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래 바이오 전략]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 한국이 선점 나섰다

2015.03.20 07:00
국내 전통 제약산업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다소 뒤처져 있지만 줄기세포 치료제 등 미래 바이오 의약품 분야는 세계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의 한 연구원이 현미경으로 지방줄기세포로 만든 지방세포를 관찰하고 있다. - 동아일보 DB 제공
국내 전통 제약산업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다소 뒤처져 있지만 줄기세포 치료제 등 미래 바이오 의약품 분야는 세계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의 한 연구원이 현미경으로 지방줄기세포로 만든 지방세포를 관찰하고 있다. - 동아일보 DB 제공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줄기세포 치료제 5종 가운데 4종이 한국산.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용 임상 연구는 총 50건으로 세계 2위.


2015년 현재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서 한국이 거둔 성적표다. 김흥열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은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10년간 국내 줄기세포 연구가 주춤한 것처럼 보였지만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는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연구돼 왔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골든타임’이라고 말한다.

 

● 국내 4건 시판, 50건 임상시험 중

 

메디포스트는 무릎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개발해 지난달 치료 기록 2000건을 달성했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 받았지만 닳아 없어진 무릎 연골 재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골 결손 정도를 나타내는 ‘ICRS’의 최고 단계인 4단계 환자에서도 카티스템은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과거에는 인조 연골을 볼트로 박아 넣는 외과 수술을 했지만 카티스템이 개발된 뒤에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주사하는 치료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몇 년 전 가수 윤종신 씨가 앓고 있다고 공개해 주목을 받은 희귀 질환인 크론병의 합병증 치료제도 국내 바이오 벤처가 줄기세포 기술로 개발했다. 크론병은 소화기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우리 몸의 조직을 적으로 알고 스스로 공격해 여기저기 염증이 생긴다. 안트로젠은 크론병으로 염증이 생겨 소화기관에 구멍이 뚫린 경우 이를 치료하는 약물 ‘큐피스템’을 개발해 시판 중이다.

 

줄기세포 치료제 큐피스템
줄기세포 치료제 큐피스템

안트로젠 관계자는 “줄기세포 치료제는 다른 사람의 몸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동종줄기세포와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자가줄기세포로 나뉜다”면서 “큐피스템은 환자의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자가줄기세포 치료제”라고 말했다.

 

현재 임상시험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도 50건에 이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치료제 99건 가운데 50건이 줄기세포 치료제다. 파미셀은 골수에서 추출한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해 급성 뇌경색에 효과가 있는 ‘MSC1’을 개발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또 간경변용 치료제 ‘리버셀그램’은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에서 유래한 간엽줄기세포로 ‘뉴로스템’을 개발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타깃으로 임상 1상에 돌입했다.

 

● 올해 3400억 원 투입해 치료제 시장 선점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는 줄기세포의 종류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사람의 골수나 신생아의 탯줄혈액(제대혈)에서 뽑아낸 성체줄기세포와 수정란의 분화를 이용하는 배아줄기세포,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분화 이전 단계의 줄기세포로 되돌려 사용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다.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는 대부분 성체줄기세포에 맞춰져 있다. 이동률 차병원 통합줄기세포치료연구소 교수는 “기술적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배아줄기세포 등 줄기세포 치료제 종류를 다변화시켜야 한다”면서 “배아줄기세포는 기초 기술에 해당하는 만큼 장기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PS는 2012년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대 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뒤 일본 정부 차원에서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한용만 KAIST 생명과학 교수는 “일본에서는 iPS로 다양한 종류의 줄기세포를 대량 생산하고, 혈액형처럼 교차실험을 통해 인체에 적용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라며 “환자의 체세포를 실험실에서 바로 배양할 수 있다는 게 iPS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최근 ‘바이오헬스 미래 신(新)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고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 선점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기초 연구부터 임상과 치료제 생산, 수출 등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전 분야에 올해만 3400억 원이 투입된다. 

 

이진규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10년 뒤에는 세계 바이오 시장이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제품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기초 연구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재 13개인 기술혁신 바이오 기업도 2017년까지 25곳으로 늘려 미래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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