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차단 성공한 국가는 20~49세 먼저 백신 맞아야 사망률 낮추는데 더 효과"

2021.01.26 06:29
미국 연구팀 수리모델링 결과...한국 뉴질랜드 대만 등 지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있는 크리스티아나케어 병원에서 간호사 테이브 메이스로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있는 크리스티아나케어 병원에서 간호사 테이브 메이스로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60세 이상 고령층에 우선 접종하는 것이 사망률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수리모델 분석 결과가 나왔다. 20~49세 성인을 먼저 접종하는 것이 감염 규모를 줄이는 데는 가장 효과적이지만 사망자를 줄이려면 고위험군인 고령층을 먼저 접종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반면 코로나19가 심각한 수준으로 지역사회에 전파되지 않은 한국과 같은 국가는 20~49세를 먼저 접종하는 것이 오히려 사망률 감소 측면에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니얼 래리모어 미국 콜로라도대 바이오프런티어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나이에 따른 백신 접종 시나리오를 백신 공급 상황과 연계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21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나이별로 우선 접종 순서를 다르게 한 접종 시나리오 5개를 짰다. 20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이 먼저 맞는 방안과 20~49세 성인이 먼저 접종하는 방안, 20세 이상 성인 접종 방안, 60세 이상 성인 우선 접종 방안, 누구나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나리오별로 코로나19 감염률, 바이러스 전파 속도, 백신 접종 속도, 효능과 연계해 수학 모델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도출된 감염률 감소 여부와 사망률 감소 정도, 병으로 수명이 감소되는 정도를 뜻하는 손실수명연수(YLL)의 변화를 살폈다.

 

대부분 시나리오에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60대 이상을 우선 접종하는 게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20~49세 성인을 먼저 접종하는 것이 감염률을 낮추는 데는 가장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사망률과 손실수명연수를 낮추는 데는 60대 이상을 먼저 접종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속도는 빠를수록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현재의 2배로 늘리면 3개월 내 예상되는 사망자를 6만 5000명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여기에 백신 접종 전 항체 양성 반응을 확인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돼 항체를 가졌다면 백신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보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래리모어 교수는 “아직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지역 사회의 첫 접종을 더 늘려 무리면역 효과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 제공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나리오별 감염 감소와 사망률 감소, 손실수명연수 감소를 분석했다.  감염 감소는 20~49세를 우선 접종할 때(초록색) 가장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상황에서 매일 인구 0.2%씩 접종하는 상황을 가정할 때(R0=1.5) 사망률은 60대 이상을 먼저 접종하는 경우(보라색)가 더 낮다. 반면 한국과 같이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전파되기 전 접종하는 상황에서는 백신 효능이 떨어지거나 공급량이 낮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20~49세를 우선 접종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사이언스 제공.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미국과 유럽처럼 코로나19가 이미 지역 사회 내로 빠르게 확산한 국가에 적용된다. 연구팀은 코로나19를 상대적으로 잘 막아온 국가는 다른 접종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를 막아온 국가는 감염병이 확산한 환경이 아닌 상황에서 백신을 맞기 때문에 다른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한국과 뉴질랜드, 대만 등은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 전파를 성공적으로 막아 왔다”며 “감염 전파와 백신 접종이 동시에 일어나는 별도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들 국가의 시나리오로 코로나19 환자가 다른 환자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R)가 1.5인 상황을 가정하고 백신 공급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를 분석했다.

 

코로나19를 잘 막아온 국가들은 백신이 인구의 10% 미만으로 공급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0~49세 성인이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가 사망률을 가장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물량이 부족하거나 백신의 효능이 떨어지면 60세 이상에게 접종하는 것이 효과가 크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젊은 성인을 접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전파 전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 백신이 사망률과 전파 모두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었다”며 “20세에서 49세 사이에 우선순위를 주는 것이 사망률과 손실수명연수를 가장 줄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달 28일 백신 접종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초기에는 백신 수량이 제한되는 만큼 고령층을 포함한 고위험군에 우선 접종하겠다는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이 이달 25일 발표한 업무계획에 따르면 접종 우선순위는 올해 1분기 요양병원과 노인의료복지시설,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고 2분기는 65세 이상 노령층과 의료기관 및 재가노인복지시설 종사자다. 3분기부터 19~64세 성인을 대상으로 1차 접종을 시작한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전파 차단도 중요하지만 사망률을 예방하는 고위험군 중심 접종이 우선 적용되야 한다고 보고 있다.다만 백신 공급 정도를 보고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백신이 공급되는 물량과 시기에 따라서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집단면역형성이나 전파 차단하는데 어떤 접종의 순서나 방법이 좀 더 실효성이 있을지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