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폐질환 인과관계 입증 어렵다”

2021.01.13 06:47
‘가습기 살균제 참사’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 관계자들 1심 무죄 선고 홍지호·안용찬 대표 등 13명 무죄 재판부 “CMIT 등 위험성 증명 부족” 피해자 측, 수긍할 수 없다며 울분
시중에서 판매된 가습기살균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공
시중에서 판매된 가습기살균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공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의 전직 임직원 등 관계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12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의 선고 공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가 2002∼2011년 제조·판매한 ‘가습기메이트’는 옥시의 ‘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제품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앞서 유죄 확정을 받은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및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 이 사건에서 사용된 클로로메틸아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아소티아졸리논(MIT)의 구조와 성분이 분명히 다르다고 판단했다.

CMIT 및 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동물 실험과 역학 조사 등을 진행했으나 폐질환과 천식에 영향을 줬다고 결론을 내린 보고서가 없었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였고 이를 바라보는 심정은 안타깝고 착잡하기 그지없다”며 “추가 연구결과가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사법의 근본적 원칙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선고 뒤 피해자 측은 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측은 “사망에 이르거나 지금까지 치료를 받으면서 투병 중인 피해자들은 무슨 제품을 어떻게 썼다는 말이냐”며 “이 제품을 써서 죽어간 사람들이 어마어마함에도 어떻게 무죄라고 할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정정욱 동아일보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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