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에너자이저, 열정으로 새로운 꿈을 꾸다.

2014.12.29 17:26

대학교 시절부터 야간공업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학생들에게 꿈을 전해주던 그녀는 30년 후,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스마트기술연구소의 대표이사가 됐다.

 

조정숙대표는 남성위주의 전자공학 정보통신분야에서 자신의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후배 양성에도 기여해 수많은 여성공학도에게 길을 열어줬다. 뿐만 아니라 행정개혁과 사회봉사에도 앞장선 우리시대에 몇 안 되는 훌륭한 여성 공학인이다.

 

긍정적인 생각과 적극적인 행동으로 늘 미래를 꿈꾸고 계획하며 열정으로 주위를 환히 밝히는 조정숙대표를 만나보았다.

 

대광발명고 교사시절 - 조정숙 대표 제공
대광발명고 교사시절 - 조정숙 대표 제공

 

꿈을 포기하지 않고 대학에 가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공학도와 거리가 멀었다.

 

“부유했던 가정환경 덕분에 어려움 없이 운동을 할 수 있었고, 전국 체전에 나가 수상하기도 했어요.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당연히 체육학과 진학을 준비했죠.”

 

하지만 아버지의 정치 출마와 낙선으로 가정환경이 급격히 어려워지자, 어머니가 마련해주신 등록금을 마다하고 공장에서 고무 붙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당시 아버지를 잘 알고 계시던 사장님은 “순간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꿈을 잃지 말고, 더 큰 발전을 위해 대학에 가라”며 당찬 그녀를 격려했다.

 

대학에 가기로 마음먹은 그녀는 어머니를 통해 한 여성 건축사를 만났고, 평소 손재주가 좋았던 그녀는 건축사를 목표로 공부했다.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집안 형편은 어려웠기에 1학년 첫 학기 중간고사를 마친 뒤 지도교수님의 건축사무소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그러던 중 건축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기술교사 자격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자격증을 따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낮에는 대학교 수업을 듣고 밤에는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등록금을 마련했어요. 교사로 일하며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을 가난에서 꺼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그래서 주말마다 수학과 영어 등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고, 캠퍼스에 데리고 다니며 공부의 중요성을 알려주기도 했죠.”

 

그리고 마침내 대학에 합격한 첫 제자가 나왔다. 그녀가 기억하는 교사로서 감격스러운 첫 순간이었다.

 

미국대학 전자공학사학위 - 조정숙 대표 제공
미국대학 전자공학사학위 - 조정숙 대표 제공

 

나는 남들과 달라야 한다!


교수를 꿈꾸며 대학원 공부와 교사 일을 병행하던 어느 날, 그녀의 아버지가 가족 모두 미국으로 오라는 소식을 전했다. 그녀는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 재기한 아버지의 모습을 본다는 생각에 설렜다.

 

“아버지는 미국에서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힘든 일을 하고 계셨어요. 저는 미국에서 대학도 다니고,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에 다시 모든 생활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됐죠.”

 

그녀가 한국에서 딴 건축공학사 졸업장이나 건축기사 자격증은 미국에서 건축학과나 토목학과로 분류되거나 인정받지 못했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다시 공부할까 고심하던 그녀는 앞으로 전자공학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건축과 전자공학을 접목한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IIT(일리노이 공대) 교수님들과 많은 토론과 고민을 한 끝에 전자공학, 그 중 태동기에 있던 CDMA 통신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로 했다.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그녀는 무엇이든지 시작하기 전에 철저히 계획했다. 그리고 ‘나는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항상 그녀를 움직였다. 남들이 5년을 계획하는 일도 그녀는 3년 만에 끝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학업과 일을 병행하려면 그만큼 계획적으로 살아야 했다. 한국의 대학 등록금이 수십만 원이던 시절, 수백만 원이던 미국 대학 학비는 그녀에겐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처음 설계 사무실에서 시간당 3달러 50센트를 받고 일하다가, 전자공학을 전공한 덕에 일본 소니 공장의 A/S 기사가 되어 더 나은 보수를 받으며 일했죠. 동료기사를 고용해 벼룩시장에서 자동차 카세트를 수리하여 장착하는 사업도 했어요. 이 사업을 했을 당시 하루 종일 미국인들이 줄서서 차례를 기다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저의 첫 창업이었던 셈이죠. 날마다 숙제와 시험을 준비하느라 새벽에 학교를 가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회사에서 근무하는 고된 생활이었어요.”

 

수면시간은 하루 3시간, 새벽에 일어나 시카고의 영하 날씨에도 찬물로 샤워하며 정신을 차려야 했던 하루하루는 오직 그녀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화성시행정위원장 - 조정숙 대표 제공
화성시행정위원장 - 조정숙 대표 제공

 

거실 벽 한가운데에 걸린 박사학위, 그리고 또 다른 도전


결혼 후,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와 부산에서 교수직을 맡았다. 당시 돌이 갓 지난 첫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며, 부산과 서울을 출퇴근하는 강행군을 2년이나 지속했다. 그러던 중 수원 소재의 과학대학에서 교수를 채용한다는 공고가 났다. 교수 채용면접에서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본인도 박사학위를 취득하겠다고 약속했고, 결국 그녀는 교수로 채용됐다. 그리고 약속대로 풀타임 근무를 하면서 고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마쳤다. 그녀의 아버지는 무척 좋아하시며 당신의 법학박사 학위와 그녀의 전자공학박사 학위를 나란히 걸어 놓았다고 한다.

 

“교수는 박사학위가 당연히 있어야 하고 통신분야 여자공학박사라는 자부심으로 취득했지만, 이루고 보니 의외로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남들과는 다른 박사가 되자고 스스로 다짐했죠.”

 

그녀의 나이는 마흔이었지만 다시 MBA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이후 창업경진대회 수상과 창업에 대한 도전은 새로운 꿈을 꾸게 해주었다.

 

어떤 일을 시작하던 철저한 계획과 함께 끝을 보고야 마는 그녀의 끈질김은 교수시절에도 유별났다. 과학대학이라는 사실에 위축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자, 어학연수를 계획했지만 경비지원에서 어려움에 부딪쳤다. 그녀는 어학연수에 관련된 모든 제반 사항을 여행사 도움 없이 홀로 준비했다. 결국 학생들에게 처음 약속한 대로 최소 비용으로 어학연수를 진행시켰다.

 

“처음 제가 제안한 기획으로 어학연수가 이뤄졌어요. 스무 명의 학생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경험이 되었고, 이후 학교에서는 불가능이 없는 교수라는 수식어가 붙었죠.”

 

교수직과 함께 학교에서는 기획실장으로 학내/외 모든 업무를 총괄했다. 외부에서는 화성시 행정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시행정 개혁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부정적인 이미지로 전락된 화성시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화성국제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동탄 신도시의 기능을 기획/정리했다. ‘의제 21’ 의장직을 맡으며 도시인근 농촌지역의 발전 기틀을 마련하는 방안도 기획했다. 이는 안주하는 삶에는 발전이 없음을 뼛속 깊이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마트기술연구소 설립, 끝나지 않은 꿈

 

조정숙 대표 제공
조정숙 대표 제공
공학교수인 그녀는 정년 이후 삶을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죽을 때까지 일할 수 있을까?’ 평생 일을 하면서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아이들과 청년에게 도움을 주고, 많은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싶었다. 고민 끝에 생각한 유일한 방법은 바로 ‘창업’이었다. 그녀는 이때부터 새로운 꿈을 꾸었다.

 

“다시 미국행을 선택하고 과감히 교수 자리를 버렸어요. 다양한 창업 교육 과정과 CEO 교육 과정도 수강하면서 특허와 제품 개발에 끊임없이 몰두했죠.”

 

그녀는 공학자의 자존심을 걸고 최상의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다짐했고, 태양전지와 LED를 응용한 여러 아이디어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결국 그녀는 스마트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현재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키우며 다시 한 번 꿈을 꾸고 있다. 솔라 패널을 이용한 스마트폰 배터리팩 개발과 마이크로 발전기 개발, 태양광 발전소 시공으로 그린에너지 사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노라고! 그 꿈이 곧 실현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이어질 그녀의 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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