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대원이 되고 싶은 김 군의 뇌 구조는?

2015.01.23 09:45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떠난 오스트리아의 한 10대 소녀. 일부 철없는(?) 서방 소녀들이 “이슬람 전사의 아이를 낳겠다”며 IS에 합류했다. - 뉴욕포스트 제공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떠난 오스트리아의 한 10대 소녀. 일부 철없는(?) 서방 소녀들이 “이슬람 전사의 아이를 낳겠다”며 IS에 합류했다. - 뉴욕포스트 제공

최근 터키-시리아 접경도시 킬리스에서 벌어진 김모 군(18) 잠적 사건이 연일 화제입니다. 김 군이 사라진 이유가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서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칫 한국 최초의 ‘자생적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중2병’이라며 혀를 차는 댓글들이 많았는데요.

 

오늘은 최근 다시 회자되는 중2병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중2병에 걸린 청소년은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 같은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중2병에 걸린 청소년은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 같은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중2병은 최근에 쓰기 시작한 신조어 같지만, 사실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라고 합니다. 1999년부터 유행했다고 하는데요.

 

‘중이병(中二病)’은 1999년 일본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처음 등장한 말이다. 진행자인 이주인 히카루가 “나는 아직 ‘중이병’에 걸려 있다”고 말하고 나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동아일보 2012년 01월 31일자 <중학생의 뇌>, 정성희 논설위원

 

 


위 칼럼에서는 중2병을 중학교 2학년생에게 나타나는 ‘무개념’과 ‘허세 부리기’라고 지적했는데요. <과학동아>에서는 좀 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중2병은 청소년이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에 ‘나는 남과 다르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와 같은 생각에 빠져 허세를 부리는 데 빗대 만든 단어다. 사춘기에 걸쳐 생기는 증상이므로 꼭 중학교 2학년에만 해당하지도 않는다.
과학동아 2013년 10월호 <우주보다 큰 허세 중2병>, 고호관 기자


 

 

이 기사에서 청소년정책연구원 장근영 박사는 중2병의 원인을 ‘개인적 우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는데요. 개인적 우화는 자기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겪은 일이나 느낀 감정은 특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중심에 놓는 사고방식이다. 또한 자신을 주인공과 같은 존재로 여겨 무모한 행동을 하거나 범죄를 저질러도 다치거나 잡히지 않는다고 믿는다. 때로는 스스로 고독한 존재를 자처하며 자기 감정에 깊숙이 빠져들기도 한다. (중략) 일부러 남들이 잘 모르는 특이한 문화를 즐기며 ‘나는 남보다 먼저 이들의 진가를 알고 있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소수의 진실을 아는 사람을 세상이 억압하고 있다는 음모론에 빠질 수도 있다.
과학동아 2013년 10월호 <우주보다 큰 허세 중2병>, 고호관 기자

 

 

 

 

개그맨 유세윤의 중학교 2학년 시절 셀프카메라. 이 영상이 공개되자 ‘레전드 중2병’이라는 제목으로 유투브 등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 유투브, tvN 제공
개그맨 유세윤의 중학교 2학년 시절 셀프카메라. 이 영상이 공개되자 ‘레전드 중2병’이라는 제목으로 유투브 등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 유투브, tvN 제공

 

왜 청소년들은 이렇게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빠져들까요? 단순히 “철이 덜 들어서”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일부 학자들은 뇌과학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한마디로 청소년의 뇌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미성숙한 상태라는 겁니다.

 

과거 학계에선 청소년의 뇌는 어른의 뇌와 거의 유사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훗날 연구를 더 해보니 유아기에 못지않은 ‘뇌의 성장’이 이뤄지는 시기라는 게 밝혀졌다고 합니다. 특히 전두엽 부위의 신경세포가 사춘기에 가장 왕성히 성장하는데, 김경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전두엽의 ‘리모델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김 교수가 본지에 썼던 칼럼의 일부를 보겠습니다.

 

뇌의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신경망의 발달은 유아기에 거의 끝난다고 알려져 왔지만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뇌의 발달은 사춘기에도 왕성하게 일어나며 신경망은 끊임없이 변한다. (중략) 또 청소년의 뇌는 감정과 충동을 제어하는 브레이크 같은 역할을 하는 영역들이 아직 매끄럽게 발달되지 않아 새로운 정보에 매우 민감하고 외부환경에 상처받기 쉽다.
동아사이언스 2007년 03월 23일자 <뇌신경망, 사춘기까지 왕성하게 발달>, 김경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다시 말해 청소년기는 충동을 억제하고 이성적 반응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시기여서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은 성인과 비슷한 반면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2병이 꼭 10대 성장기에만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 전두엽이 완성되는 시기가 남자는 평균 30세, 여자는 24세라는 연구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은 “요즘에는 사춘기가 길어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문화적인 이유도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10대 시절을 사춘기로 봤지만, 요즘에는 사춘기가 20대 중반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김 원장은 “옛날에는 10대 후반이면 결혼을 해 어른으로 출발했지만, 요즘에는 교육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춘기도 함께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중2병이 나타나는 시기도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과학동아 2013년 10월호 <우주보다 큰 허세 중2병>, 고호관 기자 

 

 

 


최근에는 허세, 자아도취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어른들의 중2병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는데요. 스스로 중2병이 아닌지 테스트 해보는 건 어떨까요? 학계에서 만든 공식적인 테스트는 아니니 가벼운 마음으로 체크해보기 바랍니다.

 

어른들도 해보는 중2병 자가테스트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어른들도 해보는 중2병 자가테스트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해당하는 항목이 많을수록 중2병에 가깝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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