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예상보다 더딘 국산 백신, 치료제 개발

2021.01.20 06:09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28일 오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탐색 연구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탐색 연구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20일 1년을 맞은 가운데 추가 확진자나 사망자를 막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가 간절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 도입이 예정된 백신이나 사용 중인 치료제들은 모두 외산 제품들이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확실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19일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국제백신연구소(IVI)의 ‘INO-4800’, 제넥신의 ‘GX-19/GX-19N’, 진원생명과학의 ‘GLS-5310’, 셀리드의 ‘AdCLD-CoV19’, SK바이오사이언스의 ‘NBP2001’와 ‘GBP510’ 6건이다.


국제백신연구소 백신은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로 국제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연구비를 지원하고 국제백신연구소가 임상시험을 국내에 의뢰했다.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외산 백신으로 볼 수 있다.


제넥신은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한 차례 변경했다. 개발하던 백신이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임상 결과를 내놓겠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되며 올해 하반기로 연기됐다. 


나머지 국내 백신 개발업체들은 대규모 임상시험인 3상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1~2상에 머물러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달 31일 6명의 임상 대상자에 대한 백신 첫 접종을 완료하며 임상 1상에 돌입했다. 셀리드의 백신도 지난 달 임상허가를 받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도 초기 단계다. 


국내 확진자 수가 적고 임상에 참여하길 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적어 임상 3상 단계에 들어간다고 해도 개발이 순탄치 않다. 코로나19 임상시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19일 기준 국내 백신 개발업체들은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 백신 개발 업체 중 1~2상 시험 참가자 모집을 완료한 곳은 아직 없다.


치료제 개발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내 22여개 제약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과 대웅제약이 각각 이달과 지난달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임상 1상 등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의 경우 이달 13일 발표한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발생률을 전체 환자에서는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에서는 6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열, 기침 등의 증상 지속기간을 줄이는 효과도 확인됐다.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위약군은 8.8일이 걸린 반면 투약군은 5.4일 걸려 회복 시간을 약 3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코로나19 치료제 검증 자문단은 18일 "렉키로나주 관련 임상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어 임상적으로 의의가 있다"며 "이 약의 투여로 코로나19 증상이 개선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러스 측정 방법이 표준화돼 있지 않고 시험결과간 편차가 크다는 한계가 있어 바이러스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뀌는 데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결과가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없으며 이 약을 투여 받은 환자나 그렇지 않은 환자 모두 사망한 경우는 없어 사망률에 대한 효과도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일각에서 얘기하는 '게임 체인저'란 표현은 과도하다"며 "치료제라면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면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나 관련된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지만 유의미한 수치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GC녹십자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이들의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갖춘 항체를 분획하는 혈장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2상 환자 모집과 투약을 완료했다. 오는 3월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고 4월에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GC녹십자가 당초 밝힌 일정보다 3~4개월 늦춰졌다. 


이외에도 종근당과 대웅제약, 신풍제약, JW중외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크리스탈지노믹스 등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기존에 다른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였던 치료제를 코로나19에도 적용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을 택했다. 치료제 사용에 대한 안전성이 이미 확인됐지만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효능 검증이 더디다. 셀트리온의 항체체료제 승인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치료제로 인정받은 물질은 없다. 김우주 교수는 "(약물재창출 연구와 관련해)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약물 재창출 연구가 그렇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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