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AI·환경기술 더해 새로운 미래 열 것"

2020.11.23 10:22
이용훈 UNIST 총장 "강점 살리고 약점 보완해 IT, 반도체 소부장 연구 추진"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AI와 반도체 소부장 등 IT와 정밀화학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수소생산 및 이산화탄소 자원 활용 기술을 적극 개발해 울산 지역의 산업과 연계되면서 한 단계 발전이 가능한 분야 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UNIST 제공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AI와 반도체 소부장 등 IT와 정밀화학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수소생산 및 이산화탄소 자원 활용 기술을 적극 개발해 울산 지역의 산업과 연계되면서 한 단계 발전이 가능한 분야 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울산 지역의 산업과 연관이 깊은 기계공학과 에너지·화학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을 중심으로 뛰어난 논문과 창업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정보기술(IT) 분야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인공지능(AI)대학원을 통해 울산의 4차산업혁명을 대비하고,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의 정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기업이 이용 가능한 분석센터를 지어 지역의 화학산업을 정밀화학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20일 낮 서울 종로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그 동안 해왔던 시도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총장은 이동통신과 AI 분야 전문가로 서울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1989년부터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다. KAIST 공대 학장과 교학부총장을 거쳐 지난해 11월 UNIST의 4대 총장으로 취임해 4년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 중 4분의 1을 지나보낸 소회에 대해 이 총장은 “생각보다 UNIST가 장점이 많은 학교라 놀랐다”라며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좋은 논문을 잘 쓰고 창업을 잘 하는 게 중요한데, 둘 다 강점이 크다”라고 말했다. 논문의 경우 피인용 상위 1% 논문을 많이 쓴 우수 연구자 수가 많고 최고 수준의 학술지로 꼽히는 ‘네이처’와 ‘사이언스’ ‘셀’에 주요 저자로 논문을 발표한 수(9명)도 서울대에 이어 국내 2번째로 많은 점을 꼽았다.


창업 역시 활발했다. 그는 “교원이 약 320명인데 창업을 한 교수가 51명으로 17%에 이른다”라며 “다음달 초에는 게놈분석을 통한 정밀의학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클리노믹스’가 UNIST 교수창업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상장도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직 상장은 하지 못했지만, 조재필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의 경우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에스엠랩’을 창업해 지금까지 650억 원을 투자 받고 기업가치는 1000억 원대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같이 창업이 활발한 이유로 강력한 지원 제도를 들었다. 이 총장은 “다른 대학이 많아야 2년 정도 겸직을 허용하는 데 반해 우리는 과감하게 5년간 겸직 기간을 보장한다”라며 “이 기간 동안 연구와 실험실 창업을 병행할 수 있어 많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의 학교가 재직 시간의 20%만을 창업기업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겸직 기간 중에도 제약이 있는 반면, UNIST는 제약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교육과 연구 등) 할 일만 하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창업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IT 쪽은 상대적으로 약점이 있었다고 했다. 이 총장은 이를 극복하고자 취임과 동시에 원내의 AI 전문가를 모아 AI대학원 설립을 주도했다. 이 총장은 “10명 정도 전문가가 각 분야에서 따로 활동하고 있었다”라며 “논문 성과를 모아보니 국내 4위권이라 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AI대학원 설립에 도전했고, 결국 올해 설립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시대인데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기계산업과 석유화학산업이 주도하고 있어 거리가 멀었다”라며 “AI대학원을 중심으로 이들 기업의 변화에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지만 ‘AI혁신파크’를 설치해 기업을 대상으로 AI 교육도 하고 협력연구도 하는 계획도 추진했다. 아직은 예산이 확보돼야 하지만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를 설립해 울산에 2024년 설립될 산재 전문 병원을 비롯해 근로복지공단 산하 산재 병원 10곳과 협업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창업의 자유로움과 우수한 논문 실적이 UNIST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UNIST 제공
이용훈 UNIST 총장은 창업의 자유로움과 우수한 논문 실적이 UNIST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UNIST 제공

또, 이미 이 지역에 활발한 석유화학산업을 정밀화학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UNIST가 지닌 강력한 측정 및 분석 장비를 기업이 활용하게 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반도체 소재 등 소부장을 위해 필요한 새로운 정밀 화학약품을 생산하려면 기존보다 정밀도가 10만 배 이상 정밀한 화합물 분석장비가 필요한데, 아직 기업에 없는 경우가 많다. 이 총장은 “정밀화학을 지향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UNIST가 지닌 700억 원 대의 정밀 분석장비를 이용해 분석을 해주면 정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년 반도체 소재부품융합추진단 설립을 통해 이를 현실화하고 대학원 과정도 신설해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정부가 추진 중인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수소는 석유화학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를 많이 이용하고 이들 가운데 70%가 울산 지역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이들은 궁극적인 의미에서 친환경적인 수소가 아니다. 때문에 태양광에서 물을 분해해 만드는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이나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 등을 연구하고 이와 관련한 그린수소실증화센터, 이산화탄소자원화센터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산업도시의 미래를 위해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연구도 활발히 할 계획이다. 이명인 UNIST 환경과학공학 교수(폭염연구센터장 겸 대외협력처장)는 “산업폐기물과 용수는 생활폐기물이나 용수와는 규모가 달라 국가산단의 골칫덩이”라며 “쓰레기와 이산화탄소 걱정이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통해 울산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어려움도 있다. 좋은 연구 성과를 내는 우수한 교원이 많다 보니 수도권 대학과 다른 과학기술원에서 교수 스카우트 경쟁이 심하다. 이 총장은 “올해에만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으로 이직을 했다”라며 “그나마 KAIST는 신성철 총장의 결심으로 과기원 교수를 데려가는 일이 올해 없어졌지만 수도권 행은 여전히 심해 고민이 많다”라고 밝혔다. 


재정적인 압박도 있다. 규모는 교수 숫자 기준으로 과기원 ‘맏형’ KAIST의 절반 정도지만 출연금은 절반보다 한참 못 미친다. 울산시와 울주군의 투자를 통해 보전하는 상황이다. 이 총장은 “다양한 새 사업을 만들어 출연금을 늘리는 작업을 10년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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