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로 정수기 필터 만들었다

2014.04.06 18:00

  정수기의 핵심은 필터, 즉 분리막이다. 분리막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대장균, 방사성 물질 등 각종 불순물을 걸러주는지가 정수기의 성능을 결정한다.

 

  유필진 성균관대 교수팀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등 공동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이용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능력이 탁월한 분리막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3월 2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분리막 재료로 사용한 M13 바이러스. 인체에 무해하고 실처럼 한 가닥으로 생긴 게 특징이다. - 유필진 성균관대 교수 제공
분리막 재료로 사용한 M13 바이러스. 인체에 무해하고 실처럼 한 가닥으로 생긴 게 특징이다. - 유필진 성균관대 교수 제공

  연구진이 선택한 바이러스는 ‘M13’이다. M13은 인체 감염이나 독성이 없고 실처럼 한 가닥으로 생긴데다 바이러스들이 스스로 조립해 특정 모양을 만드는 ‘자기조립(self-assembly)’이 가능해 다양한 연구에 많이 활용돼 왔다.

 

  연구진은 M13 바이러스의 꼬리를 산화 그래핀(탄소 원자가 평평한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나노 물질)의 기판에 붙인 뒤 물이나 공기를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마치 빗으로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듯 바이러스들을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늘어서게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렇게 정렬한 바이러스들을 한 층은 가로로, 그 위층은 세로로 번갈아 쌓는 작업을 반복했고, 그 결과 두께가 10~30nm(나노미터, 1nm는 10억 분의 1m)그물망 구조의 분리막을 얻었다.

 

M13 바이러스로 만든 분리막(초록색)을 수면 위에 띄워 놓은 모습. - 유필진 성균관대 교수 제공
M13 바이러스로 만든 분리막(초록색)을 수면 위에 띄워 놓은 모습. - 유필진 성균관대 교수 제공

  연구진이 이 분리막을 시험한 결과 단위 시간 동안 1m2당 1000리터 이상의 물을 걸러내며 기존 분리막보다 투과 능력이 2~4배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10nm 크기의 초미세입자를 걸러내는 정확도도 95% 이상이었다.


  유 교수는 “바이러스를 분리막 소재로 이용해 친환경적이면서 대면적으로 제작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기존 분리막보다 정수 처리 능력과 불순물 제거 능력이 뛰어난 만큼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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