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무슨 죄'...인간 탐욕의 희생양 박쥐와 밍크, 뉴욕타임즈 선정 '올해의 동물'

2020.12.25 08:41
중국관박쥐의 모습이다. 브리스톨대 제공
중국관박쥐는 동남아시아 일대와 중국에서 발견된다. 브리스톨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시작했던 2020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를 휩쓸고 간 감염병 사태와 인간만이 싸워야 했던 것은 아니었다. 뉴욕타임즈가 올 한해 화제였던 동물 소식들을 선정해 이달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선정된 동물 중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숙주로 의심받는 박쥐와 인간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아 살처분된 밍크도 포함됐다.

 

○ 코로나19의 감염원일까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그 기원이 어딘지 의견이 갈린다. 천산갑에게서 인간으로 옮겨왔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올해 바이러스의 유래로 가장 의심을 받아온 동물은 박쥐였다.

 

이달 초 피터 벤 엠바레크 세계보건기구(WHO) 식품안전·인수공통전염병 전문가는 2013년 중국 윈난성의 바이러스와의 유사성을 토대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것이 현재로선 합리적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4월 2013년 중국 윈난성 동굴의 중간관박쥐에서 채취한 바이러스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바이러스가 약 96.2%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관박쥐는 이미 2003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유행을 일으켰던 사스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로 밝혀진 바 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의 책임이 아직 100% 중간관박쥐에게 있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2013년 중국 윈난성의 박쥐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같은 조상에서 나왔지만 서로에게서 진화한 형태는 아니었다. 실제 숙주는 따로 있을 가능성이 남은 것이다.

 

WHO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최초 발원지를 찾기 위해 2021년 1월부터 초기 코로나19 확진 사례 조사단을 중국 우한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제공
세계 최대 모피 생산국인 덴마크에는 약 1100여개의 밍크 농장이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인간의 욕심이 앗아간 목숨

모피를 위해 사육되던 밍크들도 올해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없었다.

 

올해 4월 네덜란드 밍크 농장 두 곳의 밍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게 확인됐다. 이후 다른 농장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하며 네덜란드 내 수십만 마리의 밍크가 살처분됐다. 7월에는 스페인, 10월에는 미국과 덴마크의 밍크들도 발병이 확인돼 이어 총합 10만 마리가 넘게 폐사됐다.

 

네덜란드 과학자들은 올해 7월에 자국 내의 밍크들은 사람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4일 덴마크의 밍크에게서 발견된 변이체 코로나 바이러스가 실제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사람을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밍크가 다시 종을 건너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전파하는 ‘스필오버’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덴마크의 최대 1700만 마리에 이르는 자국내 밍크 살처분 계획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동시에 이번 감염이 모피 농장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네덜란드 정부는 원래 2024년으로 예정했던 자국 내 모든 밍크 농장의 폐쇄 명령을 2021년 3월로 3년이나 앞당겼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IS)은 이에 대해 “세계 거대 모피 생산국 중 하나가 밍크 농장을 전면 폐쇄하는 것은 상당한 발전”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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