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은 돌연변이가 아니다!

2014.06.08 18:00
폭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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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맨’ 시리즈의 흥행 열풍이 식을 줄을 모른다. 2000년 첫 선을 보인 ‘엑스맨’은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 시리즈가 개봉할 때마다 극장가를 들썩이게 만든다.

 

  엑스맨 시리즈는 ‘인간 대 돌연변이’의 갈등이라는 큰 틀을 공유하고 있다. 돌연변이를 경계하는 인간사회에 대해 돌연변이들이 온건파와 급진파로 나뉘어 나름의 대처방안을 내놓는 식이다. 그때마다 갈등을 고조시키기 위한 장치로 인간사회의 반(反) 돌연변이 시위 장면이 등장한다.

 

  시위 장면을 보면서 문득 돌연변이가 무엇이기에 인간들이 반대해야 하는가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선과 악의 갈등이 아닌 호불호라는 가치 판단의 문제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돌연변이는 뭔가 특이한 외모나 능력을 지닌 사람을 지칭할 때 많이 쓰인다. 최홍만 선수의 부모의 키가 각각 160cm, 150cm라는 것을 들어 그를 돌연변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는 개체마다 서로 다른 특성을 나타내는 ‘변이’일 뿐 돌연변이가 아니다. 최홍만 선수의 가계도에서 키 큰 사람이 있었던 데서 비롯한 유전변이일 수도 있고, 유전자와 상관없이 최홍만 선수가 자라면서 후천적으로 나타난 개체변이일 수도 있다.

 

  돌연변이는 지금까지 없던 완전히 새로운 변이를 만들어 내는 현상으로 방사선이나 화학물질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먼저 DNA에 생기는 돌연변이는 염기서열이 복제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로 피부나 털이 하얗게 되는 백색증(알비노)나 혈우병 등이 해당된다.

 

  DNA의 실타래인 염색체가 복제되는 과정에서 일부가 소실되거나 제대로 분리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돌연변이도 있다. 사람의 염색체는 총 46개(2n)인데 21번 염색체가 2개가 아닌 3개인 경우에 나타나는 다운 증후군이나 여성(XX)의 성염색체에서 X가 하나 부족한 터너 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돌연변이는 개체에게 해로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주 드물게 생존에 유리한 돌연변이가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극중 급진파 돌연변이들의 주장처럼 기존 종(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진화론에 따르면 ‘좋은’ 변이(돌연변이 포함)란 미리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지구 환경에서 가장 잘 적응한 변이를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위대가 반대해야 할 대상은 누구일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엑스맨의 능력이 돌연변이로는 나타날 수 없다는 점이다. 날씨를 맘대로 조절하고 금속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상대방의 생각을 조정하는 능력 등은 돌연변이가 아닌 초능력의 범주이기 때문이다. 백 보 양보해서 생물학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이라곤 울버린의 무한한 재생 능력 정도가 전부다.

 

  결국 시위대가 반대해야 할 대상은 돌연변이가 아닌 ‘초능력자’다. 엑스맨을 가리키는 용어도 돌연변이가 아닌 초능력자여야 한다. 이 경우 엑스맨들의 고민 역시 대부분의 히어로물에서 히어로들이 인간사회를 살면서 겪어야 하는 갈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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