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3상 끝나기도 전인데…인도, 자국 코로나 백신 ‘코박신’ 승인

2021.01.04 17:10
러시아 ‘스푸트니크 V’, 중 시노팜 백신도 ‘선(先) 승인, 후(後) 3상’
바라트 바이오테크 트위터 캡처
인도가 3일(현지 시간) 자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코박신(Covaxin)’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바라트 바이오테크 트위터 캡처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자국에서 개발한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허가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인도 정부는 3일(현지 시간) 자국 제약사인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코박신(Covaxin)’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앞서 중국은 중국 제약사인 시노팜의 백신을 지난해 마지막 날인 31일 승인했다. 


●‘자립 인도’ 사례로 꼽힌 코로나19 백신 


더힌두,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코박신은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인도의학연구위원회(ICMR), 국립바이러스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인도의 첫 자국 백신이다. 


인도의약품관리국(DCGI)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바라트 바이오테크 백신은 안전하고 강력한 면역 반응을 제공한다”며 “긴급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DCGI는 코박신과 함께 인도 현지 백신 회사인 인도 세룸 인트티튜트(SII)가 생산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코비실드(Covishield)’도 함께 승인했다. 

 

코박신은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시켜 만든 불활성 백신이다. 바라트 바이오테크는 그간 A형 간염, 인플루엔자, 소아마비 등 기존의 많은 백신이 불활성 백신이며, 면역 반응 생성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붉은털원숭이 20마리를 이용해 진행한 전임상시험(동물실험)에서 4개 그룹으로 나눠 실험한 결과 강력한 면역 반응을 형성했고, 임상 1상과 2상에서는 이중맹검법으로 어린이가 포함된 800명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해 항체 형성 효과를 확인했다. 2만2500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은 현재 진행 중으로 최종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긴급사용승인이 떨어졌다. 

 

DCGI 산하 기관으로 백신 허가심사를 진행한 인도 중앙의약표준위원회(CDSCO)는 “코박신은 110% 안전하며, 부작용이 발생하면 즉각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긴급사용이 승인된 두 백신이 모두 인도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모든 인도인을 자랑스럽게 할 것”이라며 “‘자립 인도(Aatmanirbhar Bharat)’의 꿈을 실현하려는 우리 과학계의 열망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자립 인도는 인도 정부가 글로벌 제조 허브로 발돋움하겠다는 정책으로 제약 산업에 있어서는 이미 ‘세계의 약국’ 제약 허브‘로 불릴 만큼 세계 최대 복제약 수출국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초기 효과가 있다고 잘못 알려진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로클로로퀸의 경우 인도가 전 세계 공급량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 중국, 2020년 마지막 날 시노팜 승인

 

중국은 지난달 31일 자국 제약사인 시노팜(중국의약집단)의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중국에서는 시노팜 외에 시노백, 중국과학원 등 자국에서 개발 중인 백신 5종이 3상 임상시험 중이며, 이 가운데 시노팜이 가장 먼저 긴급사용승인을 얻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시노팜 백신의 안전성이 양호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술 표준 조건을 만족한다”며 승인 사유를 밝혔다. 대신 임상 3상을 통해 면역 지속성과 예방 효과를 계속 관찰해 보고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시노팜 백신은 인도의 코박신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만든 불활성 백신이다. 시노팜은 승인 하루 전날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79.34%이며, 3상 임상 참가자의 0.1%에서 미열 등 가벼운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시노팜 백신 승인 하루 뒤인 이달 1일부터 수도 베이징과 산둥성 등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한편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은 중국 정부보다 먼저 지난달 9일과 13일 각각 시노팜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자국 백신인 ‘스푸트니크 V’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허가했다. 하지만 러시아 보건당국은 스푸트니크 V 백신이 1, 2상 임상시험을 합쳐 28명에게만 시험이 이뤄진 상태에서 승인해 전 세계의 비판을 받았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백신 개발사인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는 지난달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2만2714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백신 1회 접종 21일 뒤 효능이 91.4%로 나타났다며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스푸트니크 V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은 올해 5월까지 총 4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3상 임상 중 승인, 안전성 논란

 

지금까지 3상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긴급사용승인을 얻은 백신은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 3종이 전부다. 그 중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은 아직 얻지 못했으며,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승인만 떨어졌다. 


인도의 코박신을 포함해 자국에서 개발해 승인된 백신은 3상 임상시험이 완료되기 전에 긴급사용 형태로 승인을 얻으면서 안전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박신이 승인되자 인도 업계 전문가들과 야당은 코박신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신뢰할 수 없다고 공세를 펼쳤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코박신의 예방 효과가 2회 접종을 완료하면 60%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는 90%가 넘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효능에는 다소 떨어지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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