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공감·AI] 점점 불확실해지는 날씨 'AI 데이터 보정'으로 정확히 예측한다

2020.12.01 06:35
기상 및 기후 예측 분야에서도 점차 인공지능(AI) 활용이 늘고 있다. 데이터 사전 학습을 통해 복잡한 데이터를 빠르게 해석해 향후 영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는 구글의 나우캐스트부터, 저해상도 데이터를 고해상도로 개선하는 데이터 가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용된다. 사진은 기상 데이터 개선 AI를 연구 중인 윤진호 GIST 교수팀 연구실의 모습이다. 동아사이언스
기상 및 기후 예측 분야에서도 점차 인공지능(AI) 활용이 늘고 있다. 데이터 사전 학습을 통해 복잡한 데이터를 빠르게 해석해 향후 영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는 구글의 나우캐스트부터, 저해상도 데이터를 고해상도로 개선하는 데이터 가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용된다. 사진은 기상 데이터 개선 AI를 연구 중인 윤진호 GIST 교수팀 연구실의 모습이다. 동아사이언스

날씨와 기후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지만, 현재도 좀처럼 이루지 못하는 난제이기도 하다. 지형과 대기 상태, 심지어 장기적인 해양의 변화나 매우 긴 지구의 자전 등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다 보니 기후는 물론 기상도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 이런 기상 예측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점점 늘고 있다. 구글은 동보다 작은 가로세로 1km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국지적인 기상 현상을 3시간 전에 정확히 예측히는 AI 예보기술인 ‘나우캐스트’를 올해 2월 개발했다. 위성에서 촬영한 기상 관측 영상과 지상의 관측소에서 수집한 레이더 데이터를 이용해 최대 3시간 뒤의 레이더 영상을 예측하는 AI로, 기존에 몇 시간 걸리던 계산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해 실용적인 예보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구글 만이 아니다. IBM은 AI ‘왓슨’을 이용해 단기와 중기 일기예보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기상청이 AI 기반 실시간 예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역시 기상 분야 AI에서 주목 받는 대표적인 학자 중 한 명이다. 특히 보통의 범위를 넘어서는 극단적인 기상을 의미하는 극한기상과 기상 예측,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관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를 개선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관측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좋은 관측 시스템을 갖추고 대단히 많은 자료를 측정하더라도 모든 지역을 다 관측할 수는 없다.

 

윤진호 GIST 교수는 AI를 이용해 기상현상을 예측하는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윤 교수는 극한기상 현상 연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윤진호 GIST 교수는 AI를 이용해 기상현상을 예측하는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윤 교수는 극한기상 현상 연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윤 교수는 “엑스선은 필요하다면 몇 번이라도 찍어서 자세히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지만 지구는 다르다”라며 “인공위성의 경우 아무리 수십 기가 지구를 돌며 관측하더라도 지구의 모든 지역에 대해 정확히 상태를 촬영할 수 없다. 바닷속은 100 지점만 들어가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지역이 대부분이고, 땅 속 역시 온도나 습도 같은 기본 데이터를 얻을 수 없는 부분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데이터의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이 측정 단계에서는 작을지 몰라도 기상 예측에는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작은 초기조건이 증폭을 거듭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윤 교수팀은 AI를 이용해 부족한 관측 데이터를 보강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저해상도 위성 영상 데이터를 AI를 이용해 보다 고해상도 영상으로 처리하는 식이다. 가로세로 100km의 격자형 지점의 영상일 경우 해상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AI를 이용하면 고해상도 영상으로 바꿀 수 있고, 기상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윤 교수는 “예를 들어 산불 위험을 측정하는 경우 같은 자료를 이용하더라도 보다 좁은 영역을 예보할 수 있다”라며 “적용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윤진호 GIST 교수 연구실의 연구원들이 기상 관측 데이터 분석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윤 교수팀은 전세계 다양한 극한기상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윤진호 GIST 교수 연구실의 연구원들이 기상 관측 데이터 분석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윤 교수팀은 전세계 다양한 극한기상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폭염-가뭄-폭우 증가 밝힌 극한기상 연구

 

윤 교수는 최근 극한기상 분야에서 최근 여러 편의 주목 받는 연구 결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지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기상청-전남대 가뭄특이기상연구센터장)팀 및 미국, 중국, 일본 연구팀과 공동으로 동아시아 내륙지역의 나무 나이테와 토양 습도 데이터를 분석해 폭염과 가뭄이 최근 20년 사이에 점점 잦아지고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7일자에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기상측정소와 인공위성을 이용해 몽골 및 주변지역의 7~8월 기온과 토양 습도 데이터수십 년치를 확보했다. 여기에 토양 수분에 민감한 나무와 폭염시 유독 잘 자라는 나무의 나이테 간격 데이터를 통해 과거의 토양 습도 및 폭염 데이터를 복원하는 방법으로 1750년 이후 260여 년의 폭염과 토양 습도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약 20년 전부터 폭염의 빈도가 극도로 잦아졌고, 같은 기간 토양의 습도 역시 전례 없이 크게 떨어졌음이 확인됐다. 


윤 교수와 박진아 연구원팀은 1979년 이후 약 30년 동안의 기후 관측 데이터와 최신 기후모델을 이용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장마기간의 강우량 패턴을 분석해 장마기간 중 극히 짧은 일부 기간에 호우가 집중되고 이후 고온건조한 기간이 지속되는 경향이 최근 훨씬 심해졌다는 사실을 밝혀 ‘환경연구회보’ 9월호에 발표했다.

AI와 데이터는 이제 기후 기상 분야 연구에서도 빠질 수 없는 기술이 됐다. 사진은 윤진호 GIST 교수팀 연구실에서 연구원이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이다. 동아사이언스
AI와 데이터는 이제 기후 기상 분야 연구에서도 빠질 수 없는 기술이 됐다. 사진은 윤진호 GIST 교수팀 연구실에서 연구원이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이다. 동아사이언스

윤 교수는 미세먼지 연구도 진행 중이다.  윤 교수는 “기상과 미세먼지는 별개의 문제 같고 보통 따로 연구하지만, 실은 공동 대응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가 많이 만들어지는 공장과 석탄화력발전은 미세먼지도 만들어진다. 또 미세먼지 역시 날씨의 영향을 받거나, 반대로 미세먼지가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많이 있다.


윤 교수와 이다솜 연구원은 미국해양대기청(NOAA)과 공동으로 미세먼지의 원인을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의 정체에서 찾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대기환경’ 이달 1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58년 이후 60년간의 장기간 관측 데이터와 여러 개의 전지구 기후모델을 사용해 과거보다 최근 대기안정도가 강해졌으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임을 확인했다.

 

윤 교수는 “지상과 지상 1km 지점을 비교하면 기후변하로 지구가 더워지면서 땅 위보다 1km 상공이 더 빨리 더워져서 사이 공간이 더 안정화되는 패턴이 확인됐다”라며 “대기안정도 증가에 의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특히 한반도는 정부의 지속적인 대기오염 저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가 여전히 보고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대기가 점차 정체한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윤진호 GIST 교수팀 연구실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협업하는 분위기가 장점이다. 다양한 전공을 지닌 연구원들이 기후와 기상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모였다. 동아사이언스
윤진호 GIST 교수팀 연구실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협업하는 분위기가 장점이다.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지닌 연구원들이 기후와 기상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모였다. 동아사이언스

AI는 기상 외에 장기간의 기후를 예측하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다. 함유근 전남대 교수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0.5~1도 높아지는 현상인 ‘엘니뇨’를 AI를 이용해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네이처’에 발표했다. 엘니뇨는 2~3년에 걸쳐 천천히 발전하는 현상으로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 교수는 약 1년 반 전에 엘니뇨를 70%까지 예측할 수 있는 AI 기후 모형을 개발했다. 옥수수 등 작물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엘니뇨를 예측함으로써 수확량 등을 미리 조절하는 선제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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