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관은 고음과 저음을 어떻게 구분하나

2015.03.10 07:00

동물이 고음과 저음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이유는 달팽이관 속 청각세포가 특이하게 배열됐기 때문이다. 달팽이관 한 쪽에는 고음을 구별하는 청각세포가, 그 반대쪽에는 저음을 인식하는 청각세포가 자리잡고 있다. 이 구조는 ‘트노토피 구조’로 불린다. 게오르크 폰 베케시 박사는 이 구조를 처음 발견한 공로로 1961년 노벨 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류의 청각기관 내 청각세포를 형광으로 염색한 모습. 달팽이관의 한쪽 끝에는 고주파를 인지하는 청각세포가, 반대쪽 끝에는 저주파를 감지하는 세포가 자리잡고 있다. - PNAS 제공
조류의 청각기관 내 청각세포를 형광으로 염색한 모습. 달팽이관의 한쪽 끝에는 고주파를 인지하는 청각세포가, 반대쪽 끝에는 저주파를 감지하는 세포가 자리잡고 있다. - PNAS 제공

하지만 그후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트노토피 구조가 만들어진 과정은 규명되지 않았다. 복진웅 연세대 교수팀은 닭과 쥐를 이용해 이 구조를 형성하는데 ‘Shh’라는 단백질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Shh 단백질은 세포를 증식하거나 특정 세포로 분화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달팽이관에서 이 단백질이 많이 발현된 부위에서는 저주파를 인지하는 청각세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새로 찾아냈다. 반대로 Shh 단백질이 적게 발현돼 이 단백질의 농도가 낮은 곳에서는 고주파를 인지하는 청각세포가 형성됐다.

 

지난해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버지니아대 연구팀이 닭에서 ‘레티노인산’과 ‘Bmp7’ 단백질이 트노토피 구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복 교수팀이 발견한 Shh는 이들 신호물질을 조절하는 더 근본적인 단백질이다.

 

복 교수는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주파수 특이적 난청과 같은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9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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