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독감 백신 임상 시험 첫 문턱 넘었다

2020.12.08 19:00
독감의 주범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모습을 나타낸 그림. 공처럼 둥근 모양으로 지름은 약 80~120nm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표면에 나 있는 헤마글루티닌(HA 단백질)과 뉴라미니데이스(NA 단백질) 수용체의 종류를 보고 바이러스 균주의 이름을 정한다. 매년 흔히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대부분 H1N1이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독감의 주범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모습을 나타낸 그림. 공처럼 둥근 모양으로 지름은 약 80~120nm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표면에 나 있는 헤마글루티닌(HA 단백질)과 뉴라미니데이스(NA 단백질) 수용체의 종류를 보고 바이러스 균주의 이름을 정한다. 매년 흔히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대부분 H1N1이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독감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자주 일어나 매번 그에 맞는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 과학자들이 모든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범용 백신을 개발해 처음으로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서 효능을 입증했다. 상용화되면 한 번 독감 백신을 맞으면 면역력이 몇 년씩 지속돼 백신 접종 횟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플로리언 크레이머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교수 연구팀은 모든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범용 백신을 개발해 임상 1상 시험을 통과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메디신’ 온라인판 7일자에 공개했다.

 

백신은 독성을 없앤 바이러스를 주입해 몸이 바이러스에 대해 특이 면역 반응을 유도해 나중에 비슷한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즉각 면역을 일으키게 한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헤마글루티닌(HA)을 방해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HA는 바이러스가 정상 세포를 감염시킬 때 세포막을 파괴해 문을 여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으면 HA에 결합하는 항체가 만들어지고,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이 항체가 빠르게 HA에 결합해 세포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는 브로콜리처럼 생긴 HA의 머리 부분에 주로 생긴다. 항체는 이 머리 부분에 결합하기 때문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종이 생길 때마다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HA를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HA로 바꾼 ‘키메라 백신’을 만들어 돌연변이가 덜 생기는 기둥 부분에 결합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도록 했다. 키메라 백신은 줄기 부분은 그대로 두고 머리 부분을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HA로 바꾼 백신이다. 

 

사람의 면역 체계는 처음 침입한 바이러스보다 과거에 침입했던 바이러스에 대해 더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그래서 키메라 백신을 투여하면 사람 몸에 생소한 조류 바이러스의 머리는 지나치고 줄기 부분에 대한 면역 반응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임상 1상에서 51명의 참가자에게 키메라 백신을 주사하고 가짜 백신을 맞은 15명과 항체 생성량을 비교한 결과 키메라 백신을 맞은 참가자에게서 훨씬 많은 항체가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부작용은 51명 중 1명에게서만 나타났다. 임상 1상 시험은 안전성만 시험하므로 만능 백신이 상용화되려면 임상 2상과 3상을 거쳐야 한다.

 

제임스 크로 미국 밴더빌트대 백신센터 소장은 “HA의 줄기를 공격하는 항체로 모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는 가설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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