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자기부상 엘리베이터’ 나온다

2015.02.27 07:00

내년이면 수직·수평으로 난 통로를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는 ‘슈퍼 엘리베이터’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계 기업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는 건물 내부를 순환하는 ‘멀티 엘리베이터’를 개발한다고 지난해 말 밝혔다. 기존 엘리베이터는 케이블에 매달려 위아래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반면 멀티 엘리베이터는 위아래뿐 아니라 좌우로 난 통로를 따라 엘리베이터가 움직인다. 정해진 노선을 따라 순환하는 서울지하철 2호선처럼 엘리베이터 한 대가 지나가면 다음 엘리베이터가 그 뒤를 따라간다. 케이블도 없다.
 

멀티 엘리베이터를 움직이는 원리는 자기부상열차와 같다. 자기부상열차는 열차 아래에 달린 전자석이 레일을 잡아당기는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레일 위로 뜨고, 레일의 자성이 변하면서 앞으로 이동하는 추력이 생긴다. 자기부상열차에는 정전기적 인력과 척력을 만들어내는 ‘리니어모터’가 달려 있다. 김종문 한국전기연구원 나노공정연구센터장은 “엘리베이터 상하좌우에 리니어모터를 설치해 수직, 수평 방향으로 모두 움직일 수 있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가 개발하고 있는 ‘멀티 엘리베이터’ 조감도. 통로(노란색)를 따라 엘리베이터(파란색)가 건물 안을 수직·수평으로 움직인다.  - 티센크루프 제공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가 개발하고 있는 ‘멀티 엘리베이터’ 조감도. 통로(노란색)를 따라 엘리베이터(파란색)가 건물 안을 수직·수평으로 움직인다. - 티센크루프 제공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측은 멀티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경우 건물 내 엘리베이터가 차지하는 공간이 최대 50% 줄어들고, 엘리베이터의 이동 거리도 50% 짧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승객 대기 시간도 15~30초로 줄어든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기존 엘리베이터는 케이블이 혹여 끊어지더라도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있는 비상정지장치(세이프티 기어)가 엘리베이터를 잡아줘 바닥에 충돌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부상 엘리베이터의 경우 정전 등 비상시에는 바닥으로 자유낙하 할 위험이 있다.
 

김 센터장은 “자기부상 엘리베이터는 여러 면에서 효율적이지만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상용화가 힘들었다”면서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측이 비상정지장치 등으로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기부상 엘리베이터는 내년 독일 로트바일에 위치한 높이 240m 고층 빌딩에 처음 설치될 예정이다.
 

자기부상 엘리베이터는 ‘우주 엘리베이터’ 연구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로켓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 상공 300km의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사람이나 물건을 실어 나르는 장치다.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지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고영준 한국승강기대 교수는 “그동안 우주 엘리베이터 연구는 수백 km에 이르는 케이블 무게를 어떻게 지탱하느냐가 화두였다”면서 “자기부상 엘리베이터를 채택하면 케이블이 없어지는 만큼 우주 엘리베이터를 현실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멀티 엘리베이터를 포함해 차세대 엘리베이터 기술은 ‘과학동아’ 3월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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