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변이 바이러스 어떻게 찾아냈나…유전체 염기 3만 개 해독

2020.12.28 16:05
방역 당국, N501Y 등 주요 변이 확인…“GR그룹 속해”
NHGRI 제공
NHGRI 제공

영국에서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영국에서 입국한 코로나19 확진자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영국의 변이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영국발 항공편의 운항 중단 기간을 내년 1월 7일까지로 일주일 더 연장하고, 영국 등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국가에서 출발하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서는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3명에서 변이 확인…GR그룹 속해


이번에 변이 바이러스는 총 3명에게서 확인됐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브리핑에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에서 입국한 4명이 모두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됐고, 이 가운데 3명이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국 당일 공항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지난 13일 영국에서 입국해 사망 이후 코로나19로 확진된 사망자와 일가족 4명은 이번에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와는 별개로, 이들에 대해서는 방역 당국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 


김은진 검사분석1팀장은 브리핑에서 “이번에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의 변이 바이러스와 일치한다”며 “501번째 아미노산 변이와 69-70번째 아미노산 결실, 145번째 아미노산 결실 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501번째 아미노산 변이는 N501Y로 표기한다.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인간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위를 수용체 결합 부위(RBD)라고 부르는데, N501Y는 RBD의 501번째 아미노산인 아스파라긴(N)이 티로신(Y)으로 바뀌는 변이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방대본은 이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그룹 중 GR그룹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로 인한 아미노산의 변화를 기준으로 S, V, L, G, GR, GH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L형은 중국 우한에서 처음 등장한 원형이고, S와 V는 여기서 약간의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 형으로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견됐다. G계열에 해당하는 G, GR, GH형은 중국에서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으로 전파된 뒤 변이가 일어난 그룹이다. 


김 팀장은 “변이 바이러스는 D614G 변이가 일어난 GR 그룹에 속한다”며 “국내에도 그간 GR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D614G는 RBD의 614번째 아미노산인 아스파르트산(D)이 글라이신(G)으로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D614 바이러스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D614G가 전파를 주도하고 있다.  


●NGS 이용해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 해독

 

방역 당국은 바이러스 변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장 유전체 검사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진단 시 사용하는 유전자증폭(PCR) 기법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징에 해당하는 유전자 조각 일부를 증폭해 확인하는 방식이라면, 전장 유전체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모두 해독하는 검사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염기가 약 3만 개로, 이 염기가 어떤 순서로 배열돼 있는지 일일이 확인해 아미노산의 변이 여부를 찾아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김 팀장은 “차세대 염기서열 해독 기술인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를 사용해 유전체 전장을 분석하고 있다”며 “짧은 길이를 읽는 것보다 더 촘촘하게 읽어야 하고 정확도가 높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NGS는 유전체를 무작위로 잘라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만든 뒤 각 조각의 염기서열을 동시에 해독한다. 대개 한 조각에는 염기가 150여 개 포함된다. NGS는 한꺼번에 염기서열을 읽어 들이는 만큼 해독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하나씩 읽어내는 방식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이론적으로 100만 개 염기를 한 번에 읽어낼 수 있는 나노포어 시퀀싱 기술처럼 NGS를 보완하는 유전체 해독 기술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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