08월 07일 07:00
이미지 확대하기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나란히 종합 3위와 4위를 기록한 남한과 북한 청소년들. 시상식이 끝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 대한수학회 제공
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나란히 종합 3위와 4위를 기록한 남한과 북한 청소년들. 시상식이 끝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 대한수학회 제공

“북한 청소년들은 수학 공부를 전투적으로 합니다. 대학 진학을 미루고 2년 동안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만 준비하는 경우도 있어요.”

 

지난달 15일 태국 치앙마이에서 막을 내린 제56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북한이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로 종합 4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1995년부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 대표단을 이끌어 온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교수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성적으로만 보면 북한은 수학 강국”이라고 말했다.

 

● 북한은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숨은 강자’

 

북한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과학 분야의 국제올림피아드에는 참가하지 않고 1990년부터 유일하게 수학올림피아드에만 참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2번 참가해 금메달 17개와 은메달 29개, 동메달 9개를 수확했다.

 

송 교수는 북한 학생들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선전하는 비결에 대해 “가장 뛰어난 학생들을 모아 집중 훈련을 한 결과”라고 추정했다. 북한의 학제는 한국으로 따지면 초등학교(소학교) 4년과 중·고등학교(중학교) 6년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지역마다 우수한 학생을 모은 ‘제1중학교’가 있는데, 여기서 또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해 ‘평양 제1중학교’로 모은다. 올림피아드 대표는 대부분 평양 제1중학교에서도 가장 뛰어난 학생들로 구성된다.

 

특히 북한 대표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16세밖에 안 되기 때문에 올림피아드 대표로 뽑힐 경우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2년 동안 올림피아드 준비만 하기도 한다. 송 교수는 “2007년부터 북한 대표단을 이끌어 온 함용철 단장(평양 제1중학교 교사)과 올림피아드 대회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매우 강도 높은 교육을 시키는 것 같다”고 전했다.

 

북한 대표단은 성과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실격 처리를 당하기도 했다. 1992년과 2010년 부정행위 판정을 받은 것이다. 2010년에는 학생 4명이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를 푼 것으로 드러나면서 함 단장이 학생들에게 문제 풀이법을 가르쳐 줬다는 혐의를 받아 결국 실격으로 처리됐다.

 

송 교수는 “2010년 대회 실격은 북한이 오랜만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등장해 갑자기 좋은 성적을 내자 경쟁국들의 견제를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북한이 2010년 대회에서 실격당하지 않았다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역대 최고인 종합 2위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2006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만난 남북 수학자들. 왼쪽부터 김두진 평성 수학연구소 연구원, 정재부 평양수학연구소장, 김도한 교수(당시 대한수학회 부회장). - 김도한 교수 제공
2006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만난 남북 수학자들. 왼쪽부터 김두진 평성 수학연구소 연구원, 정재부 평양수학연구소장, 김도한 교수(당시 대한수학회 부회장). - 김도한 교수 제공

● 프로 수학자는 국제 수준에 한참 뒤져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북한이지만 정작 ‘프로’의 세계인 국제 수학계에서는 그다지 두드러진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 여건 때문에 순수 수학을 연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기술 분야에 필요한 응용 수학을 연구하기 때문이다.

 

KAIST 학술정보운영팀이 1976년부터 2015년 6월까지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북한 수학자들의 논문을 조사한 결과 총 42건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과학과 수학 전 분야에서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북한 과학자들의 논문은 총 294건이다. 

 

2009년 5월 ‘대한수학회보’에는 한송철 김일성종합대 수학 및 기계공학과 교수가 중국 수학자와 함께 논문을 싣기도 했다. 당시 대한수학회장이던 김도한 서울대 수리과학부 명예교수는 “북한 학자가 남한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한 첫 사례”라며 “북한 수학자들이 많이 연구하는 분야는 편미분 방정식과 최적화 등으로 순수 수학 관련 연구는 거의 없다”며 “연구 수준도 한국이나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 수학자들의 실력 격차가 국제적인 고립에서 기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학문 연구에서는 국제적인 교류와 최신 지식 습득이 중요한 만큼 폐쇄적인 사회 구조가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가끔 해외 학회에서 북한 수학자들을 만나면 논문 한 편이라도 더 보려고 시간을 쪼개서 북한에서는 금지된 구글 검색을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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