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건강해야 심장도 튼튼… 돌연사 막으려면 뇌 건강 살펴라

2015.01.13 18:00

경기 중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오는 임수혁 선수. - 동아일보DB 제공
경기 중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오는 임수혁 선수.
- 동아일보DB

지난 2000년 4월 18일. 프로야구 경기 도중 2루에 있던 주자가 갑자기 운동장에 쓰러졌다. 국가대표를 지내기도 한 전도유망한 타자는 그대로 식물인간이 되어 10년 후 하늘나라로 떠났다. 롯데자이언츠 임수혁 선수의 이야기다.


당시 임 선수를 쓰러트린 병명은 ‘부정맥’이다. 심장의 전기적인 신호에 문제가 생겨 박동이 불규칙하게 이루어지는 병을 말한다. 부정맥을 앓는 환자들은 임 선수처럼 격렬한 운동을 하면 심장 박동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뇌에서 학습과 기억, 항우울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이 이런 심장 질환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닝 팽 박사팀은 뇌에서 학습과 기억, 항우울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이 심장 근육의 활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2일자에 게재했다.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라고 부르는 이 단백질은 이전부터 뇌에서 학습과 기억, 항우울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진이 쥐의 심장 세포를 이용해서 실험한 결과 수축-이완운동을 하는 심장근육세포의 활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건강한 쥐와 심부전증이 있는 쥐의 심장 세포를 시험접시에 따로 떼어 배양했다. 이 시험접시에 BDNF 단백질을 넣어 주자 정상세포들은 적극적으로 수축-이완운동을 했다. 반면 심부전증이 있는 쥐에게서 떼어낸 세포는 아무리 많은 BDNF를 넣어 줘도 전혀 반응하지 않거나 약하게 반응했다.

 

또 연구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심장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BDNF 단백질 수용체가 건강한 심장세포와 그렇지 않은 세포에서 조금 다르다는 사실 알아냈다. 이 수용체는 BDNF 단백질이 내보내는 화학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단백질 수용체는 심장세포에서 생체신호를 일으키는 촉매물질을 생산하는데, 건강하지 않은 심장세포에서는 이 촉매물질이 덜 생산된다. 이 차이로 인해 BDNF 단백질 수용체가 BDNF를 잘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심장세포가 BDNF 단백질의 신호를 받아서 박동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수용체를 부족하게 만든 쥐를 관찰한 결과 심장의 수축-이완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닝 팽 박사는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심장 기능이 악화되는 심부전증 환자들의 혈액을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혈액 내 BDNF 단백질 농도가 낮다”며 “격렬한 운동이 심장기능 악화시키는 과정에 BDNF 단백질이 관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과 정신 건강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보통 심장질환과 우울증을 함께 겪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BDNF 단백질이 그 이유를 설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상관관계가 사람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난다면 전 세계적으로 2300만 명이 고통 받고 있는 심부전증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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