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 기후변화가 원인이었다"

2021.04.05 21:00
정수종 서울대 교수팀, 위성 분석해보니 해수면 온도 크게 올라
2019년 10월 발생한 호주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오히려 확산이 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공
2019년 10월 발생한 호주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오히려 확산이 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공

2019년 가을 호주에서 사상 최악의 산불 사태가 발생했다. 다음해 봄까지 이어진 산불은 한국 국토면적에 해당하는 약 1000만 헥타르(ha)가 넘는 대지를 태워버렸으며 수억 마리의 동물들이 화재로 죽거나 서식지를 옮기는 등 영향을 받았다. 당시 호주 산불이 기후변화의 산물이란 분석이 잇따랐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고온 현상과 유례없는 가뭄이 건조한 땅을 만들었고, 곧 유례없는 산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과 독일 연구자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이 이런 분석을 실제 증명하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장동영 환경계획연구소 연구원팀은 5일 위성관측자료를 활용해 호주 산불이 기후변화 영향으로 장기화됐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와 국립환경과학원 등도 참여한 연구로 국제학술지 ‘환경연구레터스’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인도양의 위성관측자료를 해수면 온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9년에 이례적으로 강한 인도양의 ‘양의 쌍극자지수’ 형태가 나타났다. 양의 쌍극자 지수는 초여름과 늦가을 사이 인도양 열대 해역의 수온변화가 동부에는 작고, 서부에는 높음을 보이는 현상이다. 인도양 서쪽에 위치한 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강수량을 증가시키고, 인도양 동쪽 지역은 강수량을 감소시킨다. 인도양 동쪽에 호주가 위치한다.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가 강해질수록 양의 쌍극자 지수 형태도 강화된다”며 “호주의 고온건조기후가 강화됐고, 호주 남동부 지역의 산불의 장기화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호주 산불로 나무가 타들어가면서 발생한 에어로졸이 지구 대기에 가져온 효과도 함께 분석했다. 당시 호주 산불로 인한 에어로졸이 남동부 해안과 호주와 뉴질랜드 서부 사이의 바다인 태즈먼해을 넘어 태평양까지 퍼져있는 것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먼지가 대기 냉각효과를 일으켜 지면의 온도를 최대 4.4도 까지 감소시켰다”며 “이는 화산폭발 때 발생하는 에어로졸이 만들어 내는 것에 맞먹는 효과”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한국도 이런 기후변화 영향에 예외가 아니다”며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과 에어로졸 등에 대한 과학적인 감시가 강화되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 기후 변화에 대한 통합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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