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자의 문화산책] 미래 모습이 궁금하면 과천 가 보세요

2014.09.28 18:00

소파에 길게 누워 리모컨으로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렸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주말 오후였다. 그런데 문득 이 모습이 소설 ‘화씨 451’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주인공의 아내는 방의 세 면이 TV로 된 방에 누워 내내 TV만 본다. 저녁에는 라디오를 듣는다.

 

황금가지 제공
황금가지 제공

그녀가 이렇게 ‘멍’하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소설 속 사회는 책이 금지된 곳이다. 책이 발견되면 책인 물론, 집까지 모조리 불태워 버리고 집 주인도 처형된다. 소설의 제목인 ‘화씨 451’도 책이 불타는 온도를 뜻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책을 불태워 버리는 방화수로 일을 한다. 열심히 책을 태우던 주인공은 우연히 한 소녀를 만나고, 이 일을 계기로 책의 내용을 구전으로 전하려는 공동체에 가담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책을 읽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현실 상황은 소설 속 사회와 다르지 않다. 억지로 책을 태운다는 설정만 없을 뿐이다. 50년대에 이런 미래 사회가 올 것이라는 점을 예견한 작가의 안목이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화씨 451과 같은 SF 장르의 소설에는 참 관심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외계인, 우주선 등 당장 사는데 상관없는 이야기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 무슨 옷을 입어야할지, 아이에게는 무슨 반찬을 먹여야 할 지 생각하기에도 벅차다. 그런데 내가 지금 60년 전 소설에서 예측한대로 살고 있는 것이다. 소설 속 내용이 결코 ‘실현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현재를 점친 SF 소설은 이뿐 만이 아니다.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로봇은 이미 산업에서는 빼 놓을 수 없는 존재가 돼 있다. 게다가 그가 1942년에 내 놓은 로봇공학의 3원칙 역시 현실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미래가 궁금하면 SF소설을 보는 것이 한 가지 방법. 아니면 미래를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보여주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다.

 

마침 과천과학관에서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9일 간 국내 최대의 SF축제인 ‘SF2014, 사이언스 & 퓨처(Science & Future)’가 열린다.

 

올해는 ‘우주 저 너머’라는 주제로, 외계생명체와 만남을 테마로 한 영화제와 과학자와 영화평론가가 함께 진행하는 ‘시네마토크’ 등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천문학과 우주탐사선의 발달, 외계생명체를 찾기 위한 인류의 연구와 노력이 사람의 사고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되짚어 보는 ‘우주 저 너머’와 용가리, 괴물 등 국내 SF 창작문화의 발달과정을 짚어 본 ‘올댓 SF’ 등의 전시회도 마련됐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50년 뒤의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정말 우주선을 타고 여행을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외계생명체와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아이를 핑계 삼아 SF축제에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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