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배달된 ‘탄저균’의 정체는?

2015.05.28 11:50

한동안 잊혀졌던 그 이름 ‘탄저균’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28일 오전 현재 주요 포털 실시간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탄저균이 우리나라의 오산미군기지를 비롯해 미국 내 군기지 9곳에 실수로 배달됐다는 뉴스가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오늘 DSINSIDE에서는 과거 본지에 소개됐던 기사들을 토대로 탄저균과 관련된 과학 상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초식동물 전염병 세균

 

탄저병은 본래 소나 양 등 가축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입니다. 탄저균은 1876년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가 처음 존재를 밝혔고 백신은 1881년 루이 파스퇴르가 만들었습니다. 탄저균은 흙 속에 서식하는 작은 세균입니다. 주변에 영양소가 부족해지면 탄저균은 작은 포자(두껍고 튼튼한 껍질에 싸여있는 박테리아 세포)를 형성하고 휴면 상태로 지내는데, 이 포자를 소나 양 같은 초식동물이 먹으면 탄저병에 걸립니다. 감염된 가축은 입과 직장의 출혈로 심한 패혈증을 일으켜 죽습니다.

 

[관련기사]
<정체 드러난 탄저균 게놈>, 동아사이언스 2003년 08월 05일자

 

 

◇ 지하수 오염 가능성 있어

 

따라서 가축을 많이 키우는 시골 지하수에도 탄저균이 섞여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구제역 등 동물 전염병이 발생할 때 가축을 집단 매몰시키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2011년 가축 매몰지에서 나온 침출수가 식수원을 오염시킨 사례가 경기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에서 처음 확인된 바 있는데요. 동물 사체에서 나온 침출수에는 대장균, 장바이러스, 암모니아성 질소 같은 유해화학물질, 그리고 탄저균도 함유돼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김포서 침출수 유출 ‘먹는 물’ 첫 오염>, 동아일보 2011년 02월 17일자

 

 

◇ 치사율 높은 치명적인 세균

 

사람이 탄저병에 걸리는 경로는 크게 3가지라고 하는데요. 상처난 피부를 통해 탄저균을 접촉할 경우, 공중에 떠다니는 탄저균을 들이마실 경우,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덜 익혀 먹을 경우입니다. 가장 치명적인 건 호흡기를 통한 감염입니다. 약 1만 개의 탄저균 포자가 허파 깊숙이 들어가면 림프절로 이동한 뒤 발아하여 증식하는데요. 초기에 항생제를 다량 복용하는 등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호흡기 감염의 치사율은 90%에 이릅니다.

 

[관련기사]
<탄저균 Q&A - 호흡기 통해 감염땐 치사율 90%>, 동아사이언스 2001년 10월 18일자   

 

 

◇ 대표적인 생물학무기

 

이러한 강력한 독성 때문에 탄저균은 생물학무기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탄저균은 단 10kg으로 90만 명을 살상할 수 있을 만큼 치명적입니다. 또한 짧은 시간에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탄저균을 포자 상태로 만들면 흰색 또는 베이지색 가루가 되는데요. 이 공포의 백색 가루를 우편물에 넣어 보내는 식의 테러도 실제 발생해 2001년 미국에서 5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티스푼 양보다 적은 2g의 탄저균 공격을 받은 우체국은 건물을 원상회복시키기 위해 20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야 했습니다. 탄저균은 공기 중에서는 24시간, 땅속에서는 100년 넘게 살아남을 수 있고 햇볕을 쬐거나 소독을 해도 잘 죽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공포의 탄저균’ 플라스마로 없앤다>, 동아일보 2008년 10월 10일자

 

 

◇ 바이러스가 아니라 세균

 

이번 사태에 대해 미 국방부는 생물학무기 방어를 위해 탄저균 실험이 필요하다면서 탄저균을 각 군부대 연구기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주한미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북한의 생물학무기 위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북한에는 최소 20곳의 생물학무기 시설이 있다는 점에서 탄저균 공격은 실질적인 위협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탄저균은 요즘 이슈가 되는 메르스(MERS) 같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박테리아’, 즉 세균이라는 점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사람 사이에 감염되는 전염병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하기 바랍니다.

 

[관련기사]
<박테리아 vs 바이러스… 어떤 것이 더 셀까>, 동아사이언스 2008년 0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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