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때문에 농사 어렵다? 인공강우로 제2의 농업혁명 꿈꾼다

2013.05.24 10:27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고민은 어떻게 하면 원할 때 물을 댈 수 있을까 였다. 이 때문에 이집트와 중국 등 고대문명 국가에서는 '물을 정복하는 자가 나라를 지배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과연 원할 때 비가 내리게 하는 기술이 있을까? 최근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강우' 기술이 이런 꿈을 어느 정도 실현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공강우’는 인공적으로 비나 눈이 내리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름씨’를 뿌려 구름입자들이 서로 뭉치게 유도해야 한다. 보통 구름입자가 100만 개 이상 합쳐져야 1~3mm 정도 크기의 빗방울이 만들어지는데, 구름씨가 적으면 하늘에 구름이 아무리 많아도 빗방울이 생성되지 않는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는 비를 내리게 할 수 없는 만큼 ‘증우(增雨)’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는 시각도 있다.

 

  구름씨로 쓰이는 물질은 다양하다. 중위도나 한대지방에서 발달하는 0℃ 이하의 높은 구름에선 주로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을 사용한다. 요오드화은이 타면서 생긴 작은 입자들이 빙정핵 역할을 하거나, 드라이아이스가 구름입자를 빙결시켜 응결핵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눈결정과 입자 모양이 비슷한 요오드화은이 더 많이 쓰이는 추세다.

 

  반면 열대지방에 주로 발달하는 0℃ 이상의 낮은 구름에선 염화나트륨이나 염화칼륨과 같은 흡습성 물질을 사용한다. 이들 물질 주변에 구름입자가 달라붙어 빗방울 무게가 무거워지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구름씨만 뿌린다고 모든 구름에서 비나 눈이 내리는 건 아니다. 대류운이나 층운형 구름처럼 지상에서 1km 이내에 떠 있고 수증기 함량이 일정 이상인 구름이 적합하다.

 

  인공강우는 대기 정화, 산불 예방, 가뭄 해결 등의 기대효과가 큰 까닭에 전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한 상태다. 중국은 매년 4만 여명의 연구인력과 8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인공강우를 통해 장마철 집중호우를 분산시키기 위한 연구까지 진행 중이다.

 

동아일보DB 제공
동아일보DB 제공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투자규모나 기술수준면에서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내리는 비의 양을 10% 정도 더 늘려 산불 예방이나 용수 확보에 도움을 주는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인공강우 선진국들처럼 안개를 걷어내 교통사고를 방지하거나 우박을 억제해 농작물 피해를 줄이는 수준이 되려면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는 2009년 ‘한국형 기상조절 실험체제 구축 및 입체적 비행 인공증우(설) 연구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기획재정부에 신청했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 사업이 성사됐다면 8년 간 1000억 원 수준의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기상청 응용기상연구과의 이철규 연구관은 “현재 인공강우에 투입되는 예산은 8억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험에 필수적인 전용기도 없는 실정이다.

 

  이 연구관은 “인공강우 기술이 당장 우리 생활에 요긴하게 쓰이거나 경제적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미래에 투자한다는 관점에서 꼭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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