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취임 D-1] 백신부터 기후변화까지…트럼프와 떠나는 얼굴, 바이든과 오는 얼굴

2021.01.20 15:21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자문단의 화상 브리핑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자문단의 화상 브리핑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과학기술계에도 떠나는 얼굴과 새로운 얼굴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해 말 당선이 확실시되자 즉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부터 꾸렸고, 주요 과학기술 관련 기관을 이끌 인사도 잇달아 지명했다. 

 

 

○ 과학기술정책실, 드로게마이어→랜더

백악관의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는 최고 자리인 과학기술정책실(OSTP)은 켈빈 드로게마이어가 떠나고 유전학자인 에릭 랜더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이끈다. 


기상학자로 오클라호마대 교수였던 드로게마이어 실장은 2017년 오클라호마 주정부의 과학기술비서를 지냈으며, 2019년 1월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기술정책실장으로 발탁됐다. 오마바 행정부 시절 130명이 소속된 큰 조직이었던 과학기술정책실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50명으로 축소됐고, 드로게마이어 실장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정책을 주도했다. 

 

신임 랜더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았고, 최근까지 브로드연구소 설립자 겸 소장을 지냈다. 공식 임기 시작까지는 상원의 임명 동의 절차가 남아 있다. 

 

브로드연구소는 암, 유전학 등 생명공학 분야의 융합 연구를 목표로 2004년 하버드대와 MIT가 공동으로 설립했고, 미국의 억만장자 자선사업가인 엘리 브로드가 부인 이디스 여사와 함께 1억 달러(약 1100억 원)의 설립자금을 지원하면서 세워졌다. 브로드연구소는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북동부 지역 100여 개 대학에 바이러스 검사소를 운영했다.  

 

랜더 실장은 1990년대 ‘인간게놈프로젝트(HGP)’의 핵심 연구자로 활약하는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유전학자로 꼽히지만, 2016년 국제학술지 ‘셀’에 유전자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 기술의 발전에 관한 글을 기고하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제니퍼 다우드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등 두 명의 업적을 생략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이들 두 사람은 브로드연구소 소속 펭장 MIT 교수와 유전자가위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한편 노벨위원회는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다우드나 교수와 샤르팡티에 박사를 선정해 특허 소송과는 별개로 두 사람을 유전자가위 기술의 ‘원조’로 인정했다. 

 

 

○ ‘초고속 작전’, 슬라우이→케슬러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은 데이비드 케슬러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몬시프 슬라우이로부터 바통을 건네 받는다. 면역학자로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서 백신 개발을 이끌었던 슬라우이 박사는 모더나 이사를 지냈고, 지난해 5월 트럼프 행정부의 초고속 작전 최고책임자로 임명되면서 모더나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신임 케슬러 최고책임자는 FDA 국장 시절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 치료제를 승인했고, 식품의 영양성분 표기 강화 등을 이끌었다. 상원 동의 절차 없이 바이든 임기 시작과 함께 최고책임자가 된다. 슬라우이 박사는 관련 업무를 원활히 인계하기 위해 한 달간 자문역으로 남아 있는다.

 

 

○ 환경보호청, 휠러→레건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 관련 규제를 담당하는 환경보호청(EPA) 수장에는 마이클 레건이 임명됐다. 2017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 환경부를 이끌었고,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EPA의 대기질프로그램에서 9년간 일했다. 최근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화학물질 규제와 발전소 오염물 배출 규제 등을 만든 만큼 상원 동의 절차가 완료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완화시킨 기후변화 관련 환경 규제들을 다시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인 앤드루 휠러 청장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대기 질의 인체 영향 등 공중보건 이슈에서 과학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무력화시켜 인간활동에 의한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해 비판을 받았다. 

 

 

○ 에너지부, 브루예트→그랜홀름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연구, 핵무기 프로그램 등을 총괄하는 에너지부(DOE)는 미시간주 법무부를 이끈 제니퍼 그랜홀름 UC버클리 교수가 내정됐다. 그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에너지 고문을 맡았고,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 개발에 예산 투입을 늘리는 계획을 수립했다. 


포드자동차 부사장을 지내는 등 공공과 민간에서 경험이 풍부한 댄 브루예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부 장관에 임명된 뒤에는 청정에너지 개발보다는 어려움을 겪는 석탄산업을 보호하고 화석연료 개발을 촉진하는 데 앞장섰다. 

 

 

○ 질병통제예방센터, 레드필드→왈렌스키

코로나19로 집중 조명을 받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떠나고 신임 로첼 왈렌스키 국장으로 채워진다.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을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전문가인 레드필드 국장은 1980년대 HIV가 동성 간 성행위를 통해 퍼진다는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유명해졌고, 이후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HIV/에이즈 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코로나19 유행 동안 CDC가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게 했다. 


신임 왈렌스키 국장 역시 HIV 전문가로 최근까지 보스턴 매사추세츠종합병원 감염병 책임자를 지냈다. 왈렌스키 국장은 코로나19 유행 동안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 보건복지부, 에이자→베체라

신임 보건복지부(HHS) 장관인 하비어 베세라는 10년 이상 캘리포니아주 하원을 지냈고, 카멀라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며 캘리포이나주 법무부 장관 자리가 비자 최근까지 이 자리를 지키며 트럼프 행정부에 100건 이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법원 앞에서 미국의 건강보험 보장과 환자 보호를 확대하는 법안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를 떠나는 앨릭스 에이자 장관은 거대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 사장을 지내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관으로 발탁됐고,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응에 기여했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코로나19에는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 국립보건원, 콜린스 유임

2009년 국립보건원(NIH)을 이끌 원장에 임명된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는 트럼프 행정부를 거쳐 이번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원장직을 유지하며 ‘장수’하게 됐다. 그는 1993~2008년 NIH의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를 이끌었고, 이를 통해 인간게놈프로젝트(HGP)를 주도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샀다.   

 

 

○ 기후 차르는 매카시, 기후 특사는 케리

트럼프 행정부에는 없던 ‘기후 차르’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환경보호청장을 지낸 지나 매카시가 임명됐다. 매카시는 환경보호청장에서 퇴임한 뒤 최근까지 뉴욕시 환경보호단체인 천연자원방어위원회를 이끌어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존 케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특사로 임명됐다. 이들은 바이든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기후변화 대응 및 파리기후협약 복귀 등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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