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입은 신부날개매미충

2015.07.26 18:00
전나무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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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 안의 두뇌탐험 정신의학

(고시노 요시후미 著, 전나무숲 刊)

 

감기 몸살이 걸리면 쉽게 병원을 찾지만 ‘마음의 감기’가 생겼을 때에는 혼자 고민하기 일쑤다. 스스로 이상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져 정신병원의 문턱을 넘기가 어렵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8%인 약 320만 명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전 국민의 20% 정도는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처럼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은 특별한 사람이 걸리는 질병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평범한 질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 책의 저자 고시나 요시후미는 일본의 신경정신과 교수로 정신과에 내원하는 것은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약물 치료에 대해 환자들이 자주하는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제공한다. 가령 마음의 병은 ‘정신력’으로 치유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완치를 앞당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 항우울제의 ‘벤도지아제핀’ 성분이 뇌의 활동을 억제해 두뇌 회전을 느리게 한다는 부작용을 알려주면서도 투약을 중단하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다고 조언한다.

 

 

 

들녘 제공
들녘 제공

■ 케미가 기가 막혀

(이희나 著, 들녘 刊)

 

‘물, Water, みず(미즈), Wasser(바써), Shui(쒀이)’.

 

70억 인구가 사는 지구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종류는 무려 6700여 가지나 된다. 같은 사물을 지칭하는 방식도 그 만큼 다양하다. 물을 표현하는 방식도 나라마다 제각각이지만 화학으로는 H2O 하나면 만사능통이다. 이처럼 화학식을 통해 전 세계인은 하나의 언어로 사물에 대해 말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다.

  

고등학교 화학 교사인 저자는 유명 화학자들이 진행했던 14가지의 실험을 책 속에 재현해냈다. 하지만 교과서처럼 딱딱하지 않게 실생활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가령 전기분해를 통해 은수저의 녹을 제거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산과 염기의 중화반응을 통해 김치찌개의 신맛을 잡는 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케미’란 드라마나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이 실제로도 조화롭게 잘 어울릴 때 사용하는 신조어로 화학 반응을 의미하는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줄임말이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친밀한 화학을 교과서 속 이론이 아니라 실험을 통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화학과의 ‘케미’가 돈독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상의숲 제공
상상의숲 제공

■ 곤충들의 수다

(정부희 著, 상상의 숲 刊)

 

‘위잉~’하고 귀옆으로 모기라도 지나가면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어릴 적 놀러간 시골 할머니 댁에서는 평소에 보지 못했던 다리가 많은 벌레들이 스르륵 지나가 밤잠 못 이룬 기억도 있을 것이다.

 

‘한국의 파브르’라고 불리는 정부희 고려대 한국곤충연구소 연구교수가 20여 년 곤충과 동고동락하며 관찰한 곤충들의 모습을 책으로 써냈다. 이 책은 사실적인 사진이 대부분인 기존의 곤충 서적들과는 달리 인문학적 감성을 담았다.

 

특히 여성과학자의 시선으로 곤충들의 외형을 패션에 빗대어 설명한 점이 흥미롭다. 신부날개매미충의 배 끝 하얀 솜털 뭉치를 ‘웨딩드레스’로 표현하는가 하면, 모시금자리남생이잎벌레는 속이 훤히 내비치는 시스루 패션을 고집하는 것으로, 새노란실잠자리는 ‘연두저고리 다홍치마’를 입은 것으로 표현해낸다.

 

저자가 아기자기한 표현에 빗대 설명하는 40여 종류 곤충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징그럽게만 느껴지던 곤충들의 속사정이 들리는 듯 하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곤충들을 어여쁘게 봐달라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하찮고 스멀거리는 이 징그러운 녀석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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