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도로 블랙아이스 막으러 첨단기술 나선다

2021.01.22 06:00
겨울철 폭설이 내리면 자동차 타이어 체인 장착은 필수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도로결빙과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겨울철 폭설이 내리면 자동차 타이어 체인 장착은 필수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도로결빙과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지난 18일 최대 13cm의 폭설이 내린 전북에서는 15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그보다 앞선 이달 6일 수도권에는 퇴근 무렵 폭설이 내리면서 도로가 아수라장이 됐다. 겨울철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폭설과 폭설 뒤 한파로 생기는 도로 결빙, 운전자가 인지하기 힘든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를 막는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폭설에 대응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염화칼슘으로 이뤄진 제설제를 폭설 전 충분히 뿌리는 것이다. 염화칼슘은 물에 잘 녹으면서 물의 어는점을 낮춘다. 또 물에 녹을 때 화학반응으로 발열 현상이 일어나는 특성이 있다. 이같은 두 가지 효과가 결합해 쌓인 눈을 녹이지만 정확한 예보가 전제돼야 한다. 눈 예보를 바탕으로 폭설 전 충분히 뿌려야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김종운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안전연구센터장은 “염화칼슘이 녹아든 물은 이론적으로는 영하 50도까지 떨어져도 얼지 않는다”며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 뿌려야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스팔트에 구리열선을 매립하거나 발열 포장재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구리열선을 매립하는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 누적되는 차량 하중으로 열선이 끊어지는 내구성 문제도 있다. 


백철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인프라안전연구본부 수석연구원은 구리열선 대신 탄소섬유를 활용해 매립 열선의 내구성을 높이는 연구를 최근 수년간 진행했다. 아스팔트와 지면 사이에 열을 내는 탐소섬유 발열층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구리열선과 마찬가지로 비용이 많이 들지만 내구성이 약 10년으로 길다. 


백 수석연구원은 “기초 연구를 완료했고 현재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라며 “후속 연구에서는 도로 결빙이 빈번하게 생기는 구간에 탄소섬유 발열층을 설치해 빙결 제거 효과나 내구성, 경제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철 도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운전자가 맨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블랙아이스다. 블랙아이스는 겨울철 도로 표면에 얇은 얼음막이 생기는 현상이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도로에 녹았던 눈이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은 뒤 매연이나 먼지와 결합해 검게 변한다. 


운전자가 미리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다면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한 장진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인프라안전연구본부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블랙아이스 정보 수집 및 제공 기술을 개발하고 현재 테스트 중이다. 이 기술은 자동차 속도와 엔진의 분당회전수(RPM),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브레이크 사용 정보 등을 기록해 데이터 통신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는 차량운행기록계(DTG)를 이용한다. DTG는 고속버스와 택시, 1t 이상 트럭 등 사업용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된다.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속도가 줄지 않고 미끄러지거나 RPM을 올렸는데도 속도가 올라가지 않고 헛바퀴가 돌면 얼음 구간으로 판단하고 DTG에 자동으로 기록된다. 기록된 위치정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실시간 교통 정보에 반영하고 운전자에게 미리 제공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현재 상주-영천간 고속도로 유지관리 순찰 차량과 수도권 내 기업의 통근용 버스 40대에 이같은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DTG를 부착해 실시간 데이터 전송과 정보의 정확도를 조사하고 있다. 


장 수석연구원은 “전국 국도와 고속도로를 합하면 총 길이가 약 1만8000km인데, 시뮬레이션 결과 이 구간을 모두 조사하려면 DTG가 설치된 차량이 약 1만4000대 필요하다”며 “이르면 5년 뒤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블랙아이스 구간을 예측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